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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부탄가스 중학생, 변화 가능. 처벌보다 교육-상담필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9-03 10:14  | 조회 : 3865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9월 3일(목요일)
□ 출연자 : 이수정 경기대 심리학과 교수


- 부탄가스 중학생, 인격장애로 진단하긴 일러
- 범행영상 올리고 댓글로 존재감 확인
- 학교 부적응이 울분으로 쌓여... 화풀이성 돌발행위
- 전학 간 학교 부적응, 피해 받았다 생각.. 보복심리 불러
- 학교가 좀 더 적극적, 전문적 도움 제공했더라면...
- 부모의 애착 회복 노력있었다면... 안타까워
- 음란물처럼 폭발물, 폭탄제조도 검색어 제한 시켜야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자신이 다니던 중학교 교실에 부탄가스를 폭발시킨 사고가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교실이 처참하게 폭파되었는데요. 이전에도 칼로 사람을 찌르려다 실패했고, 이번 부탄가스 폭발 이후에도 자신이 다니고 있는 중학교를 상대로 2차 범행을 계획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이 소년과 관련된 뉴스를 보면서 참 나쁜 일이지만 또 아픈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와 살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이수정 경기대 심리학과 교수(이하 이수정):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이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이 모 군의 나이, 그리고 범행 장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이수정: 글쎄요. 학교에서 이런 폭발사고가 일어 난 것, 그것도 15살짜리 중학생에 의해서 일어난 사고는 최초가 아닌가 싶고요. 그러다보니까 학교에 불만을 가진 아이들은 많은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 앞서는 것이 현실적인 고민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네, 지금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당 학생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도 다른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는데, ‘친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해서 반사회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지금 이 모군의 심리상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이수정: 글쎄요. 학교를 전학가면서, 그 전에는 적응을 잘 했던 아이인데 전학을 간 학교에서는 적응을 못해서, 결국 학교 부적응이 이런 문제를 일으킨 것 같고요. 그리고는 지금 그러다보니까 옮겨간 학교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소한 품행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아마도 품행 장애 정도의 진단이 내려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 15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이기 때문에, 소위 어른들한테나 진단을 내리는 인격 장애로 볼 수가 있는가? 이런 부분에서는 아직 이견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본인은 아직 정체감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기이다 보니까 자아에 대한 관념이, 있는 그대로 객관적인 평가에 준하기 보다는 뭔가 과대 망상적 사고를 한다거나, 영웅이 된다고 한다거나, 그런 부분은 틀림없이 있어 보입니다.

◇ 김우성: 그렇다면 범죄를 저지른 이 학생은 미리 단서를 알 수 있었다고 봐도 될까요?

◆ 이수정: 전학을 간 강남권 학교에서는 학교 내에서도 문제를 지속적으로 일으켰고, 그래서 결국 학교 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을 하셨던 것으로 보여서, 아마 어른들끼리는 뭔가 발달상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판단을 했던 것 같고요. 학교에서 부적응이 있다 보니까 존재감이 없었던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도 말도 안 걸고, 선생님들에게 인정도 못 받고, 이러다보니까 본인이 일종의 박해받고 피해를 받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울분이 쌓여있던 것 같거든요. 그게 제대로 해소가 안 되고 이런 반사회적인 방법을 통해서 분출된 사건이 아닌가, 일종의 화풀이성 돌발행위 같은 것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 아닌가? 이런 추정을 해보게 되죠.

◇ 김우성: 화풀이성으로 친사회적이지 못해서 벌어진 일들, 그런데 사실 이 행동만 보면 굉장한 흉악 범죄입니다. 화염방사기를 만들기도 했고요. ‘사람을 찌르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행동의 동기, 어떤 마음이 있기에 이렇게 했다고 볼 수 있습니까?

◆ 이수정: 그러니까 학교에 대한 적대감도 굉장히 심했던 것 같고요. 학교가 결국은 자기를 이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것 같고, 그리고 친구들에 대해서도 유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공격성 같은 것이 증가하죠. 아무래도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보복을 하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그래서 결국에는 사람도 찌르고 싶다. 이렇게 호소했던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 김우성: 네, 원인과 결과를 조금 더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어른들의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게 교실에서 부탄가스에 불을 붙이는 장면이나 폭발로 아이들이 대피하는 장면을 직접 찍어서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조승희처럼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이런 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심리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이수정: 네, 일종의 영웅심리, 본인도 과대망상이 좀 있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남들보다 조금 더 위대한 사람,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아마도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요. 그런 연유는 아마도 본의 아니게 전학을 가게 되면서 존재감이 없어지면서 결국 욕구불만이 쌓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인터넷에 이런 센세이셔널한 영상을 올리니까 지금까지 말도 걸어주지 않던 사람들이 댓글도 올리고 질문도 하고, 계속 거기에 호응하면서 자기가 얻고자했던 존재감의 확인은 충분히 인정을 받았던 것이 아닌가, 그래서 결국 그와 같은 댓글이나 동영상이 나중에 재판을 받을 때 증거가 될 것이거든요. 그래서 자기에게 불리하게 이용이 될 거라는 사실 조차도 인식을 하지 못 할 정도로 아직 생각이 미성숙했던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게 되죠.

◇ 김우성: 얼마 전 미국에서도 생방송 중에 기자를 총으로 쏜, 또 그걸 찍어서 올린 행동도 있었습니다. 이런 유의 범죄, 즉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인정받기 위해서 벌이는 범죄, 우리가 미리 알거나 대처할 방안은 없나요?

◆ 이수정: 보통 보면 어느 사건, 거대한 사건이 갑자기 터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리 사소한 사건들이 계속 연장선상에 있다가 결국 이런 사건이 터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학교에서는 이 아이의 문제행동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고요. 그러면 뭔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이 아이가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수 없었나? 이런 부분이 지금도 너무나 아쉬움으로 남는 점이고요. 더군다나 부모님이 이 아이의 문제를 알았다면 조금 더 이 아이의 고민을 심도 있게 살펴보시고, 사라져버린 애착을 다시 회복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해보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죠.

◇ 김우성: 네, 사라져버린 애착을 다시 회복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참 안타까운 게 이 군이 직접 학교에 상담을 수차례 신청했고요. 어머니와 함께 종합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데요. 인과론적으로 봤을 때, 자라난 환경이나 이런 부분이 클까요? 아니면 선천적으로 이런 경향이 있었다고 봐야 할까요?

◆ 이수정: 서구사회에서는 타고난 기질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동양권에서는 그와 같은 생각만을 수긍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에 상호작용이 존재하고요. 충동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고, 자존감이 과잉으로 있는 친구들 같은 경우에, 환경이 결핍되어서 그런 욕구가 제대로 충족이 안 되면 지금처럼 돌발행위를 한다고 많이들 이야기하시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이 친구의 여러 가지 욕구불만을 친사회적인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없었겠는가? 그런 것이 안타깝고,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일정 시간을 넘어서면 사실 그 다음에는 돌이키기 어렵게 된다고 합니다. 성격적인 문제가 이미 발생해버리면, 그것이 아마도 단순한 일회성 내지는 단기 상담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우성: 네, 일단 오늘 구속여부가 결정되는데요. 이 군에게 심리 상담이나 치료, 이런 것도 제공될 것 같습니다. 이 아이가 이런 치료나 상담을 통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여전히 여지가 있다고 보입니다. 아직은 15살밖에 되지 않았고요. 성격이 완전히 형성된 단계가 아닙니다. 앞으로도 거의 5년에서 7년 정도는 충분한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연령대이기 때문에 처벌만 내릴 것이 아니고 조금 더 교육과 상담이 집중적으로 제공된다면 이 아이도 얼마든지 정상적인 성인으로 자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김우성: 어른들의 책임이 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이번 사건, 인터넷을 통해서 폭탄제조라든가 범행수법을 배웠습니다. 어른들이 방치했거나 이런 아이들에게 인터넷이라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네, 지금 인터넷상에 음란물뿐만 아니라 폭력적인 것들도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사실 음란물만 검색어를 제재할 것이 아니고 지금처럼 위험한 물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단속을 하고 제재하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우성: 네, 보스턴 폭탄테러도 그렇고요. 인터넷이라는 것이 이기(利器)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끔찍한 범죄의 교과서가 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끝으로 이 군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 이수정: 교육현장이 너무나 경쟁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결국 정체감 혼란으로 빠져서 이런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요. 너무 안타까운 부분은 교육현장에서 이런 아이들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아이들이 결코 학교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껴안아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김우성: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수정: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이수정 경기대 심리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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