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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 아베 향한 일침, 일본이 전향적 결과 냈으면..." -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3-10 10:47  | 조회 : 2687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광복 70주년, 일본의 역사왜곡.. 적극 대처 필요해" -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앵커:
<만나고 싶었습니다> 시간입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일본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과거사 정리가 화해를 위한 전제다, 독일은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했다'며 아베 정권을 향해 과거사를 직시하라, 일침을 가했습니다.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일본과 어떻게 다른지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자리였는데요. 광복 70주년이 되는 올해, 오늘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독립기념관 10대 관장이면서 첫 여성 관장이기도 한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윤주경 독립기념관장(이하 윤주경):
네, 안녕하세요.

앵커:
독립기념관이 올해로 개관 28주년인데요. 관장님은 취임한 지 얼마나 되셨나요?

윤주경:
6개월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앵커:
관장직을 맡기 전에 밖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떤 것이 가장 다르던가요?

윤주경:
제가 독립기념관 관장직에 임하면서, 제가 우리나라의 소홀해지는 애국심에 대해서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는데, 막상 독립기념관 관장이 되고 보니까 우리 독립기념관이 국민의 관심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곳이고, 또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는 생각에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한번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앵커:
첫 여성 관장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윤주경:
저는 첫 여성이라는 것으로 주목받고 싶지 않고요. 정말 우리 국민의 관심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독립기념관의 구성원으로 주목받고 싶습니다.

앵커:
청취자 분들 가운데 아는 분도 계시겠지만, 윤 관장께서는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이신데 부담스럽진 않으신가요?

윤주경:
부담스럽죠. 어려서부터 윤봉길 의사의 손녀이기 때문에 조금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저에게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많았는데요. 그게 제가 살아가는 데에 많은 도움도 되었지만 어렵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 자리에 와서 보니까 제 작은 말 실수라든지, 행동의 실수가 할아버지의 명예에 누가 될 수도 있고, 또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에게도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앵커:
그 부담감을 잘 이겨내셨네요.

윤주경: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초등학교 때 역사를 배우면 할아버지 이름이 책에 나왔을텐데, 그럴 때 어떠셨나요? 친구들이 쳐다보고 했을 거 같은데요.

윤주경:
제가 다닐 때는 교과서에 나오지 않았었고요. 단지 제가 주목을 받은 것은 초등학교 때 기성회비를 내야 했잖아요. 그러면 제가 그 기성회비를 못 낼 때, 왜 못내느냐 하면 '제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인데 증명서를 가져오겠다'고 할 때 제가 독립운동가 후손인게 드러났고요. 친구들은 마냥 신기해 하기도 했죠.

앵커:
그렇군요. 앞서 잠깐 이야기 했습니다만 독일 메르켈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과거를 직시하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어떻게 들으셨나요?

윤주경:
저는 예전부터 그랬지만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우리에게 사과하는 것이 진정 일본의 자존심을 세우는 길이고, 그것이 일본이 정말 세계 선진국으로서 다시한번 거듭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말에 일본이 전향적인 결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윤 관장께서 취임한 이후 많은 분들이 ‘소통이 강화됐다’는 이야길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올까요?

윤주경:
제가 저희 직원들과 만나는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도 했고, 또 우리 기념관 식구들이 저를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그런 말씀이 나오지 않나 싶고요. 또 저희 기념관에서 있는 학술회의나 외부의 학술회의, 또 무슨 행사 같은 것에 열심히 참여하려고 하는데요. 그것이 소통의 방법으로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아직도 다 갖추지 못한 부족함을 채우는 과정이었는데, 좋게 봐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학술대회 행사장도 많이 찾으신다고 하셨는데, 학교다닐 때 역사 공부 많이 하셨어요?

윤주경:
저희는 그 때 거의 외우라는 것 외는 것이 역사교육이었잖아요? 그래서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할 겨를은 없었고, 단지 그래도 우리는 참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졌구나 하는 생각은 많이 하면서 컸던 것 같아요.

앵커:
올해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독립기념관장 입장에서는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특별할 것 같은데요?

윤주경:
그렇죠. 우리가 누리는 대한민국이 아주 쉽게, 원래부터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정말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서 만주나 연해주 같은 곳에서 우리가 지금 느끼는 추위보다 훨씬 극심한 곳에서 독립의 의지를 가지고 헌신하셨던 분들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그리고 정말 내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우리 국민이 함께 공감하셨으면 좋겠고, 또 1945년 8월 15일, 우리가 남한도 북한도 없었던 그 날의 기쁨을 올해는 되새기는, 그래서 미래를 여는 힘이 되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올해 독립기념관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뭔가요?

윤주경:
저희가 이번에 독립운동가 인명사전 편찬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독립운동가 인명사전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올해부터 시작해서 5개년 개획으로, 지금까지 서훈된 1만4천명 독립운동가의 생애를 독립 활동을 학술적으로 정리해서, 대한민국의 정신적 토대를 굳건히 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고요. 또 이것이 친일인명사전을 하면 볼 때마다 크게 부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는데, 독립운동가 인명사전은 펼치는 곳 마다 기려야 하는 분을 만나게 됨으로서 긍정적인 힘을 만들어 냄으로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국민통합의 길을 여는데에 또 하나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앵커:
우리가 그동안 독립운동가 인명사전이 없었나요?

윤주경:
없었죠. 독립운동 서훈 기록은 있었지만, 그래서 이것이 친일인명사전과 함께 역사를 보는 과정에서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는 점도 한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떤 분들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나중에 친일로 바뀐 분들도 있지 않나요?

윤주경:
그걸 있는 그대로 기록함으로서 우리 다음 세대들이 또 한번 역사의 심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중국과의 공동 전시 프로젝트도 추진한다고요?

윤주경:
그렇죠. 저희가 남경 대학살 기념관과 중국 광저우에 있는 황포군관학교 기념관과의 특별전시를 계획하고 있죠.

앵커:
지난해 남경대학살 추모행사에 참석해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도 만났다고요?

윤주경:
만나서 악수를 한 것은 아니고요. 남경 대학살 박물관에 공식적으로 초대받아서 작년에 첫번째 국가기념일 행사였거든요. 그때 저희가 초청받은 만큼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시진핑 주석을 뵐 수 있었죠.

앵커:
올해 그 밖에 또 어떤 사업들 계획하고 계신가요?

윤주경:
올해부터 2022년까지 계속될 7개의 상설전시관 전시교체사업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요. 이 기본계획이 잘 되어야 다음에 전시관 교체가 한 관, 한 관 잘 될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 저희는 일제 침략주의의 만행을 기억하고, 독립운동가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공감한다는 것에서 기억과 공감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저희 독립운동이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이었다는 것을 세계와 함께 공감하려는 의도에서, 공감과 평화라는 주제로 기본계획을 수립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독립기념관이라고 하면 상징적인 건물이 겨레의 집인데, 지금까지는 그곳을 사무공간으로 쓰고 있었는데, 저희가 다목적 체험관을 건축해서 나감으로서, 그 공간을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휴식이 있고, 전시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리모델링 하려고 합니다.

앵커:
독립기념관 전시물은 정기적으로 바꿔줍니까?

윤주경:
거의 10년 주기로 바꿔 왔죠. 그게 딱 정해진 것은 아니고요. 예산을 주셔야 되는 거죠.

앵커:
일부에서는 굵직굵직한 사업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항일투쟁과정에서 희생된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점점 잊혀지는 것이 아쉽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이 부분도 생각해 보셨습니까?

윤주경:
그래서 이번 상설 전시 교체 때 그런 것을 많이 반영하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이름을 남기신 독립운동가 분들도 소중하게 기억해야겠지만, 사실은 이름 없이 스러져가신 분들, 그리고 이땅에서 독립의 의지를 놓지 않고, 이땅을 지켜낸 우리 어르신들 모두, 어떻게 하면 기억하고, 또 그것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떻게 자긍심을 줄 것인지,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 그리고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 분들도 그런 면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 0315번님이 문자를 주셨는데요. "윤봉길 의사 손녀가 독립기념관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자랑스럽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윤주경:
너무 감사합니다.

앵커:
새삼스런 얘기도 아닙니다만 친일파 후손들은 돈도 많고, 잘 사는데,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 바로잡을 순 없을까요?

윤주경:
저는 조금 전에 문자주신 분에게서 용기를 얻는데요. 저도 굉장히 갈등도 많고 했었는데요. 그리고 독립운동가 후손이라고 소개하면 되게 부담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도 많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굳이 나서고 싶지 않고, 숨고 싶어했던 적도 많았는데요. 제가 큰 다음에 어떤 분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은 너희 할아버지 같은 독립운동가 덕분'이라고, 그래서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살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제가 제 삶의 방법을 바꿨거든요. 숨기보다는 할 수 있는 역할이 잇으면 해 보자,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여러분들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어려운 말을 살고 계시는 분들을 만나면, 어렵다고 동정하시기 보다는 당신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님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대한민국에서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해 주시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시고, 저를 비롯해서 다른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더 많이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시는 것으로서 이런 현상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우리 역사를 바로 기록하고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윤봉길 의사의 독립운동 활동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알고 계실텐데요. 윤봉길 의사의 손녀로서 인간적 면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으시죠?

윤주경:
그렇죠. 24살의 정말 수줍은 청년이었죠. 할머니에게 들은 말에 의하면 눈도 한 번 마주치지 못하고 수줍어 하셨다고 해요.

앵커:
아, 내성적인 분이셨나요?

윤주경:
밖에서는 활동적이었는데 안에서는 그러셨다고 해요. 그리고 할아버지가 쓰신 편지를 보면 할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많죠. 마지막 유서를 보면 아들들에게는 병정이 되고, 나폴레옹, 에디슨, 맹자 같은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너희 어머니는 너희를 충분히 그렇게 길러주실 분이다. 이렇게 편지를 쓰셨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할머니가 농촌 일로 바쁘실 때 야학 같은 것에 나가시려면 한 팔에 아버지를 안고 나가서 가르치시기도 하셨데요. 그런 것을 보면 굉장히 수줍은 청년이었지만 애뜻한 사랑 같은 것이 느껴져요.

앵커:
그렇군요. 6066님, "독립기념관 많이 찾아갈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관람시간, 입장시간, 입장료 등이요." 이렇게 물어보셨는데, 입장료는 무료죠?

윤주경:
입장료는 없어요. 없고요. 천안역에서 10분에 한번씩 독립기념관에 오는 버스도 있고요. KTX 타고 내리셔도 약간 배차간격은 길지만 대중교통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앵커:
입장시간은 9시 30분에서 오후 5시 맞습니까?

윤주경:
네.

윤주경:
독립기념관은 우리 역사에 있어서 참 중요한 기관입니다만 예전보단 그 위상이 좀 위축된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가요?

윤주경:
우선 처음에 비해서 관람객 수가 많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만, 입장이 무료가 되면서 다시 늘어났습니다. 한 해 약 150만명정도의 관람객이 계시고요. 그리고 저희 독립기념관을 사랑해주시는 마음은 줄지 않았다고 보고, 저희 또한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하고, 사실 저희 기념관에 와 보시면, 초창기에는 판넬을 통해서 사실을 전하려는 것에 급급했던 반면에, 지금은 체험 위주의 전시로 바뀌었기 때문에, 다시 오시면 달라진 것도 확인 할 수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우리의 국력이라는 생각도 하실 것 같아요. 저희가 개관한지 28년이 되었는데, 28년의 세월이 우리 기념관 곳곳에 쌓였고, 또 자연환경도 정말 아름답거든요. 꼭 전시관을 보러 오시는 것만이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치유받고 위로 받고 싶으신 분도 저희 독립기념관을 찾아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앵커:
끝으로 청취자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시죠.

윤주경:
올해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것은 다른 말로 자기 역사에 대한 자긍심이 없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은 애국심의 바탕이고, 애국심은 우리 나라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거든요. 그리고 또 애국심은 우리가 미래를 열어가는 키워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 우리 대한민국에 살게 해 주신 선열들의 뜻을 기려서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대한민국을 물려줄지를 고민하고, 또 그것을 실현해서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독립기념관 윤주경 관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윤주경: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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