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신율 / PD: 서지훈 / 작가: 강정연, 임은규 / 유튜브AD: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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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중심이었던 지중해, 죽음의 바다 된 까닭은?”-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4-23 21:10  | 조회 : 4993 
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
“문명의 중심이었던 지중해, 죽음의 바다 된 까닭은?”-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4/23 (목)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원래는 아주 아름다운 바다죠. 지중해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바로 난민선 때문입니다. 올 들어 지중해를 건너다가 사망한 난민만 해도 1,700명을 넘어섰다. 이게 굉장히 슬픈 뉴스인데요. 지중해를 건너서 유럽을 건너는 난민선을 타야만 하는 이 사람들.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고 있는 그들의 사정. 그리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의 서정민 교수 전화로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이하 서정민): 안녕하세요.

◇최영일: 지중해를 건너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 주로 어느 지역 출신들인가요?

◆서정민: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 주민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지난 해 기준으로 본다면, 시리아 사람들이 6만 7천 명. 에리트레아 사람들이 3만 4천 명. 그리고 아프리카 전반적으로 2만 6천 명 정도로 유럽으로 향했고요. 이 외에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팔레스타인 이쪽 중동 사람들이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최영일: 지금 말씀하신 이 규모가 일 년 간 탈출한 사람들 수인가요?

◆서정민: 예. 그렇습니다. 합계가 22만 명 정도 됩니다.

◇최영일: 아. 1년 사이에. 중동,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서정민: 예. 그 가운데 지난해 전복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가 약 3,200명 정도 되고요. 그 다음에 더욱 더 문제는요. 현재 리비아에서 밀항을 대기하는 사람들, 난민의 수가 100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 중에 상당수가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 5월부터 시작해서 여름에 가장 많이 유럽으로 향합니다. 따라서 올 여름에 더 심각한 사고가 많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영일: 저희가 그냥 뉴스로 접하기는 어쩌다가 오가는 난민선이, 어쩌다가 전복되는 것인가. 이렇게 생각했는데. 백만 명이 대기 중이라면 전쟁 상황이네요.

◆서정민: 네. 그렇습니다.

◇최영일: 주로 어떤 경로를 거쳐서, 어떤 방법으로 난민선에 오르게 되나요?

◆서정민: 아프리카,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길은 세 가지 루트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모로코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모로코의 멜리야라는 곳에서 스페인 말라가로 가는 루트가 있고요. 또 시리아를 떠나서 터키를 거쳐서 에게 해를 지나서 그리스로 가는 방법이 있고요. 그 중에서도 가장, 세 번째 방법이 선호되고 있는 부분인데요. 리비아 항구 트리폴리를 떠나서 이탈리아의 람페두사 섬으로 가는 방법인데요. 최단 루트입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거리가 짧으니까.

◆서정민: 트리폴리에서 람페두사 섬까지 약 220km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요. 동력선으로 하루 이내에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리고요.

◇최영일: 리비아를 탈출해서 이탈리아로.

◆서정민: 이들 난민들이 대부분 수 천 km를 이동해서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쨌든 반나절이면 갈 수 있는 트리폴리를, 리비아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이게 이탈리아 남단의 람페두사 섬은 지난해에 방한했던 프란체스코 교황이 취임 후에 처음 방문했던 지역이기도 한데요. 그 때문에 난민촌이 활성화 돼있는 거군요. 그러면 지금 전해지는 안타까운 뉴스 속에서, 난민선 안의 상황이 21세기라고 보기에는 정말 끔찍할 정도로 노예선이다. 이런 표현도 나오던데요. 상태가 매우 열악하고 승선인원 초과는 너무 일상다반사라고 하는데. 어떤 지경입니까?

◆서정민: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안전 수칙은 없습니다. 난민선을 타는 사람들은 짐으로 간주가 되고요. 그래서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서 개인짐, 큰 가방 같은 것은 다 압수당하게 되고요. 먹을 것이나 물병조차도 휴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상당히 다반사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난민선을 관리하는 범죄 조직들이 상당히 강압적으로 난민들을 관리하고요. 말을 안 들으면 바다에 밀어버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피부색에 따라서, 흑인들은 아래쪽 짐칸에 싣고, 좀 유색인종, 돈을 좀 많이 낸 사람들은 갑판 쪽에 싣기 때문에. 만약에 사고가 발생하게 될 경우 구조될 수 있는 사람들은 바깥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대부분 구조된 사람들이 중동 출신입니다. 아프리카 흑인들 보다는 돈을 더 많이 낸 사람들이 구조되는. 좀 마음이 아픈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영일: 지금 말씀 주신 범죄조직이 일종의 난민 브로커들 역할을 하면서, 또 이 난민들에게 없는 살림에 도망을 가는데 돈을 뜯어내는 거겠죠? 난민들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돈을 버는 이 조직도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이 시리아, 예를 들어서 아까 말씀 주신 여러 나라 중에 자국 상황이 어떻기에 이렇게 전쟁 통처럼 난민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지중해를 건너는 겁니까?

◆서정민: 시리아는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내전 상태인데요. 이것이 단순한 내전이 아닙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내전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특히 이 반군 지역을 이슬람 과격세력인 이슬람 국가, 즉 IS가 장악을 하고요. 지금 최근에 가장 테러를 많이 일으키는 집단이죠. 그런데 이 IS가 외국인들 참수하고 화형 시키는 것은, 우리 언론에 좀 나오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이보다 한 2천 배 많은 정도의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어요. 이 IS는 이슬람 조직임에도 불구하고요, 다른 이슬람 신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통치에 거부하게 되면 그냥 참수해 버립니다. 그러니까 IS나 강력한 이슬람 통치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시리아에서 남아서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시리아 사람들이 지금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국을 떠나고 있고요. 현재 레바논, 터키, 요르단에 시리아 난민이 3백만 명 나와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상당수가 유럽으로 가기를 상당히 원하고 있습니다.

◇최영일: 아니 지금 서 교수님 말씀대로라면, 우리가 서방세계 기자가 인질로 잡혀서, 예를 들어서 다섯 명이 참수 됐다, 총살 됐다. 이런 소식이 전해오고 동영상이 또 공개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2천 배라고 말씀하시면 사실 시리아의 국민들은 만 명 가까이가 학살되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거죠?

◆서정민: 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재까지 참수된 외국인 숫자가 8명입니다. 그리고 시리아 내부에 있는 다른 무슬림들이 사망한 경우가 1만 7천 명 정도 됩니다. 거의 2천 배가 되죠.

◇최영일: 그렇군요. 이것을 우리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군요. 그 정도 학살 상황이면 백만 명이든, 3백만 명이든 탈출하려고 아비규환인 것은 맞을 것 같은데요. 아까 말씀하셨던 수많은 난민들이 발생하고 있는 또 다른 나라 중에, 이 에리트레아. 나라 이름도 좀 생소한데요. 청취자들께 어떤 나라고 어떤 상황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서정민: 네. 에리트리아라는 나라는 아프리카 동북부, 즉 아프리카의 뿔이라는 좀 튀어나와 있는 지역에 있는 나라고요. 수단과 에티오피아 사이에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곳에도 지금 30년 동안 내전이 지속되고 있어요. 여기에 가뭄 이런 것들까지 겹치면서 물 부족입니다. 사람들이 마실 물이 없어서 탈출하고 있는 거고요. 지금 에리트리아의 사막 지역에서는 물이 금보다 비싸고 귀하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살 수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상당수 사막에 거주하고 있던 유목민들이 나라를 버리고 주변 국가를 통해서 리비아로 몰려들고 있고요. 리비아를 통해서 유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최영일: 그러니까 리비아의 트리폴리 항에서 마구 밀항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리비아는 우리가 중동 붐이 일었을 때 카다피라고 하는 독재자가 통치하고 있는 나라로 익숙한 나라 아닙니까? 그런데 여기도 카다피가 사망한 이후, 불안한 정치 상황이 난민 문제에 한 몫을 거들고 있는 것 같은데요. 리비아 상황은 어떻습니까?

◆서정민: 예. 2011년 초에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고요. 또 단기적인 내전이 발생했고요. 결국은 카다피가 사살되면서 반군이 승리를 했습니다. 그러나 4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출범을 제대로 못하고 있고요. 지금 수십 개 부족이 난립해서 자신들의 이권과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서 서로 충돌을 하고 있고요. 정부도 두 정부가 들어서 있습니다. 동부에도 정부가 하나 들어서 있고요, 서쪽에도 정부가 하나 들어서 있어서. 한 마디로 말씀 드리면 제 2의 내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싶고요. 이 같은 정치 공백, 혼란 상황에서 IS 테러 세력이 지금 리비아에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서부로 나아가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이집트 기독교인 21명을 동시에 참수하는 사건도 있었고요. 또 며칠 전에는 에티오피아 기독교인 31명을 참수하고 총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을 정도로.

◇최영일: 맞습니다. 외신으로 나왔죠.

◆서정민: 그렇습니다. 그 정도로 무법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요. 리비아로 많은 난민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저도 리비아를 여러 차례 가봤습니다만. 도로가 지나는 곳에는 검문소가 있습니다만, 그 이외 지역은 철조망이나 철책 같은 게 없어요. 그냥 국경이 완전 뚫려있기 때문에, 난민들이 계속해서 쉽게 몰려들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돼버렸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그럼 지금 말씀 주신 대로 내전 때문에, 또 정국 불안 때문에, 마실 물이 없어서, 학살의 공포. 탈출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결국은 탈출해서 어디서 어떻게 정착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난민선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는 이 사람들. 이들의 목적지, 또 그들의 삶의 목적. 이런 것들은 좀 어떻게 이어지고 있나요?

◆서정민: 저도 리비아에 갔을 때 난민들을 많이 만났었습니다. 유럽으로 가기를 기다리는 난민들을 만나고, 제가 인터뷰를 했을 때는 대부분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나라들은 북유럽 국가들입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라든가, 이 쪽 지역을 많이 가고 싶어 하는데요.

◇최영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등해서.

◆서정민: 예. 그런데 좀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 난민 조약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만들어진 조약이 하나 있는데요. 난민은 최초에 도착한 나라에서만 망명을 신청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더블린 규정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실제로는 북부 지역으로 가고 싶습니다만, 남부 유럽의 국가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에 상당 시간 머물러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최영일: 이게 루트가 쉽지 않군요. 그러면 이렇게 난민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연결이 돼서 유럽으로 넘어온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럼 유럽이 지금 EU가 있는데. 이 EU는 난민들에 대한 대책을 만들고 있습니까?

◆서정민: 예. 현재까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더블린 규정 때문에, 난민들이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밀집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초에 도착한 국가에서만 망명과 난민 지위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예요. 그래서 이탈리아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17만 명이 들어왔어요. 따라서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게 너무 과중한 부담을 지울 수가 없고, 또 이탈리아도 이에 대해서 상당히 불만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가 난민 관련해서 순찰하는 그런 임무를 상당히 많이 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이 돈을 지원해 주지 않으면 자신들이 더 이상 할 수 없다. 이래서 순찰을 반으로 줄여버렸습니다. 지난해에. 이 때문에 이번에 구조가 어려웠었는데요. 이 때문에 유럽에서 내놓는 대책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난민이 발생하는 근거지를 자신들이 관리를 해보겠다. 즉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리비아에 우리가 전투 병력을 파견해야 한다. 리비아에서 난민선이 출발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게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주장입니다. 특히 리비아에 있는 난민 범죄조직들을 완전히 군사적으로 작전을 펼쳐서 소탕을 하고. 또 난민선으로 쓰이는 선박들을 파괴함으로써, 추가적으로 난민 발생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고요. 이 외에도 구조 작업이 국제 사회에 비난이 고조되면서, 구조 작업도 좀 더 확대하고 순찰 활동도 확대하겠다, 라는 대책도 내놓고 있습니다.

◇최영일: 예. 교수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서정민: 예.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 지중해 난민 상황 이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의 서정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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