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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연속 출제오류 낸 수능,근본 원인과 대책은? -2005년 수능출제위원장 고려대 국어교육과 노명완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1-25 08:37  | 조회 : 3913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2 : 노명완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 2005년 수능출제위원장



앵커:
지난 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오류 논란이 제기됐었는데요. 어제, 오류 여부 심의 결과 영어 25번과 생명과학Ⅱ 8번이 복수 정답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능 출제오류를 책임지고 자진사퇴했는데요. 수능 오류, 왜 이런일이 계속 되는 걸까요? 2005년 수능출제위원장이였던 고려대 국어교육과 노명완 교수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 교수님 안녕하세요.

노명완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이하 노명완):
네, 안녕하세요.

앵커:
역대 수능오류, 많았죠. 그런데 오류가 생기는 원인, 근본적으로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노명완:
글쎄요. 말씀드리기가 조금 어렵네요. 그런데 두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첫째는 출제와 검토에서의 문제를 봐야겠죠. 출체와 검토를 더 잘했다면 아마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제도도 한 번 살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도 속에서 더 나은 방향을 찾는 것도 맞겠지만, 어쩌면 아예 근본적으로 현재의 제도를 다시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현재의 수능 제도는 1년에 단 한 차례, 그것도 단 한 기간에 치러지는 시험입니다. 이것이 과연 교육에서의 평가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앵커:
맞습니다. 저도 거기에는 동의를 하고요. 그래서 수능보다는 내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많이 나오죠. 그런데 지금 교수님께서 출제자의 능력과 검토문제,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 출제자 같은 경우에는 주로 교수님들이 출제하시지 않나요?

노명완:
네, 그렇습니다. 교수님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교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교사도 있어요.

앵커:
출제기간이 얼마 정도 되죠? 한 달 정도 되나요?

노명완:
출제기간은 한 달 하고 몇 주 더 됩니다. 그런데 그 반 정도는 출제된 문제를 인쇄하고, 이것을 학교 현장에 배포하는데에 쓰입니다. 그래서 실제 출제 기간은 한 보름 정도 됩니다. 그 보름 사이에 출제도 하고, 검토도 하는 일을 마쳐야 되겠죠. 어떻게 보면 짧다는 생각이 드는데, 현실이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교수 한 사람당 몇 개의 문제를 만듭니까?

노명완:
영역이나 과목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수는 있는데요. 보통 두 문제에서 세 문제를 출제합니다. 이 2~3문제가 적은 것 같지만, 사실은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린다면, 전문가들인 교수들 중심으로, 물론 교사도 출제를 합니다. 한 2~3개의 문제를 출제하면, 이걸 다 수합합니다. 그리고 함께 모여서 검토하는데, 이것이 굉장히 힘든 과정입니다. 애초에 출제된 문제가 전체 출제위원의 검토에서 무사히 넘어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상당히 많은 것이 내려집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숱한 상처를 입고 수정되고 수정되어서 겨우 살아남는 것입니다. 그렇게 힘든 것이 출제입니다. 그래서 출제위원들은 이 15일 정도의 출제기간을 지옥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앵커:
문제는 교수들이, 저도 학교에 있습니다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우리가 잘 모르잖아요. 예를 들면 교수들이 해당 전문 지식을 가지고 낸다고 하더라도, 이게 교과서에 있는 것인지, 이런 부분을 맞추기가 힘든 것 아닌가요?

노명완:
그런 걱정을 하실수도 있는데요. 실제 출제위원을 선정하는 기관에서는 교육의 전문가들을 선정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대 교수들을 선정한다는 말씀이신가요?

노명완:
사대 교수가 많이 선정되죠. 그러나 전적으로 사대 교수는 아닙니다. 물리학과도 들어올 수 있고, 철학과도 들어올 수 있고요.

앵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정치학과 교수인데, 제가 출제위원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저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잘 모를수도 있는 것이죠.

노명완:
네, 그런 경우도 있죠. 대충의 가이드는 있습니다. 이런 영역에서 출제해주십시오, 라고요. 그러면서 숱한 참고 자료가 제공됩니다. 교육과정, 교과서, EBS 자료, 기타 여러 학원자료까지, 그리고 출판사의 참고자료까지 모든 자료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아까 교수님께서 검토 문제를 지적하셨어요. 지옥의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검토도 더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노명완:
그렇죠. 제가 직접 현장에서 검토를 봤는데, 이건 싸움입니다. 출제위원들끼리 자기가 낸 문제에 자기 생명이 걸린 것이거든요. 그래서 다른 출제위원들이 한 마디 하면, 거기에 자기 이유를 분명히 댑니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문제를 출제한 사람과 그것을 검토한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맞지 않으면, 행정기관에서는 검토하는 사람의 의견을 우선시합니다. 출제에 대해 의의가 있으면 그건 반드시 문제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것이죠.

앵커:
네, 그러면 검토와 출제가 이렇게 이루어지는데, 어디에 문제가 있어서 오류가 자꾸 날까요? 검토에도 문제가 있고, 출제에도 문제가 있으니까 오류가 발생하겠죠? 그렇다면 쉽게 이야기해서 관리가 잘못 된 것인가요?

노명완:
관리측면도 개선의 여지가 있기는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국민들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것은 인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문제를 내고 검토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완벽하게는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나 싶어요. 물론 최대한의 노력은 해야 하죠. 그래서 아마 지금까지 몇 번의 오류가 나왔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물론 인간의 한계라는 점은 저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 인간의 한계라는 이유 때문에 60만이 넘는 수험생들의 운명과 인생이 갈리게 되었으니까 문제이죠.

노명완:
네, 그래서 노력을 더 해야 되겠죠. 때로는 제도도 바꿔야되겠고,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봐야 될 것입니다.

앵커:
그리고 일부에서는 EBS 연계가 70% 되고 있는데, 이 연계 때문에 출제가 더 어렵다. 이번에 영어 오류가 이런 케이스 아닌가요? 이런 점에 대해 지적하는 분도 많더라고요.

노명완:
저도 그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실제로 70여%의 참고를 한다는 것이 정책이거든요. 그래서 꼭 EBS를 봅니다. 심지어는 어떻게 연계시켰다는 이야기까지도 출제위원들이 준비를 해 놔야합니다. 그런데 EBS와 연계시키는 것이 정말로 가장 좋은 방법이냐? 이런 근본적인 회의도 나올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교육 때문에 그런 것이잖아요?

노명완:
네, 그겁니다. 애초에 EBS에서 대학입시와 관련된 강좌를 하라는 것 자체가 교육적인 발상이 아니라, 교육 복지 차원의 발상입니다. 정치적, 사회적 측면에서의 복지적 발상이죠.

앵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뭐냐면, 심사위원들의 통계를 보면 대체로 70~80%가 특정대학 출신이다. 이런 문제제기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노명완:
저도 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앵커:
특정대학이 어디인가요? 서울대학교이죠?

노명완:
그건 뭐 다 아시겠죠. 그런데 그건 결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고의 사람들, 전문가들을 위촉한다고 하다보니까 그렇게 결과가 나온 것으로 이해해야지, 처음부터 우리끼리하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의심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그건 저도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선후배가 되었을 때, 예를 들어서 후배가 검토위원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선배가 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잘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노명완:
그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요. 그런 선후배관계, 권위와 순종, 이런 것은 절대로 없습니다. 왜냐면 선배에 대한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낸 문제에 오류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거기서는 오히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토론과 토의가 더 심하게 일어납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는데, 근본적으로는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노명완:
사실은 너무 어렵습니다. 현재의 제도는 온 국민과 담당 기관이 오랫동안 고심해서 만들어낸 결과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류가 나오니까요. 그래서 이것을 고칠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쳐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한 가지 기본적인 방법은 교육이란 무엇이고, 평가란 무엇이고, 시험이란 무엇인가,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현실적으로 현재 수능 체제, 그리고 EBS의 관련, 이런 것 때문에 학교 현장이 무척 황폐화 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의 권위가 떨어지고, 학생들은 선생님보다 오히려 TV강좌에 신경을 쓰고, 이건 교육이 아니거든요. 이 점도 다시 한번 건드리면서, 아주 근본적으로 제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꼭 시험을 봐야 하는가, 국가가 주관하는 한 차례의 시험만이 유일한 평가 방법인가, 이런 것도 생각해봐야합니다.

앵커:
내신 늘이자는 말씀이신가요?

노명완:
그런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저도 내신 좀 늘려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노명완: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2005년 수능출제위원장이었던 노명완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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