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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용 사진작가, 6.25 참전 해외 용사 및 미망인 60년 굴곡진 삶 기록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6-24 09:57  | 조회 : 3117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6월 24일(금요일)
□ 출연자 : 이병용 사진작가


-이병용 사진작가, 6.25 참전 해외 용사 전문으로 촬영해
-이병용, 개인 사비 들여 사진 작업
-이병용, 6.25 참전 해외용사 촬영에 사람들 “왜 이제 와서?”, 가슴 아파
-6.25 참전해외용사 및 미망인, 삶 담긴 얼굴 그대로가 작품
-동참 원할 시 koreanwar@daum.net 문의 가능



◇ 신율 앵커(이하 신율): 금요일인 오늘, 일주일의 마무리가 되어 가는데요. 혹시 내일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시나요? 바로 6월 25일, 한국전이 있었던 날입니다. 연고도 없는 타국의 국민들을 지키려고 목숨 바쳤던 해외 참전 용사들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죽거나 다쳤던 해외 참전 용사들과 그 가족들의 사진을 찍고 있는 이병용 사진작가와 전화 연결해 그 의미를 함께 되짚어보려고 합니다. 이병용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 이병용 사진작가(이하 이병용):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사진전 말씀하셨는데, 이거 국회에서 어제 끝났죠?

◆ 이병용: 네.

◇ 신율: 그러면 이 사진전에는 주로 어떤 사진이 걸렸습니까?

◆ 이병용: 2007년부터 찍었던 터키 참전용사 사진이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이병용 작가님은 터키만 가신 게 아니고, 에티오피아도 가시고, 여러 나라 가셨죠?

◆ 이병용: 여러 나라를 갔어야 하는데요. 원래 21개국이 참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가지고 지금까지 에티오피아하고 터키까지 작업을 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에티오피아, 터키 말고 앞으로 많이 가셔야 하겠네요?

◆ 이병용: 올해 말쯤에 콜롬비아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사비를 들여서 하다보니까요.

◇ 신율: 아, 사비를 들이세요?

◆ 이병용: 네, 관심들이 없으시더라고요. 왜 이제 와서 외국의 참전용사 사진을 찍느냐?

◇ 신율: 이제 와서라니, 그럼 언제 찍어야 해요? 그거 참 말이 안 되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네요.

◆ 이병용: 그렇죠.

◇ 신율: 사비로 하시는군요. 제가 지금 이병용 작가님께서 찍으신 사진, 터키에서 찍으신 사진을 보고 있는데요. 이 사진을 통해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아요. 어떤 할머니가 사진 두 개를 들고 있는 건데요. 하나는 남편과 자신이 찍은 사진이고, 하나는 자신의 젊을 때 사진인 것 같은데, 맞죠?

◆ 이병용: 아, 독사진은 어머니 사진이고요.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이 남편 되시는 분이 우리나라에서 돌아가신 거죠?

◆ 이병용: 네, 결혼 1주 만에 군대에 간 남편이 한국전쟁에 참전해서 6개월 만에 전사했습니다.

◇ 신율: 아, 그런데 바로 이런 아픔들을 우리가 당연히 잊지 말아야 하는데, 사비를 들이셔가지고 각국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이거 진짜 문제인데요. 이렇게 터키하고 에티오피아를 가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 잠깐 말씀해주시겠어요?

◆ 이병용: 한 번은 댁에 방문했는데 저를 보더니 막 총을 쏘는 자세를 취하시고, 가라고 막 소리를 치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진도 못 찍고 그냥 도망치듯이 왔는데, 오면서 그분 사정을 들어보니까 전쟁 당시에 포로로 잡혀서 온갖 고초를 다 당하셨던 거예요. 그러니까 저를 보고 그 때 당시 중공군 모습이 생각나서, 저를 중공군으로 착각하셨던 거죠. 60년이 지났는데, 그런 부분이 참 가슴이 아프죠.

◇ 신율: 그러니까 우리가 이분들을 잊으면 안 되거든요.

◆ 이병용: 말로는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는데요.

◇ 신율: 그런데 사비를 들여서 이걸 다니신다는 게 저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네요. 그런데 사진 찍으신 사진작가로서 사진을 찍으실 때 어떤 부분을 제일 표현하고 싶으세요?

◆ 이병용: 이건 특히 어떤 표현이나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요. 저는 그전에는 사진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면서 풍경사진을 주로 찍었는데요. 이 사진을 찍으면서는 예술이다, 이런 거추장스러운 미사여구는 싹 없애버리고요. 그냥 삶을, 그분들이 젊었을 때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던 분들이 60년 후에 그 모습을 그냥 있는 그대로 찍을 뿐이죠. 그런데 그 얼굴 속에는 60년 동안의 어떤 궤적, 흔적들이 다 담겨있기 때문에, 제가 굳이 어떤 기교를 부리거나 할 필요성은 한 가지도 못 느끼는 거죠.

◇ 신율: 그런데 그게 제일 어려운 거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다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지 않겠습니까?

◆ 이병용: 말만 쉽죠. (웃음) 네, 제일 어려운 거고요. 그런데 그분들이 저를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아들처럼, 막내 동생처럼, 그렇게 생각해주시니까 편안하게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저한테 보여주실 수 있는 거죠. 그런 부분이 너무 고맙고요.

◇ 신율: 이 작가님이 터키에 가시기 전에 참전용사의 명단을 쫙 받아 봤습니까?

◆ 이병용: 참전용사의 명단을 받아 본 건 아니고요. 그쪽에 가면 참전용사협회가 있습니다. 거기 가서 그분들과 상의를 하고, 그래서 스케줄을 그쪽에 의뢰해서, 터키 같은 경우는 제가 6개월 동안 50개 도시를 돌아다녔는데, 한 한 도시에서 2박 3일에서 4박 5일 정도씩 돌아다니면서 그분들 댁을 방문하고, 그렇게 사진을 찍은 거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만나보신 분들 중에서 혹시 우리나라에 다시 와보신 분도 계신가요?

◆ 이병용: 그게 또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저도 그런 소리를 듣고서 참 가슴이 아팠는데요. 그 중에는 한국을 방문하신 분이 계시고, 또 한국에 그렇게 가고 싶었는데 사정 때문에 못 오신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방문하신 분하고 방문하지 못하신 분 사이에 갈등이 있습니다. 그걸 보는 제 입장이 참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답답했죠.

◇ 신율: 네, 어쨌든 콜롬비아에 올 연말에 가신다고 하셨죠?

◆ 이병용: 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 거죠.

◇ 신율: 저희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도 우리 역사를 잊지 않고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동참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면 어디로 연락을 드리면 되나요?

◆ 이병용: 뭐 전화를 주셔도 되고요. 이메일은 koreanwar@daum.net입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쪽으로 연락을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어쨌든 뜻 깊은 작업이십니다. 계속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병용: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6.25 해외 참전용사들의 사진을 전문적으로 촬영하고 있는 이병용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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