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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영화제, 많이 보러오세요<시네마인 뉴스> 오동진 영화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2-13 09:14  | 조회 : 6036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시네마 인 뉴스 : 오동진 영화평론가



앵커:
매주 금요일마다 여러분을 찾아가는 코너이죠. 오늘도 영화평론가의 대부, 오동진 평론가 나와 계십니다. 어서오세요.

오동진 영화평론가(이하 오동진):
네, 안녕하십니까? 제가 곧 뭘 합니다.

앵커:
아, 그러세요? 뭘 하세요?

오동진:
작은 영화제, 저는 부티끄 영화제라고 부르는데요. 편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고요. 그렇지만 알찬 작품들을 한 40편 가까이 모아서 서울에서 영화제를 합니다.

앵커:
40편이면 많은데요.

오동진:
구작이면 그냥 그런데요. 대부분 여러분이 처음 보시는 프리미엄 작품들을 뽑았습니다. 이름은 마리끌레르 영화제이고요. 올해가 네 번째입니다. 청담동에 청담 씨네시티 CGV라고 있습니다. 거기서 2월 26일부터 3월 4일까지, 7일간 열 예정입니다.

앵커:
이름이 마리끌레르 영화제요. 무슨 패션 행사 같아요.

오동진:
그렇죠. 패션지 마리끌레르라고 아실 겁니다. 이걸 우리말로 하면 철수, 영희, 뭐 이런 것이라고 하는데요. 유럽을 기반으로 한 잡지이고요. 국내에는 라이센스 잡지가 들어와 있는 거죠. 마리끌레르에서 이 영화제를 치를 수 있도록 조직과 예산을 지원하고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영화 작품들을 라인업하고, 영화제에 내용들을 채워서 같이 영화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게 패션 영화제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패션 영화는 한 편도 없고요. 다만 패션지가 하는만큼 패셔너블한 영화제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포스터도 조금 더 이쁘고요. 영화제를 치르는데 있어서도, 영화제가 사실 여러 가지 치장의 맛도 있거든요. 잘 가꾸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아무래도 패션지에 계시는 분들이 영화제를 함께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디자인 감각, 여러 가지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앞서 제가 부띠끄 영화제라고 제가 말씀드린 것도 그런 측면에서 개성있고, 아주 큐트한 측면이 있는 영화제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어떤 영화들이 그렇게 큐트하고 패셔너블한가요?

오동진:
사실은 저희 영화가 예를 들면 부산국제영화제는 300여편을 걸면서 백화점식으로 진행하잖아요. 그래서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통용되었던 영화들을 다 모아서 상영하니까 세계 영화계의 트렌드를 봐라, 이런 것인데요. 부천국제영화제는 대중영화, 장르영화를 다 모아놓은 것이고요.

앵커:
그건 판타스틱 영화제라고 하잖아요. 무서한 것, 공포, 이런 것 주로 하지 않나요?

오동진:
네, 그래서 이른바 장르 영화들, 액션, 이런 것들을 다 모아놓은 것이고요. 제천영화제는 음악영화만 모아놓은 것이죠. 그런데 제가 이 마리끌레르 영화제를 만들 때는 제가 어렸을 때, 이른바 시네필들, 영화광들이 조그만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 보고싶은 영화들을 가져와요. 그때만해도 참 조악했잖아요. 복사판, 해적판 비디오들이었는데요. 금가고, 비오고, 그런 것들을 가지고 와서, 한 4~5명이 모여서 자기가 가져온 것을 소개하고 보여주고, 이랬던 기억이 있었어요. 4편에서 6편을 한꺼번에 보는 거죠. 그렇게 영화 광들이 보고 싶은 영화들을 모아서 보았던 기억을 제가 잊을 수가 없었고요. 그렇다면 아직도 저와 같은 영화광들이 많이 계실 것 같고, 영화광들이 보고싶어한 영화들, 그것은 곧 내가 보고 싶어하는 영화들일 것이다. 그래서 시네필들을 위한 작은 영화제를 좀 만들자고 해서 만든 영화제가 마리끌레르 영화제입니다.

앵커:
그런데 장르마다 영화광들이 좋아하는 것이 다를 거 아니에요. 어떤 영화광은 이런 장르를 좋아하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오동진: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다소 오해하시는 것이, 영화 좀 봤네, 이런 사람들은 이른바 예술영화, 실험영화, 이런 것을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저희도 똑같습니다. 다만 각자 취향이 조금 다를 뿐이니까요. 이번 마리끌레르 영화제에서는 가능한 한 그 취향들을 공통으로 묵을 수 있는 작품들을 골랐죠. 예컨대 개막작인 <버드맨> 같은 경우에는 지금 아카데미 9개 부분에 올라와 있고요.

앵커:
그게 코메디 영화 아닌가요?

오동진:
코메디와 드라마가 다소 뒤섞여 있는데요. 코메디가 그냥 막 웃자는 코메디는 아니고요. 오히려 쓸쓸한 회한의 코메디이죠. 그러니까 예전에 버드맨이라는 슈퍼 히어로 영화가 있었던 거죠. 그런데 그 주인공을 맡았던 사람이 마이클 키튼이고요. 그런데 나이를 먹었어요. 나이가 60이 다 되어가고 있고, 그러니까 몸도 망가졌고, 예전처럼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을 할 수 없죠.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어느 날, 브로드웨이 무대에 자기가 연출하고 자기가 주연하는 정극을 한 편 올리는 거에요. 그러면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이나 베트맨 하던 배우가, 어느날 갑자기 한 20년 만에 나타나서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을 한다고 하니까, 조금 기대도 되지만, 대체적으로는 조소하는 분위기인 거죠. ‘그게 되겠어?’, ‘마지막에 별 짓을 다하는 구나’ 이런 분위기가 굉장히 많죠. 그런 이야기를 그려나간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한 영화배우가 퇴락하는 과정을 그리는 척 하지만, 사실은 인생의 뒤안길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성찰, 혜안, 이런 것들을 주려고 하는 작품이고요. 알리안드로 곤잘리스라는 멕시코 감독이 정말 얼마나 출중한 감독인가 하는 것을 다시한번 볼 수 있고요. 특히 여기서 주연을 맡았던 마이클 키튼은 예전에 베트맨 역을 했었거든요. 베트맨 역을 두 번 했고, 그 이후에 다른 베트맨들이 나왔는데요. 사실 마이클 키튼이 베트맨 역을 하다가 잘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도 이 영화에서의 역할을 하면서 자기 동일화가 강하게 작동했을 겁니다. 어쨌든 <버드맨>같은 영화는 영화란 과연 어떤 사람들의 창조적 예술혼과 그것과 더불어서 인생을 살아가려고 하는 투지와 이런 것들이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어서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영화제는 이런 <버드맨>을 포함해서, 폐막작으로 선정한 니콜 키드먼 주연의 <스트레인져 랜드>같은 작품, 아마 국내에서는 정보도 별로 없으실 것 같고요. 아마 이 영화제를 통해서 국내에 진입하고, 일반에 소개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굉장히 많은데요. 제가 사실 심혈을 기울여서 작품 라인업을 고르면서, 재작년에 <루인 데이빗을 찾아서>라는 음악영화에서 굉장히 열연을 펼쳤던, 오스카 아이작이란 남자배우가 있고요. 최근에 미국에서 대세 여배우로 통하는 제시카 체스테인이 나오는 <모스트 바이올런트 이어>라는 작품도 역시 가장 따끈따끈한 영화로 이번 영화제에서 소개될 것입니다. 아마 영화제에서 소개되고 한 두달 있다가 국내에 소개될 것 같은데요. 미국이 예를들면 <대부> 시리즈를 통해서 1940년대와 60년대에 이르는 여러 가지 미국자본주의 사회 이면에 조직폭력과 마피아, 그리고 여러 가지 어두운 그늘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요. 이 <모스트 바이올런트 이어>는 직역하면 ‘최악의 폭력적인 해’ 이런 것이지 않습니까? 1980년대가 배경이고요. 어떻게 보면 1980년대에도 한 가족이 어떻게 범죄의 길로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것이 과연 명확하게 구분되는 정의와 범죄의 사이인지, 그런 선악의 구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란 영화도 있고요. 레일라 하타민이라고 이란에서 가장 핫하고, 가장 뛰어난 여배우가 있는데요. 라는 영화로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레일라 하타민 주연의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시?> 이런 작품도 개봉되고,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저희 영화제에서 흑백판으로, 그러니까 마더의 그 어둡고 음습한 그 분위기가, 흑백판으로 보면 더할 것이다. 그래서 <마더>의 촬영 감독이 이걸 흑백으로 다시 뽑아냈고요. 그래서 저희 영화제에서 흑백판으로 다시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화제를 모았습니다만 개봉 과정에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던, 라스 폰트리엘 감독의 <님포매니악>, 원래 시중에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두시간씩 개봉이 되었었는데요. 저희는 러닝타임이 5시간 반입니다. 그러니까 감독판이죠. 이 5시간 반 짜리를 밤에 딱 한번만 틀게 되었습니다.

앵커:
밤 12시 부터인가요?

오동진:
그러려고 했는데요. 빚발치는 스텝들의 항의로 저희가 조금 땡겼습니다. 7시 반에 시작하고, 2시쯤 끝납니다. 그래도 제 고민은 중간에 인터미션을 한 번 줄까, 화장실도 가셔야 하고요. 5시간 반에 오랜만에 도전해 보시는 그런 열혈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편성했습니다. 예전에 부산영화제에서 패션 오브 나잇이라고 해서, 12시부터 6시까지 3편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3편을 연달아 보는 건데, 처음에는 관객이 꽉 찼다가 조금씩 나가죠. 그런 장면을 제가 인상적으로 기억하기 때문에, 저희가 이번 영화제에서 한번 해 볼까 합니다. 그 외에도 너무나 많은데요. 선댄스 작품인 <그런 날 사이에 어떤 날>, 이런 영화도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여서, 역시 할리우드나 선댄스나 한국이나 가족의 복원, 가족관계의 의미, 이런 것들을 되새기려고 하는 의지가 많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러브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온다고요?

오동진:
네, 저희가 초정했고요. 사실 이와이 슌지 감독이 두 가지의 측면이 있습니다. 뭐냐면 원래 자기의 전작인 <하나와 엘리스>라는 작품이 있는데, 이것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죠. 그런데 <하나와 엘리스 살인사건>이라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애니메이션이에요. 그래서 아주 특이한 작품이고요. 지금 한창 일본에서는 시사회를 하고 있고, 21일이 개봉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시기에 맞춰서 한국에서 자신의 신작을 소개하는 계기를 만들려고 했고요. 또 하나는 말씀하신 <러브레터>가 만들어진지 20년 되었습니다. 국내에는 그때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국내에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 한다, 만다, 그것 때문에 굉장히 논쟁이 많았고요. 그래서 거의 처음으로 풀린 영화가 <러브레터>였습니다. 나중에 <실낙원>도 풀리고 했습니다만, 단계적으로 푼다고 해서 극장은 풀고, TV는 안 풀고, 광고는 안풀고, 이렇게 일본 대중문화 개방정책에 따라서 원래 20년 전에 만들어졌던 <러브레터>가 우리에게는 조금 늦게 들어왔죠. 어쨌든 그 두가지 계기가 있어서 저희가 초대를 했는데요. 처음에 말씀드린 <하나와 엘리스 살인사건>이라는 신작은, 본인은 영화제에서 소개되길 원했으나, 이미 이 영화에 대한 권한을 한국의 모 회사가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의 모 회사와 협상을 하는데에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세 작품은 소개해드리지 못하지만, 이와이 슌지 작품 중에서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벰파이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와의 슌지가 뉴욕에서 찍은 영화인데요. 이 영화를 포함해서,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하나와 엘리스 살인사건>의 전작인 <하나와 엘리스>, 이렇게 3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마리끌레르 영화제가 지향하는 바는 일반인, 꼭 영화 매니아가 아니더라도요.

오동진:
그렇죠. 많은 사람들이 와서, 꼭 영화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모여서 같이 공감하고, 소통하고, 영화를 아주 펀한, 즐겁고 유쾌하고, 그러나 얻을 수 있는 감동은 다 가져가고, 그런 축약된 경험의 시간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영화제에서 '이 영화 괜찮겠네?' 이렇게 해서 몇 편을 모아서 보는 마음의 경험이 사실은 6개월이나 8개월, 올 한해를 살아가시는데 있어서, 굉장히 좋은 힐링의 단초가 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장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쨌든 마리클레르 영화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며칠부터라고 하셨죠?

오동진:
2월 26일부터 3월 4일까지이고요. 제가 정말 <더 홈즈 맨> 같은 영화도 말씀드렸어야 하고, <50년 간의 논쟁> 같은 지적인 다큐멘터리, 지금 아카데미에 올라 있는 <스틸 엘리스>, 이런 작품들도 다 여기서 상영됩니다.

앵커:
장소가 어디였죠?

오동진:
청담동 씨네시티 CGV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동진: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오동진 영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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