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비전문가 경영 부실기업, 사외이사로 해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02 18:25  | 조회 : 3353 
[생생인터뷰] 비전문가 경영 부실기업, 사외이사로 해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 김우성> 앞서 금통위원을 역임한 강명헌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 했습니다. ‘지원하고 양적완화하는 것 다 좋지만, 경영 실책에 대한 책임과 분석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와 관련한 인터뷰 진행하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는 경영을 ‘기업이나 사업 따위를 관리하고 운영함’, ‘기초를 닦고 계획을 세워 어떤 일을 해나감’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이렇게 경영이 중요하다는 말인데요. 앞서 조선, 해운업 말씀드린 것처럼 경영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비전문가가 경영하면서 문제가 더 커졌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전문가와 함께 이 부분 짚어보겠습니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김보원 교수 연결합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이하 김보원)>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앞선 인터뷰와도 연관 되지만, 30조 가까이 빚을 진 현대상선, 한진해운, 대우조선해양 등 지금 상황이 굉장히 어려운데요. 전문성 없는 오너, 경영진이 경영을 맡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보원> 네, 오늘날 우리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많은 원인 중에 지금 지적하신 원인들이 분명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요. 특히 일부 능력이 부족한 재벌 일가라든지, 또 흔히 말하는 낙하산을 통해서 기업에 내려온 분들 때문에 기업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우리 경제 자체도 상당히 큰 위기를 맡게 되는 그런 아주 심각한 문제라는 데에 저도 동의합니다.

◇ 김우성> 지금 언급한 회사들 같은 경우에도 오너, 또 비전문경영진, 해운업인데 은행출신이 맡아서 한다거나, 이런 문제가 있는데요. 이렇게 해당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갖지 못한 분들이 경영진으로 오면서 생기는 어려움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문제들이 생기는 건가요?

◆ 김보원> 이렇게 능력이 없는데 재벌가이기 때문에 경영을 맡거나, 아니면 능력이 없으면서 낙하산을 통해서 경영을 하게 된 분들은 사실 인센티브가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기업이 어떻게 글로벌 역량을 가지고 발전하고 성장할 것인가? 거기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이렇게 능력 없이 그냥 어느 날 경영을 맡게 된 분들은 자기가 그러한 자리에 오게끔 했던 재벌가의 오너라든지 아니면 권력자의 눈치를 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려고 하는 인센티브가 강하겠죠. 그러다보니까 글로벌 시장의 변화라든지 시장에서의 고객 요구의 변화, 새로운 기술 혁신,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거시변수들의 변화, 이런 것들을 감지하는 데에 능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사 감지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대응하려고 하는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기업이 상당히 고통을 받는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되겠죠.

◇ 김우성> 네, 특히 지금 보도되거나 조사된 자료를 보니, 주로 단기실적에만 집중한다, 이런 비판도 있더라고요?

◆ 김보원> 그렇죠. 그러니까 장기적으로 기업이 발전, 성장하는 데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단기적으로 자기가 재임하거나 연임하거나 아니면 자기를 임명해준 분들의 입맛에 맞는, 그런 것이 나오는 이유는 결국 단기적인 성과를 통해서 그것을 과시하게 되겠죠. 그런 면에 집중하게 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 김우성> 이렇게 비전문경영진의 문제도 말씀드렸지만, 최근에 보면 사외이사 선임도 논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을 내는 게 1%, 99% 찬성률을 보인다는 이야기인데, 회사경영의 감시기능, 이런 것은 아예 기대할 수 없다는 이야기거든요. 이런 오너, 혹은 기업의 행태는 이유가 뭐라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 김보원> 사실 사외의사 제도가 자본주의에서의 이사회 기능을 갖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굉장히 중요한 기제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사실 법조문이 없는 건 아니에요. 사회이사에 대한 법 조항이 분명히 있는데, 우리나라는 제가 봤을 때 자본주의와 관련된 성숙도가 굉장히 낮다고 볼 수 있고, 문화적으로도 그런데, 약간 성숙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는데요. 그러다보니까 기업 총수들이 사회자를 선임할 때 압력을 행사해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그래서 사내이사들이 의사결정을 하면 거기에 그냥 동조하는 우군으로서의 사회이사를 자꾸 선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치가 미비하기 때문에, 그래서 재벌 총수나 오너 입장에서 보면 사회이사가 와가지고 자기들이 하려고 하는 일에 제동을 걸거나 하면 상당히 껄끄러워 할 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만만한 사외이사를 자구 영입하고, 그리고 사외이사도 기업에 들어가서 자기 존재감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오너에 따르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이게 굉장히 악순환 단계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김우성> 네, 말씀하신 것 같은 부분 때문에 인센티브라고 표현해주셨는데요. 본인이 더 이익을 둘 수 있는, 목표를 두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많이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영진의 전문성 유무에 따라서 기업들의 운명이 갈렸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기업들의 전문성은 무엇이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 김보원> 오늘날은 굉장히 경제가 복잡해지고, 그 다음에 모든 기업이 굉장히 복잡한 글로벌 환경 하에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라고 했을 때 그것이 단순히 기술적인 지식이라든지, 기술적인 경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있는 기술적 지식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그렇죠. 그래서 오히려 저희가 전문성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기본적인 지식 위에 리더십을 갖추는 것, 리더십은 여기서 말하는 윤리성이라든지 도덕적인 측면도 포괄하는 게 되겠습니다. 그래서 사실 어떤 조직의 리더라고 한다면, 재벌의 총수라든지, 몇몇 사람의 의견이나 말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조직 안에 보면 굉장히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다 접목하고 통합해서 기업이 계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리더십을 갖춘 것, 그래서 그런 것들이 전문성에 굉장히 중요한 항목이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지금 말씀하신 전문성은 개개인의 기술적이거나 기계적인 경험이 아니라 소통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 대다수가 오너경영이지 않습니까? 창업주가 있는 기업이 꽤 많은데, 꼭 실패했다고만 볼 수는 없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보완책을 말씀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물론 오너나 회장에게 반대 의견을 말하는 게 어렵긴 할 텐데요. 어떤 보완이 필요할까요?

◆ 김보원> 일단 우리나라의 지배구조가 굉장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걸쳐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런 부분이 반드시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조금 전에 이야기했던 사회이사 제도를,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해졌어요.

◇ 김우성> 네, 거수기 역할이 되어버렸죠.

◆ 김보원> 네, 그런데 정말 능력 있는 분들이 사외이사가 되어가지고, 오너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지적하고, 기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데에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거기에 대해서 다른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 수 있는, 그런 사외이사가 선임되고 그런 사람들이 역할을 한다면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지배구조 하에서도 어느 정도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실질적인 사외이사 제도의 정착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그러면 교수님께서 지금 대안으로 제시해주신 실질적인 사외이사제도, 어떻게 보면 법제화라든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까요?

◆ 김보원> 사실 가장 좋은 것은 법조문을 굳이 안 쓰더라도 사회적인 문화, 사회 전반적인 문화와 규범이 그걸 지지해주면 되는 것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미국 같은 경우에 사외이사 역할에 대해서 하나에서 열까지 법조문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이라고 하는 사화에서는 사외이사의 역할을 서로 존중해주고, 그것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경제 시스템에서 문화적이고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변화가 바람직한데, 그것이 자발적으로 안 된다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법제화를 통해서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능력 있는 사외이사를 기업에서 선임해야 하는 법제화나 제도화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네, 알겠습니다. 이런 대안들에 대해서 사회적인 인식이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보원>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