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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테러 한 달, “테러 이후 파리는 슬퍼졌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2-11 09:43  | 조회 : 3562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2월 10일(목요일)
□ 출연자 : 박언영 파리 현지 한인신문 '파리지성' 편집장


- 테러 직후, 모든 것이 정지된 느낌
- 아직 지하철, 사람 많은 장소는 꺼려져
- 한인 여행 업계는 타격 커
- 테러이후 각박해진 파리... 외출 자제, 집회 금지
- 길에서 장사하는 난민 체포 장면 목격... 파리의 변화 실감
- 지방선거 극우정당 승리.. 파리 시민들 “창피한 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130명의 목숨이 사라졌습니다. 바로 허상을 쫒는 테러리스트들이 그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인데요. 이후 전 세계는 테러의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시리아에는 더 많은 폭탄이 떨어졌고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와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의 삶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만 할 겁니다. 오늘 이 시간 신율의 출발 새아침 세 번째 인터뷰에서는 지난 한 달간 파리 시민들의 삶을 돌아보겠습니다. 파리에서 뽕 드자르 갤러리를 운영하고 계시는, 파리 현지의 한인신문 ‘파리지성’의 박언영 편집장 연결하겠습니다. 편집장님 안녕하세요?
◆ 박언영 ‘파리지성’ 편집장(이하 박언영):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언제부터 프랑스에서 사셨어요?

◆ 박언영: 저는 여기 유학을 와서 남편을 만나고, 가정을 꾸리고, 그게 1989년부터니까, 지금 26년 되었죠.

◇ 신율: 그렇군요. 파리 좋죠. 그런데 그 좋은 파리가 한 달 전에 테러로 공포에 떨어야 했는데요. 그날 기억하십니까?

◆ 박언영: 그럼요. 생생하게 기억하죠. 그날 밤 정말 무섭고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처음에는 단순한 총기사고 인줄 알았는데요. 점점 희생자 수가 늘어나는 걸 보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다음 날 아이들이 학교를 가야 하는데 잠을 못자더라고요. 둘째 아이는 중학생인데 그날 한 새벽 한 시쯤에 학부형 대표에게 문자가 오더라고요. 내일 학교 문 닫으니 학교 오지 말라고요. 그렇게 하고 대학생인 큰 아이는 그 다음날 시험이 있었는데 학교폐쇄로 시험도 연기되고, 그렇게 하고 테러가 일어난 부근에 사는 한국분이 자신은 무사하다면서 사람들이 걱정할까봐 메시지를 보내셨더라고요. 그렇게 하고 다음날은 파리의 모든 박물관, 미술관, 영화관, 공연장이 다 문을 닫고, 모든 시위나 집회가 다 취소되고, 정말 파리의 모든 게 정지된 느낌이었어요. 살벌할 정도였죠.

◇ 신율: 박언영 편집장이 사시는 동네는 파리 테러가 일어났던 곳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죠?

◆ 박언영: 네, 저는 남쪽 외곽에 살아요. 조금 거리는 있죠. 그런데 그날 밤에 경찰 사이렌 소리가 정말 요란하게 많이 울렸어요.

◇ 신율: 모든 파리의 사람이 충격에 빠졌을 텐데요. 테러 이후에 파리가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하십니까?

◆ 박언영: 테러 이후에 파리, 올랑드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그렇게 하고 사람들이 많이 각박해졌어요. 좀처럼 외출도 안 하는 것 같고, 많이 각박해지고, 그리고 오늘 제가 바타클랑 공연장에 잠깐 갔다 왔는데, 거기서 만난 프랑스 리옹에서 올라온 어떤 젊은이는 테러 이후에 프랑스는 많이 슬퍼졌다,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도 지하철 타기도 꺼림칙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가기도 찜찜하고요. 사실 파리 시내를 다니기는 정말 불안합니다. 이미 끔찍한 테러를 겪어서 그런지..

◇ 신율: 그렇죠. 하지만 그래도 의연하기 위해서, “나는 테라스에 있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요. 어쨌든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지지 않는 것이고, 그게 참 중요한데요. 그런데 프랑스 파리에도 IS에 가입하겠다고 하면서 시리아로 떠난 아이들도 있죠?

◆ 박언영: 네, 제가 얼마 전에 프랑스 언론을 통해서 봤는데, 테러 이후에 희생자들과 시리아로 떠난 자녀를 위해서 눈물을 흘리는 프랑스 엄마들이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정말 가슴 아프더라고요. 예를 들면 작년에 시리아 락카로 떠난 아들을 둔 어떤 엄마가 테러 다음에 그 아이가 인터넷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대요. ‘자기는 살아있다’고요. 엄마가 걱정할까봐. 그런데 지금 프랑스 내에 이런 상황에 처한 가정이 600여 가정이 된대요. 이런 가정들은 일단 프랑스 가정의 감시 하에 있고, 이번 테러 이후에 더 큰 고통 속에 빠져있다고 하더라고요. 오빠가 시리아로 떠난 한 여동생은 테러 이후로 계속 구토에 시달리고, 어떤 이들은 아예 외출을 삼가고, 자신의 친척이나 자녀들이 그런 일은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주의의 시선들이 마치 그 아이들이 그런 걸 한 것 같은, 그런 것을 느낀다면서 정말 두문불출하고 있고, 더 큰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프랑스 가정이 있더라고요.

◇ 신율: 그렇죠. 어떻게 파리하면 관광객들도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관광지는 어때요?

◆ 박언영: 지금 한인 여행 업계는 여기 오는 여행을 많이들 취소해서 타격이 크다고 들었어요. 제가 아는 지인은 여기서 여행 가이드를 하는데, 일이 대부분 취소되고, 요즘 정말 일이 없다고는 하는데요. 글쎄요. 저는 얼마 전에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 잠시 갔었는데, 또 여전히 관광객들로 줄이 길게 서 있기는 하더라고요.

◇ 신율: 루부르 박물관 같은 곳도 그렇고요?

◆ 박언영: 루부르는 제가 안 가봤는데, 그때 몽마르트 언덕에 갔을 때, 그때가 주말이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테르트르 광장 같은 곳도 엄청나게 관광객들로 붐비고, 그래서 조금 주춤하긴 해도,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신율: 에펠탑은 아직도 출입금지인가요?

◆ 박언영: 글쎄요. 에펠탑 쪽으로는 계속 긴 줄이 서 있다고는 하더라고요. 출입금지는 아닌 것 같고요. 밤에는 화려한 불빛을 여전히 발휘하고 있고, 테러 이후에 며칠 동안만 추모하는 분위기로 삼색기로 불을 밝히고, 관광객은 예전에 비해서는 주춤했을지 몰라도,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함께 차츰 회복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파리 도처에 크리스마스 시장도 계속 서고 있고요.

◇ 신율: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시장이 서는데, 프랑스도 그렇죠?

◆ 박언영: 네, 프랑스도 파리에만해도 유명한 크리스마스 시장들이 샹젤리제 거리에도 있고요.

◇ 신율: 올해도 변함없이 열립니까?

◆ 박언영: 그럼요. 변함없이 샹젤리제 크리스마스 시장은 여전히 화려한 불빛을 발하고요. 사람들이 엄청 많이 있더라고요.

◇ 신율: 저는 사실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흔히 프랑스에 ‘똘레랑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이 관용이라는 측면, 프랑스가 워낙 외국인도 많이 살고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금 이런 사회적 포용도, 관용도가 달라졌다고 느끼십니까?

◆ 박언영: 아무래도 각박해졌죠. 지금 파리에서 유엔기후변화협회 당사국 총회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데요. 테러 이후에 그거 중계하면서 파리시가 정말 많이 긴장하고 예민해져 있는 것 같더라고요. 개막을 앞두고 세계 경찰들이 오지 않습니까? 그때 파리 경찰청에서 개인 차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파리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그렇게 해서 파리와 외곽을 잇는 대중교통들이 이틀 동안 무료로 운행했어요. 그런데 그런 공문을 발표하고 나서 아이러니하게도 파리 경찰청장은 대중교통조차 이용하지 말아 달라, 그러니까 집에만 가만히 있어달라는 이야기예요. 그런 식으로 하고, 그러니까 그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은 ‘말을 타고 가야 하냐?’고 할 정도로, 그러니까 정말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 나라는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고, 집회, 시위가 정말 자유롭게 허용된 나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국가비상사태로 테러가 금지되고 있고, 테러하고 무관한 환경운동가들까지도 시위할 우려가 있다고 해서 가택연금을 시키거나, 그만큼 많이 각박해지고 있고요.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한다고 해서, 이걸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또 한 가지는, 제가 볼 때는 사실 프랑스에 알제리 출신이 많잖아요? 그런데 무슬림에 대한 편견, 특히 무슬림 자녀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거나, 앞서 중학생 자녀가 있다고 하셨는데, 학교에서 알제리나 무슬림 쪽에서 온 학생들도 있나요?

◆ 박언영: 많죠. 많은데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카톨릭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은 없고, 학교 내에서도 그런 것은 철두철미하게 단속을 해요. 왕따가 있거나, 카톨릭 정신이 있기 때문에 휴머니즘이 바탕이 되어 있고, 오히려 따돌림 시키려는 아이가 따돌림 당하는, 그런 교육적인 분위기예요. 그 부분에서는 제가 프랑스 교육을 많이 신뢰하고 믿고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또 한 가지는 뭐냐면, 지금 시리아 등에서 오는 난민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독일하고 프랑스하고 차이가 있어요. 독일은 난민을 받는 게 프랑스보다는 제한적입니다. 그런데 난민이 오면 최소한 이들이 살만한 주거공간, 아파트라든지 이런 걸 제공해줘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난민을 독일보다 많이 받는 것은 사실인데, 문제는 난민촌이 포화상태가 되고, 그래서 이들이 거리에서 노숙하는 일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이렇게 테러가 일어나고 편견이 생기면, 노숙하는 난민들이 더 위험해지는 것 아니겠어요?

◆ 박언영: 당연히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사실 난민행렬 속에 테러범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제가 보고 느낀 것은, 얼마 전에 몽마르트에 갔는데, 분명히 그쪽 난민 같은데 이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길거리에서 불법 상행위를 하고 있었나봐요. 그런데 경찰이, 정말 관광객들이 정말 많이 보고 있는 가운데에도 사정없이 체포를 하더라고요. 이건 제가 프랑스에서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에요. 이 나라는 레미제라블의 나라이지 않습니까? 배가 고파서 훔친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를 탓하지, 도둑질한 사람에 대한 시선은 비교적 덜한데요. 정말 거리에서 먹고살기 위해서 상행위를 하는 난민들을 가차 없이 체포하는 게, 정말 많이 예민해지고, 많이 각박해졌구나,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신율: 그렇죠. 물론 분명히 난민 중에 테러리스트가 포함되어 있었죠. 그렇지만 그 사람들 때문에 무고한 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해서 여쭤본 것이고요. 또 한 가지는 국민전선이 많이 컸습니다. 제가 독일에서 공부할 때 마리 르펭의 아버지가 말도 안 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걸 제가 아직도 기억하거든요. 각 인종을 개에 비유한 것이었는데요. ‘언론의 자유가 있다지만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하나’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바로 그 딸이 지금 국민전선을 이끌고 있죠?

◆ 박언영: 네, 잘 이끌고 있죠. 그런 부분을 없애면서요.

◇ 신율: 지금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죠?

◆ 박언영: 네, 정말 우려하던 부분인데요. 그런데 파리는 비교적 극우파 세력은 약해요. 그런데 그게 지방으로 가면서 점점 강해지는데요. 파리 시민들은 극우파에 대해서 대체로 좋지 않는 시선이에요. 그리고 제가 찾아본 바에 의하면 테러 이후에 극우파에게 표를 주었다는 사람은 약간 극우파 성향이 있고 주저하던 사람, 그쪽으로 갈까 말까 하던 사람에게는 테러가 이번에 표를 주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한 정도고요. 파리 시민들 대부분은 극우파의 부상에 대해서 되게 창피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 신율: 그러니까 결국 테러가 극우주의에게 하나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런 건데요.

◆ 박언영: 아무래도 영향이 되겠죠.

◇ 신율: 그런데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회적 포용력이 증대된 프랑스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우리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언영: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파리 현지 한인신문 ‘파리지성’의 박언영 편집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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