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여행, 쉼표
  • 진행: 김재용 / PD: 손영주

오늘의 방송내용

10월15일(월) - 강변가요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2-10-15 09:57  | 조회 : 3326 
담다디
- 이상은

J에게
- 4막5장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우리나라 가요계의 가장 활발한 등용문은 바로 대학가요제였습니다. 1977년 명랑한 대학풍토 조성과 건전가요 발굴을 목적으로 제1회 대학가요제가 열리면서 많은 대학생 출신 가수들을 배출했습니다. 대학가요제의 성공에 뒤를 이어 다른 여러 가요제가 생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학가요제만큼 여러 가수를 배출한 대회가 바로 강변가요제입니다.

강변가요제는 1979년 경기도 가평군 청평유원지에서 처음 개최되었고, 이후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면서 1980년대까지 신인가수들의 중요한 등용문으로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가요제와 마찬가지로 가요계가 기획사 중심의 체제로 재편되면서 급격하게 퇴조하였고, 결국 2001년 22회를 마지막으로 폐지되었습니다.

강변가요제는 대학가요제와는 여러 면에서 대비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대학가요제는 주로 연말에 서울에서 개최되었지만, 강변가요제는 여름에 춘천에서 무대가 마련되었습니다. 또 대학가요제는 창작곡으로 노래 실력을 겨루는 대회였기 때문에, 출전팀은 그룹사운드가 중심을 이루었지만, 강변가요제는 창작곡보다는 다른 작곡가들의 곡을 받은 솔로 가수의 출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회를 거듭하면서 전문 음악가들에게 편곡을 맡기면서 풋풋한 대학생들의 노래라기보다는 기존 가요와 비교해서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강변가요제의 특성으로 자리 잡아 20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1988년 대상곡인 이상은의 ‘담다디’는 강변가요제의 성격에 잘 맞는 곡이었습니다. 엄청나게 큰 키와 보이시한 옷을 입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춤을 추던 이상은은, 오늘날 아이돌 그룹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시대를 앞서서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대상이 발표되고 얼떨떨한 상태로 있던 이상은은 사회자 이수만에게 "지금 제일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보통 이런 질문에는 부모님이나 애인을 이야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상은은 흥분한 나머지 "마이클 잭슨이 가장 생각난다"고 말했습니다. 이상은은 이 노래 이후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고, ‘젊음의 행진’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의 진행까지 맡으며, 원조 아이돌 스타로서의 활동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강변가요제 출신 중에는 의외의 인물도 숨어있습니다. 트로트 가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 주현미도 1981년 중앙대 약대 6인조 밴드 '인삼뿌리 2기'의 보컬로 출전하였습니다. 그리고 1984년 영화배우 한석규도 ‘덧마루’라는 2인조 그룹으로 출전하여, 장려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한석규가 출전했던 1984년 강변가요제의 대상곡은 4막5장이라는 듀엣이 부른 ‘J에게’였습니다. 이 노래는 그 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강변가요제는 대학가요제를 추월하는 위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해당 자료를 찾아보면 강변가요제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르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죠. 촌스러운 월남치마에 아줌마 파마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이선희의 모습은 지금뿐 아니라 그 때에도 촌스러운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에는 사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선희는 가수 활동을 반대하는 부모님 때문에 가요제 참가 직전 동네 미용실에서 파마를 했습니다. 그리고 치마를 입고 무대에 오르라는 사람들의 권유에, 이 가요제를 구경 왔던 어떤 여중생이 입고 있던 치마를 빌려 입고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이선희가 노래를 부른 4막5장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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