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방송시간 : [일] 20:20~21:00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입양에 관한 편견과 오해, 건강한 사회를 위해 바뀌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3-07 15:21  | 조회 : 880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날짜 : 202236(일요일)

진행 : 이성규 교수

대담 : 정은주 <그렇게 가족이 된다> 저자&웰다잉 강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입양에 관한 편견과 오해, 건강한 사회를 위해 바뀌어야"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우리 삶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편견입니다. 편견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비로소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위기아동의 보호에 관한 책, ‘그렇게 가족이 된다의 저자, 정은주 님 모시고 입양에 대한 편견을 타파하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은주 선생님.

 

정은주 <그렇게 가족이 된다> 저자&웰다잉 강사(이하 정은주)> , 안녕하세요.

 

이성규> 반갑습니다.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자기소개도 좀 해 주시고 인사 한번 드리시죠.

 

정은주> , 안녕하십니까. 저는 입양에 관한 글을 쓰고 교육 활동도 하고 있는 정은주라고 합니다.

 

이성규> 입양에 관한 글을 쓴다. 그래서 작가 선생님이시고, 또 여기저기 교육 강사로 활동을 하시고 그러시는 거군요. 특히 입양에 관해서. 전국입양가족연대라는 단체의 회원이시면서 강사를 하시는 내용 중에 웰다잉 강사로 알려져 있더라고요. 요즘은 중점적으로 하시는 활동이 어떤 겁니까?

 

정은주> 지금 제가 속한 입양 커뮤니티에서 예비 입양 부모를 위해서 입양 학교 강좌를 지금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입양 커뮤니티라는 게 전국 입양 가족 연대.

 

정은주> 거기도 있지만 제가 건강한 입양 가족 모임이라는 가족 모임에서 지금 입양학교를 기획하고 있거든요.

 

이성규> 입양 학교. 그러니까 입양에 관한 많은 정보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그런 곳인가요.

 

정은주> . 강의를 하고 거기에 참가해서 같이 토론을 하고. 그래서 입양에 대해서 좀 더 배우고 입양을 진행할 수 있게끔 하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입양을 원하는, 또는 생각이 있는 분들을 준비도 시키고 또 그 생각을 강화도 하고 안심도 시키고. 그런 역할을 하시는군요.

 

정은주> , 맞습니다.

 

이성규> 근데 우리 정은주 작가님이라고 해야 되겠는데, 정 작가님은 15년 전에 직접 입양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얘기 좀 해주세요.

 

정은주> . 그때 제가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아가방에서 가장 구석진 침대에 있던 순둥이 아기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순하기 때문에 별로 손이 안 가고, 보통 많이 울고 그런 아기들은 거기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거둬주지만, 이 아이는 그냥 조용히 있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나중에 아기가 기관지염이 걸려서 입원을 하게 됐는데 그 침대가 텅 빈 걸 보고 제 가슴이 덜컥 무너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 이후에 입양 진행을 어렵게 했고 제가 또 독신자 입양을 했기 때문에 그때 당시 처음으로 부부가 같이 입양을 한 게 아니라, 이혼이나, 비혼이나, 이런 경우에 입양을 하는 게 2007년부터 그 제도가 생겼어요. 그래서 처음 생긴 제도였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가 많아서 저의 가족들, 동생 부부나 저희 친정 부모님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그래도 귀한 아이를 얻게 됐습니다.

 

이성규> . 그 자제분은 지금 몇 살이에요.

 

정은주> 지금 이제 중학교 3학년 됐습니다.

 

이성규> 이제 많이 컸네요. 그래서 그렇게 가족이 된다라는 책. 저도 지금 이 앞에서 보고 있는데요. 이 책 내게 된 동기가 있으세요.

 

정은주> 아이를 입양하고 키우면서 사회적인 편견이 강하고 그래서 우리 아이가 사회에 얼마큼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면서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계속 연재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다 보니 출판사하고 연결이 되면서 그냥 입양에 한정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아동 보호에 대해서 취재를 하게 됐어요. 그래서 시설이나 그룹홈이나 위탁 가정, 그리고 시설을 퇴소한 청년들까지 쭉 만나보면서 이 책을 내게 됐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 위기 아동을 보호하는 체계가 얼마나 문제가 있는가 하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계기가 됐습니다.

 

이성규> 집필하시면서 좀 답답하시기도 하셨겠네요.

 

정은주> 마음이 먹먹하기도 하고 답답함을 많이 느꼈죠.

 

이성규> 얼마 동안 준비하셔서 쓰셨습니까.

 

정은주> 이게 작년 내내 굉장히 고생하면서 썼던 것 같습니다. 저는 첫 책이기 때문에 출판사 쪽에서 저를 단련시키느라고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셨고요. 그래서 어떨 때는 좀 두려움도 많이 느꼈고 과연 이게 잘 완성이 될까. 그런데 주변분들이 도와주셔서 잘 내게 됐습니다.

 

이성규> 근데 원래 글을 잘 쓰시는 분이잖아요.

 

정은주> 잘 썼다기보다는 글 밖에는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어가지고.

 

이성규> 근데 이 책은 그 글하고는 조금 다른 뉘앙스인 거죠.

 

정은주> 이때까지 써왔던 글하고는 좀 다르게 범위를 확 넓힌 거죠. 제가 몰랐던 그 세상의 세세한 부분을 하나하나 다 취재하면서 글로 썼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스템을 좀 알게 됐죠.

 

이성규> . 이제 입양 관련한 말씀을 조금 나눠 볼 텐데요. 아까 집필하시면서도 먹먹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셨다고 그러셨는데 입양이나 이 영역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 이런 부분들이 더 힘들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떠세요.

 

정은주> , 맞습니다. 입양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도 편견을 갖지만 어쨌든 전문가들이 입양 가정을 정의할 때 대안 가정이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원가정이 키울 수 없기 때문에 대안으로 입양 가정이다, 해서 대안 가정이라고 하는데 그게 일단은 생부모에게서 크지 못했기 때문에 어쨌든 이 위기 아동들한테 대안을 마련해 주는 건 맞죠. 국가의 역할이기 때문에. 그런데 아이가 입양 가정으로 이미 들어와서 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갈 때는 그 가정에 대안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안 된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거든요. 근데 그런 어떤 용어들의 문제나 이런 것에서부터 비롯돼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는 머리 검은 짐승이런 얘기. 그다음에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들은 말인데 너네 엄마가 너 돈 주고 사 왔냐.” 이런 말. 그리고 또 어떤 학부모님은 참 대단하십니다. 저는 제 자식 키우기도 힘든데 어떻게.” 이런 말은 칭찬이지만 남의 자식이 되는 거죠. 그래서 이런 편견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거예요. 본인 스스로. 왜냐하면 사회 전반적으로 거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을 저는 많이 알리고 싶은 거죠.

 

이성규> 그걸 알리시고 이러는 것에 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하죠.

 

정은주> , 맞습니다. 저는 좀 심하게 말하면 약간 원흉이라고 생각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거의 출생의 비밀을 안 다룬 드라마가 없을 정도로 심심풀이로 등장하는데 그게 좀 잘 되면 좋은데 흔히 갖고 있는 편견들을 그대로 쉽게, 아주 편하게 반영을 하는 드라마들이 많고 한 가지 예를 들면 한 2~3년 전인가요. 국민 드라마가 하나 있었습니다.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인데 거기 주인공이 미혼모로 나오고. 그런데 왜 미혼모냐 하면 주인공이 입양이 됐다가 파양이 되는 과정이 나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모를 찾죠. 그런데 그 드라마가 굉장히 따뜻하고 너무 잘 만들었어요. 제가 보기에도. 그런데 거기서 결정적인 것은 그 입양 부모와 생모를 그리는 작가의 내용이 너무 천편일률적인, 어떻게 보면 진부한데요. 생모는 그럴 수 없이 헌신적이고 오직 자기가 낳은 딸을 위해서 평생을 바친 사람이고, 입양모는 너무 천박한 상류층. 그래서 아이를 쉽게 파양하는 그런 것이 나오는데 그거는 작가의 구성에 따라서 그렇게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이 일반 드라마에서 거의 하나의 공식처럼 혈연주의를 강조하고 그래도 낳은 사람이 구원자다, 이런 식의 메시지를 준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게 저는 참 가슴 아프게 느껴집니다.

 

이성규> 지금 혈연주의, 우리나라에 아주 뿌리 깊죠. 그 혈연주의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신 거 있으면 말씀해 주실래요.

 

정은주> 입양 가족이 공개 입양으로 사회에 전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게 거의 한 20년 가까이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보기에는 그 편견들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느끼는 게 일단 입양 가족이라고 하면 그 핏줄에 대해서 되게 집요하게 집착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요. 너 친엄마 누구야, 진짜 엄마 누구야. 이렇게 나오거든요. 벌써 아이들 중에서도. 그러니까 지금 입양한 부모는 진짜 부모가 아니고, 친부모가 아니고, 이런 식의 생각들. 그러면서 그 기저에는 너의 생부모를 찾아야 된다, 뿌리를 찾아야 된다, 그래서 그 뿌리에 대한 얘기도 있다 하겠지만 생부모에 대한 궁금증은 당연히 사람이라면 있는 거죠. 근데 거기에 대해서 과도하게 집착을 하는 사회 분위기가 혈연주의를 강조하고, 또 그러다 보면 거기에서 상처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이성규> 혈연주의가 단순히 그냥 입양을 할 때 아들보다는 딸들을 입양한다. 핏줄이 대물림 되는, 이런 단순한 영역도 있지만 또 여러 가지 혈연주의의 문제점이 있군요. 입양 관련 교육, 아까 잠깐 우리가 간추려서 말씀을 드렸지만 교육도 내용이 다양하겠네요.

 

정은주> 그렇죠. 반편견교육이라고 그래서 편견에 반대하는 교육을 강사들이 학교에 나가서 강의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제가 하는 강의는 일단 저는 세 가지를 중시하는데 첫 번째는 입양 철학이 부모가 확고하게 서 있어야 된다는 쪽을 강조를 하거든요. 입양을 너무 특별하게 보는 시선이 문제가 있다는 거죠. 특별한 부분이 당연히 있지만 평범하게 보는 시선이 되게 중요하다. 그러니까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생애 초기에 일반적이지 않은 경험을 했지만 거기에 과도하게 집착해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입양 철학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 그러니까 상실에 공감을 하되 그 공감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말라는 얘기를 해주고요. 균형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당연히 상실에 공감이 필요하고 치유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입양 상담, 이런 쪽에서는 너무 거기에 집착해서 분석하고 머무르고 하다 보면 아이가 미래 지향적으로 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당연히 상실에 대한 공감은 필요하지만 균형이 필요하다. 그 다음에 마지막으로는 아이와 입양에 대해서 말할 때 사용하는 언어에 되게 중요한 부분이 있다는 얘기를 하죠. 그러니까 생모를 부를 때 어떤 호칭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해야 되느냐. 그 다음에 뿌리 찾기라는 말도 그럼 우리 아이는 뿌리가 없기 때문에 뿌리를 찾아야 되는가. 이런 부분에 대한 그 얘기들을 교육을 통해서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반응들은 어떠세요.

 

정은주> 지금 제가 하는 교육이 지금 입양계 주류 교육하고는 조금 성격이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들의 상처를 발달 주기에 따라서 치유하고 계속 아이와 공감하고 이제 어른이 되어서도 그 상처는 쉽게 치유되는 게 아니다, 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개인적으로. 그래서 그 상처는 상처지만 아이를 그 상처의 희생자로 만들면 안 된다. 그러니까 아이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방식을 우리 같이 공유하자.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달라서 아직 어떤 반응을 제가 확 얻을지는 알 수는 없어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식의 교육이 필요하다, 라는 근거를 마음속에 정리한 게 또 있으실 것 같네요.

 

정은주> 그래서 저는 우리 사회가 과연 정말로 생명을 평등하게 보고 있는가에 대해서 질문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경로로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도 생명 그 자체로 오롯이 존엄하게 볼 수 있는 눈이 있는가. 저는 그 눈이 굉장히 부족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제가 강의할 때 좀 강하게 물어볼 때는 만약에 이 아이가 성폭행으로 태어났다든지, 아니면 정말 부모가 범죄자일 경우라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 자체로 존엄하게 생명 그 자체로 어떤 생명이든 평등하게 볼 수 있는 눈이 있는가를 질문을 해요. 어려운 질문이에요. 사실. 저 자신도 거기에 대해서 100% 완벽한 답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러나 그 질문을 끊임없이 묻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 사회 전체가 위기 아동을 보는 시각이 지금 거의 닫혀 있어요. 그러니까 아이의 배경을 자꾸 묻는 거죠. 배경은 어떻고 건강한 아이인가. 이런 거를 지나치게 따지고. 그런 식의 입양관을 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그리고 그런 입양관 부분에 있어서 잘못된 부분을 고착화시키는 게 법적인 용어나 정부 활동, 이런 부분도 좀 있을 것 같네요.

 

정은주> 정책적으로 쓰는 용어 중에 친부모, 양부모라는 표현이 있어요. 그러니까 아이를 낳은 부모는 친부모가 되는 거고 입양한 부모는 양부모가 되고 거죠. 그런데 그 말의 의미를 엄격하게 따진다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때 사람들이 친부모 하면 정말 내 부모고 양부모 하면 일시적인 부모라는 언어 감각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정서를 우리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용어를 그렇게 쓰지 말자. 왜냐하면 입양 부모가 친권을 가졌기 때문에 사실은 엄밀히 말하면 입양 부모가 친부모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서 친부모·양부모로 하지 말고 생부모·입양 부모, 이렇게 호칭을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뿌리 찾기라는 용어에 대해서 이건 거의 공식 용어로 굳어졌잖아요. 그리고 역사적으로 이제 뿌리라는 말을 많이 썼기 때문에 이 용어 자체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면 용어를 어떻게 쓰라는 거냐. 이건 너무 당연한 용어인데 그게 받아들여지겠냐. 이런 질문을 받는데 그 뿌리라는 말을 아이들한테 쓸 때 아이가 뿌리가 없다, 라는 개념이 돼버리기 때문에 누구나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럴 경우에는 그냥 생부모 찾기. 이렇게 담백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렇게 가족이 된다는 책을 쓰신 정은주 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은주 선생님. 우리가 노래 하나 이쯤 해서 듣거든요. 어떤 노래 하나 소개해 주시겠어요.

 

정은주> 이문세 님의 봄바람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성규> 단순히 계절을 반영한 것인가요. 아니면 다른 뜻이 있으신가요.

 

정은주> 계절을 반영한 것도 있고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응원하고 싶어서 이 노래를 추천합니다. 이 친구가 이문세 님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인데요. 지금 아주 씩씩하게 암 투병 중입니다. 그래서 이 친구를 응원하고 싶어서 추천합니다.

 

이성규> . 그 친구 분, 이 노래 듣고 발딱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이문세의 봄바람 듣고 오겠습니다. 이문세의 봄바람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위기 아동의 보호에 관한 책 그렇게 가족이 된다를 쓰신 정은주 작가님이십니다. 정 작가님, 2010년부터 또 입양 관련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오셨다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10년이 넘었는데 그 모임이 어떤 모임이죠. 아까 한 두 모임 정도가 스쳐갔는데요.

 

정은주> 2010년부터 건강한입양가족모임이라는 자조모임을 하고 있는데요. 온라인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데 회원이 한 만 4천 명이 넘습니다. 그래서 국내 최대의 입양 커뮤니티고요. 그리고 2018년부터 전국 입양가족 연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당시 2018년 초에 입양법이 개악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입양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이런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단체들에서 하는 활동은 입양 활성화를 기본적으로 지향을 하고요. 그리고 입양법이나 제도, 그리고 미디어, 그다음에 정책에 대해서 제안을 하기도 하고 분석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또 동화책도 쓰셨더라고요.

 

정은주> 동화책은 저희 입양 가족 모임에서 입양 부모님들이 같이 쓰셨죠. 그림도 그리고 또 글도 쓰시고. 그런 동화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성규> .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런 게 문제다, 라는 토론 이런 부분도 좀 하셨나요.

 

정은주> . 정책 토론도 하고 입양 컨퍼런스라고 그래서 국회에서 그런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고 굉장히 활발하게 지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그렇게 쭉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것 중에 뭔가 그래도 이런 활동은 잘한 것 같다, 좀 뿌듯했다, 라는 기억도 있으시죠.

 

정은주> 저 개인적으로는 입양 잡지나 웹진에 입양 칼럼을 쓰고 책을 출판한 게 가장 소중한 경험이고요. 단체에서는 제가 속한 전국입양가족연대에서 베이비박스 아기들을 입양 보내는 방법을 계속해서 정책적으로 제안하고 같이 의논하고, 이렇게 해왔는데 그동안은 베이비박스에 아기가 들어오면 그냥 거의 시설로 보내면서 입양의 길이 막혔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아이들이 그냥 시설에서 자라다가 나중에 만 18세가 되면 그냥 사회로 나가야 되는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왔는데요. 저희 단체에서 이 베이비박스 아기들을 최대한 빨리 입양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결실 단계에 지금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성규> 그래서 지금 그게 조금 제도화가 됐나요. 시설로 안 가고.

 

정은주> 아직은 확정이 안 됐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거죠. 너무나 많은 정책 제안도 하고 토론도 하고 의논을 했지만 그게 쉽게 바뀌지가 않더라고요. 지자체와 정부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 부분이 쉽게 바뀌지 않아서 저희가 가슴 아파하고 또 저희 집행부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죠.

 

이성규> 근데 지금은 지자체와 정부에서 인지는 하고 있나요.

 

정은주> 인지하고 방법을 찾아서 이렇게 하겠다. 출발하겠다, 까지 왔습니다.

 

이성규> 그런 부분들이 빨리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그러는 과정에서 또 힘든 것도 많으셨겠습니다.

 

정은주>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그 공적 시스템은 쉽게 바뀌지가 않더라고요. 관행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지자체나 정부에서 하는 방식이 빨리빨리 바뀌어줘야 이 아이들의 희생을 막을 텐데. 왜냐하면 아이들 나이는 한 살 한 살 먹어가잖아요.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의 애착을 형성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아이들이 초기에 이제 신속하게 입양이 진행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라는 제안을 너무나 많이 지속적으로 저희가 드렸는데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게 참 안타까운 거죠. 전문가들이나 정책 담당자들, 공적 시스템. 이런 부분들이 너무 경직돼 있어서 빠른 변화가 오지 않는 점. 이것이 가장 힘든 점이죠.

 

이성규> 공직사회의 변화, 또 사회 인식의 변화. 이게 참 어렵죠.

 

정은주> 그렇죠. 앞으로는 입양 시스템도 공공화 쪽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러나 공적인 시스템의 경직성이나 비효율성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민간 쪽에서 유연하게 뒷받침하면서 같이 움직여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뭐든지 극단으로 가는 특성이 있어요. 이때까지는 민간에 그냥 확 맡겨놨다가 민간한테 맡겼더니 이런 잘못이 있다. 그러니까 공적 시스템으로 이제 한꺼번에 가져온다는 식으로 되면 입양이 위축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과도기에 어떤 유연함이나 서로 균형을 맞추고 함께 가야 되는데 그 부분이 잘 안 되고 있는 거예요.

 

이성규> 그러한 것들이 입양 특례법에 뭔가 정리가 되면서 공적 시스템이 더 힘들어지고 까다로워지고 이런 부분들도 있나요.

 

정은주> . 작년에 입양 과정에서 어떤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고 안 좋은 행동을 해서 부모가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생겨서. 저희도 너무 참혹한 사건이라서 참 입에 올리기가 힘든데, 그런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이 일어나면, 특히 입양 과정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거의 뭐 온 입양계가 발칵 뒤집히죠. 그래서 입양 가족 전수조사를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그래서 저희가 항의를 하고 그랬습니다. 위축이 되면서 법원 심사도 까다로워지고 재산 관계라든지 아니면 심신의 건강. 그 밖에 여러 가지 경력 조사가 훨씬 더 강하게 들어가게 되죠. 그래서 첫째를 잘 입양해서 사시던 분인데 둘째를 입양하려고 하다가 결국 포기하는 그런 사례가 나오기도 했죠.

 

이성규> 너무 까다롭게 되고 하니까 중간에 포기하는군요. 규정과 제도의 엄밀성이라는 게 사실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포함할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그 만들어 놓은 것에 대해서 지금 뭔가를 좀 바꿀 생각들은 하고 있나요.

 

정은주> 지금은 어차피 입양이 공공화 쪽으로 가야 되는 장기적인 방향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엄격하게 된다는 건 저희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좀 더 유연하게, 그리고 공공과 민간의 조화를 이루면서 같이 가야 된다는 그런 쪽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요. 지금은 그냥 한쪽 방향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거기에 대해서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과도기에 빠르게 방향을 전환했을 때 결국 아이들이 희생이 된다면 그 부분을 섬세하게 보는 눈을 좀 가져달라.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사실 공적 부분이 모든 걸 다 하기는 우리 사회가 규모가 너무 복잡하고 크잖아요. 북유럽 국가는 조그마하니까 그게 가능한데, 우리 너무 사이즈가 큰데. 어쨌든 좋은 대안이 좀 나왔으면 좋겠고요. 작년에 그렇게 가족이 된다는 입양 관련 책을 출간을 하셨어요. 앞으로도 더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정은주>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웰다잉 강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생명을 들이는 일이 입양이라면 생명을 보내는 일은 웰다잉 쪽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성찰하고 해서 글을 더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웰다잉에 대해서는 요즘 사회복지나 사회정책 영역에서도 상당히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영역입니다. 인간의 삶의 질이 그쪽에서 마무리가 돼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언제쯤 책을 하나 내실 생각이세요.

 

정은주> 제가 역량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기약할 수는 없고요. 소망하고 있는 거죠.

 

이성규> 마지막으로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을 바람을 담아서 한번 해 주시죠.

 

정은주> 우리나라의 아동 보호 예산이 OECD 회원국 평균의 한 7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 그 아동들은 투표권이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에 우리 청취자분들께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위기 아동의 보호에 관한 책, ‘그렇게 가족이 된다를 쓰신 정은주 작가님 모시고 입양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정은주 작가님,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은주> 감사합니다.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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