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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살해 불러온 가족관계 해체, 교육 必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3-21 09:09  | 조회 : 5798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3월 21일(월요일)
□ 출연자 :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5년 전 4살 딸 암매장한 계부,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로 밝혀져
-과거 비해 가족관계 약화, 아동학대 ↑
-최근 결혼, 책임 없이 권리만 행사
-이혼, 재혼 자기 선택에 따른 아이 책임의식 있어야
-빠른 문화 변화, 제도는 늦어
-전통방식의 사회 구조 변화로 인한 현상
-학교와 경찰의 협업, 실태 파악 가능
-여성가족부,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 실효성 의문
-사건 발생 전, 가족기능 중요성 교육 必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되는 가족 살해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경기도 평택에서 계모가 7살 아들을 화장실에 가두고 찬물을 끼얹어 죽음에 이르게 했던 사건이 있었죠. 그런데 어제 오전에 계부가 4살 난 딸을 암매장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요. 이런 끔찍한 가족 범죄, 왜 자꾸 일어나는 걸까요?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이하 류석춘):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이게 너무 많다보니까 이런 거 들으시는 분들이 이 사건이 헷갈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발생한 건 또 다른 거죠?

◆ 류석춘: 네. 인천에서 어린 아이가 편의점에 와서 과자를 훔쳐 먹었던 그 사건부터 시작해서, 지금 몇 주 사이에 계속 이런 일이 밝혀지고 있어서 시청자들이 헷갈릴 겁니다.

◇ 신율: 맞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5년 전에 딸을 숨지게 하고, 3일간 베란다에 방치하다가 암매장을 했다는 것인데, 이게 어떻게 5년이나 이걸 숨기면서 살 수 있어요? 계부하고 친모가 저지른 소행 아닙니까? 그렇죠?

◆ 류석춘: 그렇죠. 아이들이 죽게 된 게 아주 어릴 때인데요. 어린아이들은 주로 가정에서 키우고, 취학연령, 학교에 갈 때가 되어서 외부에 알려지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출생신고가 되어 있으니까 취학연령이 되어서 학교에서 연락이 가면 학생들이 학교에 안 보낸 거죠. 그런데 그동안은 학교에서도 그냥 부모가 안 보내나보다 하고 방치했는데, 학교에 안 오는 이유가 뭔지 따져서, 그 학생이 어디에 소재하고 있으면 지금 뭘 하기 때문에 학교에 안 오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확인이 안 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거죠. 그랬더니 경찰이 수사를 하니까 온갖 거짓말이 들통 나면서 5년 전에 죽인 것까지 나오는 거죠.

◇ 신율: 그런데 이게 과거에도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과거에는 그냥 묻혀서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이런 사건이 요새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인지, 저는 그걸 모르겠더라고요.

◆ 류석춘: 이게 사실 저도 실증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은 못하겠는데요. 제 짐작은 이렇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두 가지 요인이 다 겹쳐있다고 보는데요. 우선 과거보다는 가족관계가 점점 약화되고 해체되고 있는 경향이 강화되는 것은 저희가 피부로 느끼잖아요.
예컨대 지금 앵커께서도 어렸을 때 같이 사시던 조부, 조모, 이분들과 가지고 있던 가족관계하고, 지금 본인이 꾸리고 있는 가정에서의 가족관계, 이렇게 각각의 개인사를 보면 가족관계가 과거보다 범위가 줄어들고, 양태가 달라진 것을 피부로 다 느끼시게 되고, 또 다른 것은 지금 아동학대가 늘어나는 이유가 사회 전체적으로 통합이 약화되어서, 부모가 자유로운 생활을 하다보니까, 예를 들어서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고 다시 재혼하는 관계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잖아요. 그런 과정에서 결혼에 따르는 책임감 같은 것이, 자기 선택이 다 작용해서 이혼과 재혼이 벌어지는데, 권리는 행사하고 책임은 행사하지 않는 그런 것들이 결합되어서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이런 사건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 신율: 그러니까 결국 가족 간의 유대관계도 과거에 비해서 굉장히 약해졌고, 가족에 대한 의무감이나 이런 것도 굉장히 약해졌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 류석춘: 네, 가족 구성 자체가 바뀌고요.

◇ 신율: 가족 개념도 바뀌는 것 아닌가요?

◆ 류석춘: 네, 옛날에는 이혼이 일반적이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이혼이 일반적인 상황이 되었고, 이렇게 되면 재혼을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 이혼과 재혼의 새로운 결합, 선택들에 따르는 자기 의무, 책임, 예컨대 전 가정에서의 아이들을 내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이런 것에 대한 자기 의식이 확고하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이 그냥 즉흥적인 결정을 하니까, 계부, 계모가 끼어있는 가정의 어려운 사건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 신율: 그러면 그렇게 가정이 변하고 사회적으로 변하게 되면 제도가 그 변화에서 생길 수 있는 틈이나 문제점을 메워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 류석춘: 글쎄요. 그게 바람직한데요. 그것도 항상 문화적인 현상이 빨리 가고 제도는 늦게 가는 그런 지체가 있으니까 그게 문제인 거죠.

◇ 신율: 그렇죠. 그러면 어쨌든 지금 당장, 최소한 제가 볼 때 이런 사건들이 자꾸 드러나고 있는데 어쨌든 이런 사건이 있는지, 없는지, 일단 파악부터 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고요.

◆ 류석춘: 그렇죠. 그건 정부가 이제 늦게라도 시작했죠.

◇ 신율: 그렇죠. 그리고 다음으로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뭔가 급히 하기는 해야 할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서 동네나 이웃들이 나서서 해야 하는 건지, 그런데 그것도 쉽지 않잖아요?

◆ 류석춘: 지금 아파트 옆집에 사는 사람도 서로 모르는데 어떻게 이웃들이 하겠어요?

◇ 신율: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참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제도가 안 되면 주위에서라도 나서서 뭔가 해야 할 것 아닙니까?

◆ 류석춘: 이게 하여튼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사회 구조가 바뀌면서 생기는 일인 것 같고요. 지금 실태파악에서는 학교와 경찰의 협업이 실태 파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동안은 학교와 학생이 협조를 안 하고, 학교는 학교대로 그냥 이 학생이 왜 안 오나? 그냥 결석이라고 기록만 했죠. 그런데 이걸 장기결석에 대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더니 이제 실태가 파악되고 있는 거죠.

◇ 신율: 그렇죠. 여성가족부가 지난 해 아동학대 방지 및 가족해체 예방 차원에서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이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이거 들어보셨어요? 이거 내용을 보면 해체된 가족기능 복원에 중점을 둬서, 저소득, 이혼위기, 한 부모 등 취약가정의 교육을 봐줄 수 있도록 지원하고요. 전문 인력을 배치해서 상담을 강화하고, 이혼 부모에게는 자녀 양육교육을 하고, 역시 상담을 하고요. 그리고 어린이집을 확충하고 공동육아나눔터도 설치하고, 그리고 출산과 동시에 육아휴직이 자동 신청되는 자동육아휴직제도 도입하겠다, 이러고 있는데요. 이러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되세요?

◆ 류석춘: 글쎄요. 이게 보니까, 전부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그 사건이 벌어진 것을 어떻게 대처하는가 하는 여러 가지 제도적인 장치들인 것 같은데요.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요. 이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예컨대 가족기능이 망가지기 전에 가족기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사회 전체에서 가르치고 교육하는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는데요. 예컨대 그 교육에서 절대 이혼을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게 아니라, 이혼이라는 것도 살다보면 선택할 수 있는 일련의 선택이고, 재혼도 할 수 있는데, 그러면 당신의 이혼과 재혼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가 무엇이다, 예컨대 앞선 결혼생활의 산물로 나타난 아이들은 새로운 결혼 생활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제대로 교육해야 하는데 이걸 아직도 정신적으로 기피하는 일로 생각하면서, 현실에서는 아동학대가, 혹은 데이트폭력이 남발되고 있거든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사전적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여러 가지 대책들은 일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그 가족을 도와주겠다는 것인데 미리미리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류석춘: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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