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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특집 한국 단편소설 시리즈] 질긴 생명력으로 지상에 우뚝 서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박경리의 단편소설 7/24(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2-07-18 16:33  | 조회 : 2035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진영은 홀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여자입니다. 그녀의 남편은 9.28 서울 수복 전야에 폭사했고, 아들은 가벼운 사고를 당했다가 엉터리 의사에게 맡겨진 바람에 죽고 맙니다. 짐작하다시피 생계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그녀 역시 폐결핵을 앓고 있는 중입니다.
비명에 간 남편과 자식, 그리고 건강하지 못한 자신의 몸.
그녀는 슬픔을 달래기 위해 이웃집 아주머니를 따라 성당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고단한 영혼의 아늑한 휴식을 바랐던 진영의 마음과는 달리 그곳에는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과 탐욕과 사기가 판을 칩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간절한 신앙심보다는 인맥을 이용해서 계모임을 꾸리고, 그 돈을 후려낼 생각만 합니다.
진영이 다음에 마음을 기댄 곳은 어머니가 가자던 절입니다. 그곳에서 천도재를 지내면 아들의 넋이나마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하지만 절도 예외는 아니어서 천도재 비용에 따라 재를 올리는 승려의 자세가 달라집니다. 대놓고 돈을 바라는 승려에게 진영은 절망하고 맙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병을 치료하러 드나들던 병원은 또 어땠을까요? 진료실의 의사 자리에는 동네 건달이 대신 앉아 엉터리 처방을 내리고, 간호사들은 정해진 약도 분량만큼 쓰지 않는 데다 빈 약병을 모으는 사이에 진짜 의사는 돈벌이를 하러 돌아다닙니다.
세상은 최악의 형편에 내몰린 사람에게조차 관용이나 자비의 품을 조금도 열어주지 않습니다. 이 불신이 가득한 시대에 주인공처럼 가진 것 없고 상처 입은 사람들은 어찌해야 좋을까요? 하지만 진영은 세상의 위선에 무릎 꿇기를 거부합니다. 그녀는 절에 모셔져 있던 아들의 영정사진과 위패를 황망히 거두고 나와 불에 태우며 이렇게 외칩니다.
“내게는 아직 생명이 남아 있었지. 항거할 수 있는 생명이.”

질긴 생명력으로 지상에 우뚝 서는 여인의 모습을 그려 현대문학 신인문학상을 안겨주고, 그 이후 한국문학계의 거목으로 우뚝 서게 한 박경리의 단편소설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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