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구조적 문제 놔둔 조선업 구조조정, 폭탄돌리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0-31 16:30  | 조회 : 3054 
[생생인터뷰] 구조적 문제 놔둔 조선업 구조조정, 폭탄돌리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여러 가지 뉴스를 보며 속병을 앓고 계신 국민들도 많은데요. 지난 구조조정 관련 조선해운 문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요. 과연 합당한 책임이 있는가, 이런 문제로 많은 여론이 있었습니다. 경제 부총리가 그 해법을 내놓았는데 반응은 제각각입니다. 맥킨지는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보고서를 내놓았고요. 전문가들도 빅2로 개편해서 확실하게 책임지고 살을 빼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공공부문 발주를 통해 살려두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의미가 무엇일까요, 조선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안과 분석에 대해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이하 김보원)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빅2와 여러 가지 굉장히 가시적인 결과를 생각했는데 결국은 빅3 체제 유지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하겠다는 방안이 나왔거든요. 어떻게 총평하시겠습니까?

◆ 김보원> 일부 긍정적인 제안들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실망이 크고요. 잘못된 방향으로 제안을 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이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우리나라 빅3 체제 하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과당경쟁, 출혈경쟁, 불필요한 저가 수주 경쟁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거든요. 그런데 지금과 같이 빅3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는 건 당분간 각자 잘 하는 부분에 집중을 하겠다고 하겠지만, 시장 상황이 조금만 바뀌면 또 과당 경쟁이 되살아날 것이 자명하기에 지금 내놓은 해법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시장에 굉장히 잘못된 시그널을 줬어요. 너무 큰 잘못된 시그널을 줬어요. 지금 자본잠식이 완전히 이뤄진 기업, 부채 비율이 7,000%나 되는 기업이 근본적인 구조조정 없이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더 많은 혈세를 집어넣겠다는 것이 아닙니까, 사실 경제논리로도 설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반 상식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지금 이번에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 방안이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교수님께서도 저희와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 가지 빅2나 근본적인 변화를 말씀하셨지만 결국 정부가 폭탄 돌리기를 한 것 아니냐, 결과적으로 아무런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대량 해고 문제부터 시작해서 엄청난 공적 자금 문제가 들어가 있어서, 결국 현 정부 임기까지 그냥 끌고 가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보원> 저도 대체로 그러한 비판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고요. 이번에 내놓은 이 정도의 안이라면 왜 그동안 1년을, 시간을 끌면서 낭비를 했었는지, 그 다음에 맥킨지 보고서는 왜 작성을 했는지, 결국 여러 가지 조언이나 합리적인 판단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그냥 지금 현재 구도로 그대로 유지하겠다, 심하게 말하면 폭탄 돌리기라는 표현까지 하셨는데요. 그런 식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어요. 지금 상황에서는.

◇ 김우성> 정치적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부분들까지 의심받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일단 대우조선을 살리겠다고 결정했기에 지금 투하된 자금 외에도 더 많은 자금을 집어넣어서 회생시키겠다고 나오거든요. 지금 이 정도의 손실을 감수해서 대우조선을 살릴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보원> 저도 지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계속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회사가 회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가, 저는 사실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봐요. 왜냐면 조선 산업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산업이기에 국내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자들과 경쟁하고 이겨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어떻게 보면 기업으로서 기업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 회의가 들 정도로 이러한 상황에 처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다시 되살아난다고 할지라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인데 거기다가 아무 기약 없이 혈세를 더 투여한다는 건, 저는 솔직히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 김우성> 결국 국민 한 분 한 분이 낸 세금에 대한 부분이 연계되어 있어서 귀 기울여 들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지금 진통제 먹인 꼴이 되었는데요. 문제는 정부는 11조 원 규모의 공공 수주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자국 수주를 통해 다시 한 번 숨통을 트이고 전환의 모멘텀을 찾아보겠다는 얘기거든요. 다른 나라를 비교하며 이렇게 설명을 했는데요. 이런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김보원> 글쎄요. 저는 우리나라 정책을 입안하신 분들도 경제학, 경영학도 공부하셨을 텐데요. 기업이 수요가 없다고 해서 정부에서 없는 수요를 만들어줘서 수요를 창출해 그 기업이 살아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어떤 논리, 어떤 이론에서 시작된 것인지, 저는 정말 굉장히 좀 의아한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정부에서는 일본이나 중국을 비교하는데요. 일본이나 중국은 우리와 상황이 다르고요. 예를 들어 자연적으로 그런 수요가 시장에서 생겼기에 국내에 있는 조선소에게 그런 주문이 간다고 한다면 그건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주문할 수 있는 수요가 없잖아요. 자연적으로 수요가 생겨나지도 않는데 정부가 수요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는 건 결국 불필요한 것을 만들겠다는 거나 미래에 만들어져서 미래에 필요한 것을 지금 앞당겨서 만들겠다는 건데요. 두 가지 경우 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엄청난 낭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큽니다. 예를 들어 지금 11조를 들여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건데 그게 4~5년 뒤에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배, 그렇게 전락해버리면 그 돈을 누가 책임질 것이며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저는 정말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 김우성> 지금 대우조선해양 중에서 방산 관련된 부분은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있었고, 그와 관련해서 지금 얘기가 되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분할 매각 될 것이라는 계획, 전망은 지금 없어져 버렸습니다. 또 하나 문제가 민영화라는 중장기 계획, 그림을 그리고 있거든요. 문제는 산은, 수은과 같은 국책 은행이 대부분 실질적인 주주 역할을 하고 있었고 그로 인한 부정, 부패, 비리도 지적되었습니다. 민영화가 되면 이런 부분들이 해소될 수 있을까요? 또 민영화가 가능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보원> 저는 민영화가 굉장히 좋은 방향은 좋은 방향이지만, 지금 현재 산업은행이나 국책 은행들의 여러 가지 거버넌스나 거기 계신 분들이 사실 이러한 문제가 불거진 데 책임 있는 분들이 계속 거기에 계시잖아요. 그다음에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을 오늘날 이 경우로 오게 했던 분들이 사실 그 자리에 계속 있으면서 그 분들이 계속 해법을 만들어 내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문제를 일으켰던 분들이 자기들의 입장에서 해법을 내놓기에 그 해법 자체가 시장에게 설득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객관성도 많이 떨어지거든요. 그렇기에 지금 이 상황에서 임시방편으로 이것을 모면하고 장기적으로 민영화하겠다, 이런 얘기 자체가 굉장히 가능성이 결여된 그러한 청사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우려가 큽니다.

◇ 김우성> 교수님께서 앞서 지적해주셨지만 시장에서 받아들이기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을 지금 민영화하겠다는 계획도 수긍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지금 국민적 감정은 여러 가지 혈세가 들어가는 구조조정, 산업 재편에 있어서 못마땅한 부분이 있지만,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나름 또 들을만한 이야기, 친환경 스마트 선박이라든가 산업을 아예 선박 산업으로 재편하겠다는 것 등 새로운 개척 방안에 대해 나온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떻습니까?

◆ 김보원> 정부에서 친환경 스마트 선박, 고부가가치 등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저는 이런 개념들이 굉장히 중요하고 우리에게 경쟁 우위를 줄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단어들, 이러한 용어들이 10년 전부터 계속 나왔던 용어들입니다. 우리나라 조선 산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이런 것을 내걸면서 지원을 요청하고, 효자 산업이다, 이런 얘기 할 때마다 계속 있었거든요. 그런데 10년 동안 이와 관련해서 바뀐 것이 없어요. 발전하거나 향상된 부분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어떻게 보면 번지르르한 용어나 말잔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근본적인 구조조정과 근본적인 역량을 기르는데 집중을 해야지 이러한, 어떻게 보면 유행어와 같은 것, 여기에 너무 연연해 한다는 점은 문제의 본질을 좀 가리는, 그러한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이런 부분들, 들을 때마다 많은 얘기들, 시그널들이 있어왔는데 왜 그간 귀를 닫고 있었는지, 닫은 이유가 뭔지도 궁금합니다. 일단 또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1Q사원들 전원 퇴직 이야기도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지금 인력들 많이 감축하겠다고 나옵니다. 기업 회생에 대한 방안은 나왔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방안이 안 나오고 있는데요. 전체적인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도 중요한 건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 부산, 거제뿐만 아니라 조선업 종사자들에 대한 대량 실직 문제도 큰 데요.

◆ 김보원>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이죠. 어떻게 보면 조선 산업의 노동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데 고통은 가장 크게 당하는 상황 아닙니까? 저도 이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씀을 드리는데요. 사실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통해 기업을 곤란에 빠뜨린 최고경영층이나 정책을 입안한 사람들은 책임을 회피하는데, 정작 아무런 실질적인 잘못을 하지 않은 분들이 고통을 당한다는 건 아이러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에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미지근하게 하더라도 실제로 노동 현장에서 고통받는 분들에 대한 지원과 같은 것은 적극적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얼마 전에도 이런 것에 대한 정부 정책 발표했지만,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너무 관료주의적으로 하다 보니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이 안 가는, 그러한 부작용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현장에 내려가서 정말 필요로 하는 분들의 필요를 좀 청취하고 거기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고, 그것을 통해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우성> 구조조정을 앞두고 당시 골든타임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귀를 열고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보원>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