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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발굴, 개성 만월대서 금속활자 등 국보급 유물 출토" -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관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2-02 10:41  | 조회 : 4460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남북공동발굴, 개성 만월대서 금속활자 등 국보급 유물 출토" -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관장



앵커:
오늘 이슈점검은 시조 한 수 읊으면서 시작하겠습니다.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은 운수에 달려있으니, 만월대도 잡초로 가득하구나’ 고려 말 문인이죠. 원천석의 회고가 일부입니다. 잡초로 가득했던 그 만월대에서 남북역사학자들이 가치를 메길 수 없는 유물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3500여 점의 유물과 금속활자, 어떤 의미들이 있는지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의 황평우 관장과 전화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관장(이하 황평우):
네, 안녕하세요.

앵커:
개성이 고려의 수도였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수도권 투데이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이번에 벌써 7차 남북공동발굴조사가 이루어져서, 이번에 여태까지 냈던 성과 중에서 가장 큰 성과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황평우:
네, 맞습니다. 기존에 6차까지 했는데요. 6차까지는 두 달씩밖에 발굴을 못했어요. 그런데 두 달씩 하다보면 가서 준비하고, 돌아와서 자료정리 하다보니까 실제 발굴은 얼마 안 되었죠. 그런데 이번 7차 때는 남북이 합의해서 북쪽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통 크게 하자’, 그래서 6개월간 하다보니까 가서 준비하고 나오는 시간 빼더라도 충분한 기간 동안 발굴조사를 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이번에 아주 중요한 여러 가지 유물이 나왔는데, 갑옷이나 바둑알도 나왔고, 앞서 3천 5백여 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19종의 궁궐건물지를 다 발굴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추가로 계속 발굴하겠지만, 웬만한 만월대 고려궁궐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고요. 특히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고려시대 활자, 이건 사실로 판명이 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활자가 되는 거죠.

앵커:
그게 가장 주목받는 이유가 세계최초일 수 있기 때문이죠?

황평우:
네, 그렇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만든 게, 1370년생인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 분이 열심히 활동할 때가 1440년대고, 처음 성경을 찍은 게 1452년이거든요. 우리나라 조선으로 보면 성종 때예요. 그러니까 1316년에 홍건적이 고려에 쳐들어와서 개성 궁궐에 불이 난 것이거든요. 그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면 적어도 구텐베르크 활자보다 100년 전이라는 이야기가 되는 거죠.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 되죠.

앵커:
구텐베르크의 성서도 있지만, 우리 직지심체요절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공인받지 않았습니까?

황평우:
그렇죠. 직지심체요절도 활자로 출판한 것으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을 받았는데요. 문제는 활자가 어디 있었냐는 거죠. 책은 많습니다. 우리나라 목판인쇄 같은 경우는 무구중경대다라니경 같은 경우는 700년대에 나온 것이거든요. 전 세계에서 이렇게 빨리 나온 것이 없고요. 전 세계에서 한반도는 인쇄의 나라라고 보면 되는데요. 그런데 활자가 남아있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목판본이건 철판본이건 원본 활자가 어디 있냐고 이야기하면 우리가 좀 답답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활자가 나온 것이니까, 이제 인쇄본과 활자가 동시에 나왔으니까, 이런 경우는 세계적으로 아주 희귀한 경우가 되겠죠.

앵커:
그렇군요. 이제 진위검증 작업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이게 사실로 확인된다면 엄청난 거네요?

황평우:
그렇죠. 일단 이렇게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그 전에 우리가 증도가좌라고 논란이 조금 있었죠? 증도가좌라고 구텐베르크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고 해서 논란이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런 겁니다. 출토지가 정확하게 나온 문화재 같은 경우는 거의 100% 신뢰를 받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지금까지 활자가 위작이다 아니다 논란이 있었던 것은 정확하게 출토지를 몰랐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이건 남북이 인정하는 개성 만월대 궁궐터에서 정문에서 255m 떨어진 활자공방권역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건 위작이 있을 수 없는 경우거든요. 누가 만에 하나 땅 속에 묻어놓았다? 그건 전혀 그럴 수 없을 것이고요. 문화재가 땅 속에서 출토된 것은 그만큼 신빙성이 높고요. 또 비파괴 검사나 여러 가지 성분 검사를 하게 되면 아마 명쾌하게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에 56년대에 만월대에서 처음 출토된 금속활자 이후로 또 두 번째로 나온 거죠?

황평우:
그렇죠.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고려활자가 북한 중앙역사박물관에 하나가 있습니다. ‘전’자가 있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 ‘복’자 활자가 하나 있는데요. 지금 이 두 활자는 약간 마모가 심한 편인데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활자, ‘전’자인데요. 전이할 전자에 왼쪽 변에 계집녀 변이라고도 하고, 모방할 때 방이라고도 하는데요. 일단 우리는 전 자라고 보는데요. 이 전 자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완벽하게 보고 있어요. 이 크기가 1.36cm고 두께는 0.6mm니까 우리 손톱만하다고 봐야 해요. 그러니까 정중하게 활자가 나온 거죠.

앵커:
그렇군요. 우리가 알고 있는 팔만대장경 같은 경우도 목판활자지만 굉장히 정교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비교해봤을 때 어떻습니까?

황평우:
그렇죠. 제가 아직까지는 사진으로만 봤는데요. 사진으로 봐도 이런 면이 있습니다. 이번에 출토된 것은 국가기관에서 만든 공방에서 나온 것이고요. 팔만대장경이나 다모지 활자 같은 경우는 사설기관이라고 봐야겠죠. 그러니까 국가공식기관과 사찰은 규모나 격이 다를 수 있겠지만, 또 팔만대장경은 사설기관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게, 국가가 직접 인력이나 예산이나 공예인을 투입해서 만들었다면 국가가 만든 것이랑 똑같을 수 있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팔만대장경, 그리고 이번에 나온 고려활자, 또 증도가좌, 이런 것을 합치면 굉장히 우수한 금속활자, 목판활자가 되겠죠.

앵커:
남과 북이 같이 발굴조사를 하잖아요? 남북 경색 국면에서도 남과 북의 발굴조사는 어지간하면 진행되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황평우:
이런 겁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북한이 여러 가지 이유로 민간교류, 그 중에서 역사 문화 교류는 하기로 했었는데 중단이 되었거든요. 제가 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홍일표 장관께서 청와대에 계실 때 각계 전문가들 회의를 소집해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방법에 어떤 것이 있을까 했을 때, 저희들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문화와 역사로 풀어나가자, 그래서 저도 건의 한 게 남과 북이 공동으로 학술조사 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하자,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뭐 제가 이야기해서 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랬을 때 북쪽에서도 다른 교류는 모르겠지만 문화와 역사 교류는 기존에 두 달씩 하던 것을 6개월을 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정치나 군사나 이데올로기 보다는 남북이 정말 동질성을 찾을 수 있고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역사 문화 아니냐? 북측도 인정했고 남측도 인정한, 그런 좋은 경우가 되겠죠.

앵커:
그렇다면 지난 8.25합의 이후에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하고, 점진적인 남북 화해분위기가 잡히고 있는데요. 이번 성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네요?

황평우: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보는데요. 역사 문화와 이런 이산가족을 통해서 조금 더 다른 분야, 예를 들어서 정치나 정책이나 군사, 여러 가지로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지금 이 발굴이 2006년부터 10년 간 했기 때문에 사업이 완료되고 난 다음에 내년부터는 다시 절차를 밟아서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아마 제 생각에는 우리 발굴단이 개성에 상주하면서 직접 발굴을 하면 조금 더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겠느냐? 지금 국제전화로 어렵게 이야기하는 것 보다, 발굴단이 상주했을 때 서로 남북이 학술대회도 하고, 조사를 해서 유네스코나 이런 곳에서 발굴을 하면 점점 공인을 받게 되겠죠. 이게 남북 간의 작업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아야 하거든요. 그러면 남북이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유네스코에서 할 수 있죠.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활자학자들이나 금속, 목판 학자들, 문서 학자들이 모여서 한다면, 이건 전 세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거죠.

앵커:
네, 이 부분은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봄직한 부분인 것 같네요.

황평우:
제 생각으로는 이 문제만큼은 남북이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분위기가 그렇게 감지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출토된 3천 5백여 점의 유물들은 남북이 함께 관리하게 되는 건가요?

황평우: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사실 남과 북이 누가 보관 하냐? 이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도 통 크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북쪽에 있든 남쪽에 있든 다 우리나라 것이지 않습니까? 모든 매장문화제 법이 모든 문화재는 출토지에 둔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 두는 것이고요. 다만 우리가 이 자료를 가지고 와서 인쇄하고 자료조사하고 연구하는 기능은 사실 저희들이 훨씬 더 뛰어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모든 자료와 연구를 다 가져와서 한국에서 연구하고 발표하고 책자로 만들어내고 하는 것은 우리가 할 것이거든요. 그런데 보관은 일단 북한에서 해야 하고요. 물론 교환전시는 해야 되겠죠. 2000년대 초반에 북한 문화재 국보가 남한에 와서 전시를 한 적이 있거든요. 이런 문제도 특별전, 예를 들어서 개성 만월대 발굴 10주년 기념 특별전을 남과 북이 동시에 교환전시를 한다면 아주 좋은 문화 교류가 되는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잡초 가득했다는 만월대에서 의미 있는 문화재들이 출토되어서 참 반가웠습니다. 지금까지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의 황평우 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황평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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