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일본산 나무 50만그루 베면, 우리 숲도 같이 죽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26 16:42  | 조회 : 3621 
[생생인터뷰] 일본산 나무 50만그루 베면, 우리 숲도 같이 죽어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박완근 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숲과 나무, 이렇게 말만 해도 시원해지시죠? 조선 시대에도 산림 자원, 아주 중요한 자원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함부로 자르지 못하게 법으로도 막았습니다. 최근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태백산에서 나무가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50만 그루를 자르겠다는 계획이 나와서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왜곡된 역사, 자원 수탈, 동원을 위한 자원 훼손, 이런 것들은 복원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자란 나무들, 일본산이란 이유만으로 잘라야 할까, 여러 가지고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관련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박완근 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완근 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이하 박완근)>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태백산이 도립 공원에서 국립 공원으로 승격되면서 2021년까지 한 45억 원 들여서 외래종인 일본잎갈나무를 벌목하겠다고 해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거든요. 태백산 백두대간 중 하나인데요. 도대체 이 나무가 어떤 나무이기에 이렇게 논쟁이 있는 건가요?

◆ 박완근> 많은 사람들이 흔히 낙엽송이라고 부르는 나무의 올바른 이름이 일본잎갈나무입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우리나라에 살지 않은 나무인데요. 국토가 헐벗었을 때부터 빨리 녹화를 시키고 또한 경제적으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종을 찾게 된 것이고, 그에 적합한 수종이 빨리 크면서 훌륭한 목재를 제공할 수 있는 일본잎갈나무였던 것이죠. 그래서 집중적으로 도입되어 전국적으로 심어진 나무입니다.

◇ 김우성> 언제 이 나무가 많이 들어왔나요?

◆ 박완근> 1900년대 초부터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만, 박정희 정권 시절 1960~70년대 이때부터 우리 전쟁으로 인해 산지가 헐벗고 그랬을 때, 급속히 녹화도 하면서 경제적인 가치까지 추구하자는 의도에서 집중적으로 심어졌죠.

◇ 김우성> 국가적 차원에서 심은 나무인데 또 국가가 거둔다고 하니 이상하기도 하고요. 공원 측 주장은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 토종 수목을 대체한다, 말만 보면 옳은 얘기인 것 같은데요. 문제점이 많다고요?

◆ 박완근> 그런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주로 어떤 문제들이 가장 제기되고 있습니까?

◆ 박완근> 일본잎갈나무의 경우 비록 우리의 자생 수종은 아니지만 이미 수십 년 전 심어져서 현재는 숲 생태계를 잘 구성하고 있는 나무를 외래 수종이라고 해서 벌채한다는 것은 숲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행위라고 봅니다. 벌채 행위가 이뤄진다는 것은 인도, 작업로, 벌목 등 인간 간섭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국립 공원이라고 한다면 현재 훌륭한 자연 생태계를 잘 보전하고 관리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 보기에 불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 김우성> 사실 이 자연을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있겠다는 것 자체도 우리가 많은 실패를 겪어봤는데요. 지금 국립 수목원의 경우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일본산이라고 나무를 자른다면 대부분 산에서 벌목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산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나무들도 많거든요. 그런데도 토종 수목을 고집해야 할 이유도 있을까요?

◆ 박완근> 물론 일부 식물, 아카시나무나 가죽나무, 단풍잎돼지풀, 이런 것들이 우리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얘기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도입 수종, 즉 나무들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심어졌던 것이라 산림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적다고 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산림이 평균 64%나 되고, 강원도의 경우 82% 정도가 산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많은 땅에 우리 토종만 고집한다면 경제성이 떨어지게 될 텐데, 필요한 경우에는 당연히 외래수종이라도 도입하여 경제성을 도모하면서 식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 김우성> 물론 역사 인식, 이런 것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나무에는 국적이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박완근> 외래수종이라 안 된다면, 지금도 많이 회자가 되고 있지만, 앞으로 닥쳐올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우리 고유의 나무들은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지에서 살지 못하고 결국 쫓겨 가는 마당입니다.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겠죠.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외래수종이라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해외에는 숲 유치원도 있고 국내에도 유명한 몇몇 숲이 많은 산에는 암 환자들이 치유를 하러 가기도 하고요. 이렇게 숲이 참 인간에게도, 여러 생명에게도 귀한데요. 숲을 어떻게 관리하고 보존해야 할까, 이에 대해 원칙이 없는 것 같습니다. 숲은 가급적 인위적으로 건들기보다는 보존하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을까요?

◆ 박완근> 무작정 보존하는 것보다 국가가 관리하는 땅은 가능한 보존하는 측면으로 관리를 해나가는 것이 좋고요. 사유지에는 사유재산권도 있으니 가능한 경제성 같은 것도 중점을 두면서 산림자원을 조성하고 경영해가도록 이끌어 가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올여름 폭염 때문이라도 나무와 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숲의 가치와 산림 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박완근>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는 산림이 차지하는 면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산림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역할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경제적으로는 목재 생산부터 의약품, 산채, 약초 생산 등과 공익적 가치까지 하면 엄청난 혜택을 우리 인간에게 주고 있다고 봅니다. 산을 잘 가꾸고 운영한다면 무한한 효용을 창출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볼 수 있겠죠. 다시 말씀드린다면 산림을 잘 조성하고 관리, 운영한다면 산림의 경제성도 높아질 것이고 또한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기에 많은 국민들이 산의 중요성을 인식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우성>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완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박완근 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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