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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1경 시대 화폐개혁, 정치 논쟁 피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6-22 16:32  | 조회 : 3771 
[생생인터뷰] 1경 시대 화폐개혁, 정치 논쟁 피해야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백웅기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우리나라 전체 부의 양 1경 2360조원입니다. 낯선 숫자 단위와 수십 개의 0을 붙여야 하는 화폐, 불필요하다 바꾸자는 얘기가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해법이 리디노미네이션입니다. 많은 분들께는 생소할 텐데요. 전문가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백웅기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 백웅기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교수(이하 백웅기)>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리디노미네이션, 생소한데 화폐의 액면 단위를 개혁한다, 어떤 내용이고 왜 추진되는 건가요?

◆ 백웅기> 말이 어렵습니다. 화폐 액면단위 절하가 더 쉬운 표현이긴 합니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화폐 실질 가치는 놔두고 액면만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조치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천원을 1원으로 바꾸자는 식입니다. 이렇게 추진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경우 조금 다르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50여 개국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이 추진 된 적 있습니다. 브라질 같은 경우는 1942년 이후 7번 리디노미네이션이 있었고요. 많은 이유는 남미국가가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이 시행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빵 한 조각에 2천 5백만 원이라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 하니 리디노미네이션을 하는 건데, 한국 같은 경우 OECD가입국 중 우리나라만 1달러가 천원이 넘는 유일한 나라다. 여러 가지 좋은 이유를 들어서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한다는 게 있는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 백웅기> OECD국가 중 달러 대비 네 자릿수 환율은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천분의 일로 액면을 절하한다면, 1.15원 되지 않겠습니까? 달러 대비 가치가 비슷하니 국격 향상 효과를 기대하고요, 제일 큰 효과는 장부 기재 시, 0 세 개가 떨어지니 편리하기도 하죠. 개발도상국들에는 지하경제로 퇴장된 화폐들이 있습니다. 신권으로 바꾸어주면 퇴장되었던 화폐가 양성화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분명한 건 좋은 점도 있지만 공짜는 아닙니다. 예를 들면 신권 발행하면 공짜는 아니고 많은 돈이 들고, 무엇보다 금융결제시스템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전산기기, 소프트웨어, ATM, 자동판매기도 다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논의가 처음 나온 건 아니고 2004년에도 한국은행 총재 시절에도 이런 얘기가 나와서 그 당시 보도된 자료들을 보면 한국은행이 비용 편익 분석 한 적 있다고 보도되어서 그 당시 편익이 비용의 3배 넘게 추정되어 리디노미네이션을 할 만하다고 했지만, 그 때 편익은 70%가, 10만 원권 수표 발행 비용이 10년간 6조 정도로 추정되어서, 편익이 크다고 했는데, 지금은 5만 원권이 있어서 상황이 바뀌었죠. 지금은 편익은 많이 감소한 반면, 전산화가 많이 추진되어 비용은 그 당시 보다 늘었을 겁니다. 비용편익분석이 상당히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 김우성> 동전 없는 사회도 추진한다는 얘기도 가끔 나오고 있고요. 화폐 개혁과 같은 리디노미네이션은 지금이 적기다, 왜냐면 지금은 디플레에 시달리고 있기에, 물가도 올라주고 경기부양도 되고, ATM 교체도 내수 부양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이 주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백웅기> 물가에 대해서 시각이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보는 입장은 우리나라가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 같은 경우 1%가 안 되지 않습니까? 0.8% 정도 되는데, 거의 다 석유 가격이 낮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거든요. 석유 가격이나 농산물 가격을 제외한 코어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핵심 지표로 보면 재작년, 작년이 2%와 2.2%나옵니다. 왜 작년에 1%가 안 되게 나왔냐면 석유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금년 1월부터 석유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원유 가격은 배럴 당 40달러, 거의 50달러까지 올라갔고, 4~5년 후 80달러까지 올라간다고 봤을 때, 우리나라가 디플레라고 판단하기에는 힘든 상황에 있습니다. 디플레 우려가 있기에 리디노미네이션 적기라고 보는 입장은 착시현상에서 오는 판단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인과론적 판단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고요. 한국은행도 연구해 왔다는 얘기, 작년 이주열 총재가 필요성 인정 된다는 얘기도 했거든요. 만약 여러 가지 부작용, 비용 편익을 계산해 시행된다면 당장 어떻게 되어야 합니까? 법이 바뀌어야 하나요?

◆ 백웅기> 관련이 엄밀하게 있는 건 아니고, 마지막으로 했던 건 1962년이거든요. 오래전이라 군사정부였고요. 관련법이 딱 있는 건 아닙니다. 단지 한국은행법 47조 2항 대한민국의 화폐 단위는 원화로 한다는 게 있어요. 관련된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국회가 머리를 맞대어야 하고요. 하기로 한다면 관련법인 한국은행에 원화를 바꾼다든지, 혼돈을 피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 식의 개정이 필요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이겠죠. 리디노미네이션 해야 할 것인지, 아닌지 비용 편익을 새롭게 계산 해 국민 전체에게 도움이 되는지, 정치권 입장이 나오면 혼란에 빠질 위험도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로지 국민 경제 전체로 봐야 하고. 10년 단위 정도 평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 김우성> 경제에 도움 되느냐, 국민 편익과 장기적 안목. 이런 부분들 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백웅기>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백웅기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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