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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YTN]"갤노트7 사태를 다루는 한국과 외국 언론의 시각 차이" (10/16)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0-17 01:27  | 조회 : 2267 
"갤노트7 사태를 다루는 한국과 외국 언론의 시각 차이"

YTN라디오(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6년 10월16일(일요일)
□ 진행 : 장원석 아나운서
□ 출연자 : 백병규 시사평론가

장원석: 오늘은 어떤 미디어 이슈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백병규: 글로벌 기업 삼성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어. 갤럭시노트7 리콜 조치에도 불구하고 새 제품에서도 계속 발화 및 발열 사고가 발생하면서 결국은 생산과 판매, 교환을 모두 중단하고 아예 제품을 단종시키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 삼성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대한 국내 언론과 외국 언론의 시각 어떻게 달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장원석: 삼성 갤럭시노트7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 언론과 외국 언론의 시각에 차이가 많이 있었나요?

백병규: 삼성이 결국 단종 조치라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데 대해서 한국 언론이나 외국언론의 진단과 평가에는 큰 차이가 없어. 국내외 언론을 막론하고 구체적인 대응에서는 삼성의 조급한 대응이 사태를 더 키웠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 발열 및 발화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해서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배터리 문제라고 성급하게 단정 짓는 바람에 결국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말았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된 데에는 상명하달식 조직문화의 탓이 크다는 점 등 등은 국내외 언론 모두 공통적으로 지적. 다만 외국 언론은 이번 사태로 인한 삼성의 위기가 비단 한 기업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재벌 위주의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내주는 것일 수 있다며, 한국경제에서 재벌, 특히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과 재벌의 문제점에 주목하는 태도를 보인 게 두드러져. 특히 일부 외국언론의 경우는 삼성그룹의 영향력 때문에 한국 언론이 이번 사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장원석: 삼성의 영향력 때문에 갤럭시노트7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건가요?

백병규: 미국의 국영방송인 NPR 같은 경우 지난 10월 12일 뉴스분석에서 그런 점을 짚어. ‘삼성의 위기는 곧 한국 전체에 큰 파장을 미친다’는 제하의 뉴스분석에서 한국 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보니까 그 문제점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 삼성에 대해선 일종의 자기검열 기제가 작동한다는 지적이었는데, 이번 갤럭시노트 7 사태 과정에서도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짚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 LA타임스 같은 경우도 한국 언론에서 삼성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역시 같은 맥락의 지적을 해. 중국 관연 신화통신의 뉴스사이트인 신화망도 지난 9월 중순 삼성이 1차 리콜 사태 이후 “삼성이 사상 최악이 신뢰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한국언론에선 그같은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힘들고, 삼성이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

장원석: 이들 외국 언론의 지적처럼 실제 그런 일이 있었나요?

백병규: 한국 언론이 삼성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고 자기검열의 기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외국 언론이 지적은 나름 타당한 측면이 없지 않아. 그러나 이번 갤럭시노트 7 사태의 경우 단순히 삼성의 영향력 때문에 한국 언론이 전적으로 상황을 호도했다고만 보기는 어려워. 대다수 한국 언론의 경우 이번 사태의 초기만 하더라도 단순히 제품상의 하자 정도로 사태를 안이하게 본 측면이 있고, 교환 제품 발열 및 발화 사례가 발생한 뒤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은 사실. 그런데 그것은 삼성의 영향력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 측면도 있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제품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한국 언론의 평소 이해와 인식 수준이 기본적으로 둔감했던 측면이 없지 않아. 그러니까 몇 개 제품에서 설령 발열이나 발화 사례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그렇게 큰 문제일까..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어.

장원석: 그러니까 삼성 측에서 무슨 협조를 구하거나 삼성을 의식해서라기보다는 언론 스스로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런 지적인가요?

백병규: 단적으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언론 보도. 가습기 살균제가 나왔을 때 언론들 가습기 살균제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기사 대거 실어. 문제는 그 때는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때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난 뒤에도 여기에 관심을 갖고 제대로 보도한 언론은 거의 없어. 환경부 등 정부 당국의 가습기 살균제 자체에는 별 독성이 없다, 문제없다는 말만 맹신한 결과. 이번에도 한국 언론들 대부분은 삼성과 정부 규제기관의 해명과 대응을 뒤따라가는 식으로만 보도. 단적인 사례가 지난 8월 1차 발열 및 발화 사례가 발생하자 삼성전자 9월 2일 전면 리콜조치에 들어가. 한국언론들 뿐만 아니라 외국언론들도 삼성의 전면적인 리콜 조치에 대해 보기 드문 과감한 선제적 조치라며 높게 평가. 문제는 그 뒤의 후속 조치인데,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와 미국연방항공국이 9월 7,8일 갤럭시노트7의 사용중지와 항공기 내에선 전원을 끄고 충전을 하지 말 것을 권유한 다음에도 국토교통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언론 거의 없어. 국토교통부는 도리어 갤럭시노트7의 위험성에 조사했지만, 항공기 반입이나 충전 등 금지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기도. 문제는 발열 발화 문제로 전면 리콜하기로 한 제품이라면 다른 제품들도 그 사용을 중지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데도, 이런 안전지침을 취하지 않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한 언론이 국내에서는 거의 없었다는 점. 오히려 미국에서는 사용 중지를 권고했지만 우리 국토부는 아직 그런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내보내기도. 국토부, 그러나 이틀 후 태도를 바꿔 사용중지 권고를 내려.

장원석: 리콜 후 교환된 제품에서도 발열 발화 사례가 발생한 후에도 우리 언론 안전 문제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백병규: 사실은 언론도 언론이지만, 우리 당국의 대응이 더 문제. 10월 5일 미 항공기 내에서 교환된 갤럭시노트 7이 발화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즉각 행동에 들어간 것은 미국의 통신사들. 버라이즌과 AT&T, 스프린트 등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들 그 이틀 후부터 곧바로 갤럭시노트7 재교환 방침을 밝히고 매장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와 교환 중지에 들어가.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와 미연방항공국도 곧이어 사용 중지와 항공기내 반입을 사실상 금지시켜.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언론들 이들 소식을 전하면서도 정작 국내에서의 갤럭시노트7 교환 제품 사용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언론 없어. 산업통산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갤럭시노트 7 사용, 교환, 신규 판매를 모두 금지한 것은 삼성전자가 결국 판매중단 결정을 발표한 10월 11일. 뒤늦게 당국의 뒤늦은 사용 금지 조치 등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지만, 언론 또한 그저 삼성과 뒤늦은 당국의 사용 중지 결정을 후속 보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장원석: 이번에도 언론의 경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백병규: 몇 가지 요인. 첫째, 한국 언론이 모든 사안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안전 문제에 매우 둔감한 측면이 없지 않아. 특히 기술적 문제가 게재된 사안에서 더욱 그런 점이 두드러져. 두 번째는 이번 갤럭시노트 7 사태를 소비자 관점에서 보다는 기업적 관점에서 접근한 측면이 크다는 점. 즉 소비자 안전을 우선순위에 둔 게 아니라, 삼성전자라는 한국의 대표 기업의 대표 제품의 하자 문제가 어떻게 되느냐, 이런 측면에서 접근한 게 아닌가. 그러다 보니까 정작 중요한 안전 조치의 문제는 뒷전으로 미뤄져. 세 번째로는 일종의 애국주의적 시각도 작용한 듯. 처음 문제가 터졌을 때 외국 사례를 불랙컨슈머의 소행으로 몬다거나, 미 당국의 사용 중지 권고 등을 애플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 등이 대표적 사례. 마지막으로는 세계적으로 안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이슈인지를 한국 언론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점.

장원석: 우리 기업은 물론 언론도 세계적으로 안전 문제가 얼마나 민감한 이슈인가를 이번에 절감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언론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시민의 이해와 입장에서 사안을 보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 다시 한 번 해보게 됩니다.

지금까지 백병규 시사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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