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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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승부] 윤성은 평론가 "윤여정과 기생충, 백인남성중심 오스카 이미지 쇄신해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4-26 20:55  | 조회 : 1389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방송 : FM 94.5 (18:00~19:30)

방송일 : 2021426(월요일)

대담 : 윤성은 영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윤성은 평론가 "윤여정과 기생충, 백인남성중심 오스카 이미지 쇄신해줘"

- 윤여정만의 스타일로 소화한 캐릭터가 아카데미 수상으로 이어져

 

- 미국 사회의 이민자 역사, '미나리'가 큰 공감 얻어

 

- 미나리는 저예산 영화, 기생충과 단순 비교하긴 어려워

 

 

 

 

 

이동형 앵커(이하 이동형)>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에 열렸던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 씨가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작년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성과가 바로 연기상이었는데요. 한국 영화사를 다시 쓴 배우 윤여정 씨의 수상, 그 쾌거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연결합니다. 평론가님, 나와 계십니까?

 

윤성은 영화평론가(이하 윤성은)> , 안녕하십니까?

 

이동형> , 우선 시상식 전부터 윤여정 씨의 여우조연상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점쳐졌었는데, 수상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윤성은> , 먼저 윤여정씨가 보여준 새로운 캐릭터가 가장 중요했다고 보는데요.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의 모습, 좀 보다 개구지고 거칠지만 또 거기에는 손주에 대한 사랑이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잘 연기해줬는데요. 영화의 요소, 요소에서 특히 윤여정씨가 조연이지만 분위기를 계속 바꿔놓게 됩니다. 처음에는 좀 유머러스한 캐릭터인 것처럼 보이지만 또 후반에는 이 영화에서 슬픔과 감동을 전달하고 또 가족들을 모이게 만드는 이런 역할을 해냈는데요. 윤여정씨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낸 그 캐릭터가 너무나 빛났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동형> , 연기자들도 한국인이었고 배경도 한국인이 미국에 이민 간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데 연기를 본 많은 분들이 한국인들보다 오히려 미국인들이 더 공감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마 이민의 역사 이런 것 때문입니까?

 

윤성은> ,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많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이민자인 가족이 있거나 아니면 본인이 이민자거나 또 주변에 그런 직간접적인 체험이 있는 사람들이 초반부터 눈물을 흘리면서 영화를 감상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정도로 사실 미국 사회에서는 이민자 문제와 이민자들의 역사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영화 미나리가 상당히 큰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이동형> ,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영어권 영화에 대해서 조금 수준을 낮게 본다고 그럴까요? 좀 박대했다고 그럴까요? 그런 게 있었습니다만 작년에 또 기생충의 수상 또 올해 윤여정씨의 연기상,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겠습니까?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라고 하던데요.

 

윤성은> , 그렇습니다. ‘기생충을 선택한 것이 아카데미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올해에 선택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또 아시아 배우로서는 지금 64년 만에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아카데미가 어떤 화이트 오스카로써 백인 남성 중심의 영화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었는데요. 그러나 그런 분위기를 바꾸고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있어서 사실 기생충과 윤여정씨가 참 중요한 역할을 해준 것이죠.

 

이동형> 할리우드나 미국인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자막이 달리는 것을 굉장히 어색해한다고 하던데, 맞아요?

 

윤성은> 일단은 비영어권 관객들은 사실 자막이 있는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좀 오랜 기간 동안 있어왔고요. 그런 영화들을 보는 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작년에 기생충이 골든 글로브에서 수상했을 때 봉준호 감독이 그 부분에 대해서 꼬집으셨잖아요? “1인치정도 되는 (자막)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그런 얘기를 했는데, 사실 골든 글로브는 올해도 1인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고요. 아카데미는 그것과 굉장히 대비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동형> , 그런데 이번에 미나리가 여우조연상을 윤여정씨가 수상했습니다만 사실은 미국에서 굉장한 화제가 있었고요. 다른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탔는데 이번에 아카데미에서는 여러 부분에 노미네이트는 됐습니다만 여우조연상만 탔거든요? 그 이유는 있을까요?

 

윤성은> ‘기생충미나리라는 작품을 단순히 비교하기는 굉장히 어렵죠. 작년에 기생충은 한 배우가 주목받기에는 많은 배우들이 함께 주연을 맡았다고 볼 수 있겠고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배우조합에서는 조화가 너무 좋아서 최고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인데, 한 배우가 조명 받지 못한 부분은 있었고요. 이번에는 이제 미나리에서 윤여정씨의 캐릭터는 여우조연상으로써 확실하게 후보에 오를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에 많은 상을 탔고 또 이제 아카데미까지 그 흐름이 이어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제 다른 부문에서 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이번에 작품상 후보로 오른 다른 작품들도 적게는 3개에서 5개 부문, 많게는 10개 부문까지 다수 부문에 후보로 올라와있었고요.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라는 이야기인데 이제 아카데미 회원들의 입장에서 기준에서 미나리는 여우조연상 외에 다른 부문에서는 수상작되기에는 다른 후보작들에게 좀 약하다. 다른 후보작들에 비해서 약하다, 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죠.

 

이동형>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윤여정씨 수상소감도 화제 됐던데, 수상소감에서 함께 후보에 올랐던 배우 글렌 클로즈를 언급했는데 어떤 배우인가요?

 

윤성은> , 윤여정씨와 나이가 같은 배우인데요. 할리우드에서 수십 년 동안 활약을 해왔는데 올해로 8번 째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 실패했습니다. 이제 윤여정씨가 기자회견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같은 배우로서 미안함과 인간적인 안타까움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정말 본인은 글렌 클로즈가 타기를 원했다고 하신 말씀이 분명히 진심이었을 거라고 느껴지고요. 이때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어쨌든 윤여정씨가 가지고 있었던 매력이랄까요? 캐릭터의 매력과 배우로서의 매력이 또 윤여정씨에게 이번에도 수상의 기쁨을 안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 같습니다.

 

이동형> , 또 수상소감에서 김기영 감독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봉준호 감독도 작년에 기생충으로 국제영화제를 다니면서 김기영 감독 언급을 많이 했었는데, 김기영 감독은 어떤 분인가요?

 

윤성은> , 김기영 감독은 사실 한국영화에 관심이 있는 해외영화관객들 또 학자들에게도 굉장히 잘 알려져있는 그런 유명한 감독인데요. 윤여정씨도 지니어스, 천재적인 감독이라고 소개를 했는데요. 정말 만든 작품마다 파격적이고 그때 당시에 50년대, 60년대, 70년대까지 한국영화계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을 보여준 그런 감독입니다. 그래서 1998년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는데요. 이렇게 많은 후대감독들, 배우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그런 좋은 감독입니다.

 

이동형> , 이번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한 수상소감이 화제가 됐습니다만 그 이전에 다른 영화제에서 수상할 때도 영어로 했던 수상소감이 많이 화제가 됐어요. 재치있고 이렇게 관객들을 좌중 압도하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던데요. 아마 윤여정씨 본인이 미국생활을 좀 하셨죠?

 

윤성은> , 그렇습니다. 예전에 그래도 미국에서 산 적이 있었기 때문에 영어로 수상소감을 말씀하시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으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겸손하게 본인이 잘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었고, 그리고 이제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 인터뷰하고 하는 것을 이제 훨씬 더 편하게 생각하신다고 그렇고 이야기를 했는데 어쨌든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외국어로 영어로 잘 하셔가지고 그것을 미국사람들도 다 잘 알아듣고 그 표현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굉장히 재치있게 평가를 해와서 항상 이제 수상소감이 기다려지는 그런 배우가 됐고요. 오늘도 이제 오스카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가장 수상소감이 기다려지는 그런 배우로 손 꼽혔습니다.

 

이동형> , 윤여정씨가 연기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이민가면서 그 사이에 연기를 하지 않았었는데 다시 복귀해서 연기를 시작한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어요?

 

윤성은> 아무래도 그랬겠죠. 하지만 그 배우생활을 시작했을 때 이미 재능과 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런 말씀을 하셨었죠. “생계형으로 자기는 연기를 했었다. 그리고 배우는 돈이 필요할 때 가장 연기를 잘 한다이런 약간 유머러스하게 그런 부분을 표현하셨는데, 절박함이 있을 때 연기가 나왔다, 라는 표현은 정말 윤여정씨의 상황에 그리고 연기생활에 딱 맞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이동형> , 그런데 많은 언론에서 저희도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만 미나리가 한국영화라고 할 수는 없죠? 제작도 미국에서 한 거고.

 

윤성은> , 국적을 따지자면 미국 영화입니다.

 

이동형> 그렇죠.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만 알겠습니다. 그럼 정이삭 감독은 한국계 이민자 출신인가요?

 

윤성은> , 그렇습니다.

 

이동형> , 윤 평론가가 보기에는 윤여정씨 연기를 가장 잘 보여준 작품이 어떤 게 있을까요? 워낙 드라마도 많이 하시고 영화도 많이 했습니다만.

 

윤성은> , 그래도 오늘은 영화를 이야기해야 될 것 같은데요. 멀리 갈 것 없이 우선 미나리를 안 보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사실 한국에서 개봉을 했는데 이렇게 뉴스에 많이 화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 90만 명 정도밖에 보시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지금 이제 VOD 서비스로도 영화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나리에서 연기가 정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게 한 작품이기 때문에 좀 보시기를 권고해드리고, 그리고 오늘 또 언급한 데뷔작이었던 김기영 감독의 화녀50년 만에 재개봉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보여준 강렬한 화녀의 연기를 같이 감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동형> , 그럼 평론가님이 보셨을 때 기생충은 천 만 돌파했지 않습니까? 그때는 코로나 19가 이렇게 유행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미나리도 꾸준히 해외 영화제라든가 영화전문가들 입소문으로 극찬을 받았는데, ‘미나리는 왜 이렇게 흥행이 지금 안 되고 있을까요?

 

윤성은> 물론 지금 코로나 여파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요. 일단 영화관에 가는 것을 조금 꺼려하는 시기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있는데, ‘기생충이랑 좀 비교하기가 어려운 작품입니다. 저예산 영화인데요. 저예산 영화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제 아무래도 이 영화에 감독의 성격이나 스타일이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담백하게 끌고 가는 그런 스타일을 보여주고 어떤 다른 상업적인 영화들에 비해서 조금은 소박하다고 그럴까요?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대중들이 아마도 기생충같은 영화와 똑같이 아카데미에서 후보로 오르고 했기 때문에 그런 영화를 기대하고 보셨다면 조금은 기대와 달랐다, 라는 그런 평가를 내리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동형> , 어떤 분들은 보고나서 생각보다 밋밋하다, 이런 평도 하신 분도 계시긴 하더라고요.

 

윤성은> , 그렇습니다.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것도 분명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이 영화가 또 가지고 있는 그런 밋밋함이 어떻게 보면 더 이 영화의 특성이자 매력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아주 무자극의 영화, MSG가 전혀 없는 그런 영화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동형> , 그러면 완전한 상업영화로 보기는 어렵겠네요?

 

윤성은> , 그렇습니다.

 

이동형> , 이번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은 노매드랜드에게 돌아갔는데 이 영화는 어떤 영화입니까?

 

윤성은> 노매드라고 하면 어떤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계속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 영화에 바로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그런 기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그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도 잃고 일자리도 잃고 배를 타고 계속 돌아다니면서 잠깐 일하고 또 자리를 옮기고 하는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사람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정착해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마음속으로는 방황해하고 있고 그리고 우리 인생이 또 어떻게 알 수 없는 그런 길로 가지 않습니까? 그런 인생의 정수를 이런 영화를 통해서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높게 평가받아서 이번에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이동형>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쭙죠. 이 영화 제목이 미나리잖아요? 그리고 작품 속에서도 아마 미나리를 제외하는 게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미나리의 의미는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윤성은> , 영화에서도 원더풀 미나리라는 그런 표현이 있는데요. 미나리는 그냥 어디에나 넣어먹을 수 있고 부자에게나 강한 사람들에게나 다 필요하고 그리고 어디서나 잘 자라고 이렇게 그 중 캐릭터 윤여정씨가 한국에서부터 미나리를 가져와서 좋은 물가에다가 심어서 나중에 그것을 모든 가족끼리 즐기게 되는 그런 모습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 미나리가 가지고 있는 어떤 생명력, 그런 것이 우리 이민자들의 모습과 닮아있고 또 희망을 주는 그런 매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동형> , 알겠습니다. 평론가님,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윤성은> 감사합니다.

 

이동형> 지금까지 윤성은 영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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