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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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논란, "기계적 중립"과 "가치개입" 사이 [미디어비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4-19 11:40  | 조회 : 1237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4월 17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어준 논란, "기계적 중립"과 "가치개입" 사이 [미디어비평]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와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4.7재보선 후폭풍이 정치권은 물론 방송가에도 불고 있죠. 선거기간 중 '생태탕'과 '신발'이 의제 아닌 의제가 됐는데, 선거 이후에도 '김어준'과 'TBS <뉴스공장>'이 연일 화젭니다? 

◆ 조수진> 먼저,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측과 대립각을 세운만큼 오세훈 시장의 관련 행보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오세훈 당시 후보는 선거기간동안 뉴스공장의 편향성을 거론하면서 서울시에서 지원되는 TBS재정 지원 문제를 거론했었죠. 관련한 보도들이 많았는데요, <돌아온 오세훈, 김어준 하차시키고 TBS개편할까(연합뉴스), 돌아온 오세훈, 김어준 쫓아낼까(서울경제) 등 입니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의 말을 인용한 보도도 줄을 이었고요, 최근 가장 파장이 컸던 건 아무래도 청와대 국민청원 관련 보돕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주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요. 27만(15일 기준)을 넘은 상탭니다. 그 이후에는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김어준씨의 출연료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기사가 확산됩니다. 

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에서 ‘김어준’으로 검색하면 선거 결과 직후 4월8일부터 340건 이상의 기사가 검색이 됩니다. 이게 신문에서 다룬 것만 나오니까 방송, 인터넷언론까지 하면 더 많은 거구요, 조선과 중앙, 머니투데이, 아시아 경제 등의 신문에서 ‘김어준’ 관련 기사를 많이 다룬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 최근만의 일은 아닙니다. 작년에 미디어오늘이 최근 4년 동안 조선일보 지면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다룬 건수가 73건으로 다른 신문보다 월등히 많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더 많은 의혹제기 기사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김양원> 아무래도 보수 언론에서 친여성향인 김어준씨와 <TBS 뉴스공장>에 대해 더 많이 다루고 있다는 거군요. 이번 재보선 선거기간 동안 이 프로그램이 야당 후보였던 오세훈, 박형준 두 시장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검증 시도를 했지 않습니까? 선거 이후에 이렇게 진행자 하자 청원까지 등장한데는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이는데요?

◆ 조수진> 그렇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 전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TBS의 설립 목적은 교통, 생활정보제공이어서 김어준 씨가 뉴스공장을 계속 진행해도 좋지만, 교통정보를 제공하라’라며 날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선거과정에서 김어준 씨가 오시장의 내곡동땅 의혹을 집중 보도 했죠, 생태탕 집 주인 증언 인터뷰를 해서 당시 검색어에 ‘생태탕’이 인기 검색어로 오를 만큼 이슈가 됐었고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시 산하 방송인 뉴스공장에 서울시장이 되려는 후보가 출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런 이유로 선거기간동안 타 매체와는 달리 단 한번도 출연을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자 <뉴스공장>의 존폐여부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 김양원> 재보선 당일 김어준씨가 TBS에서 진행한 개표방송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럼 김어준씨가 TBS에서 마지막 방송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문의 댓글이 많이 보이기도 했어요. 자, 해당 후보에 대해 비판적인 혹은 대립되는 자세를 견지했다고 해서 진행자를 하차시키는 게 맞느냐 이런 논란으로 불거졌는데, TBS가 서울시 산하기관이라고 해서 서울시장이 직접 프로그램 존폐에 관여할 수 있는 겁니까? 
 
◆ 조수진> 네, TBS가 작년에 서울시로부터 독립 미디어재단으로 독립했구요, 방송법에 방송, 편성의 자유, 독립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서울시장이 TBS대표이사 최종 임명권자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임명, 해임 권한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이사회가 부결하면 해임안이 통과될 수 없어서 그런 압박도 어렵구요.
또 하나 서울시 예산에서 지원하는 TBS 출연료에 대한 압박이 있을 수 있겠죠.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대로 김어준씨의 연간 출연료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는 것일텐데요. 출연금이 TBS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이 또한 예산안 심의를 서울시의회가 하는데 시의원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입니다. 109명중 101명이라고 하죠. 결과적으로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씨를 하차시키는 것도, 출연료 등 제작비 지급을 삭감하는 것도 직접적으로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교통방송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을 수도 있지 않는냐는 분석도 나오긴 합니다만, 직접적인 압박은 어려워도 문제 제기는 계속될 것이고 대립각을 세워온 언론사들의 보도도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김양원> 이런 논쟁도 있습니다. <뉴스공장>이 TBS TV 동시방송을 하는 것에 대해 ‘전문편성사업자가 시사보도하는 건 불법이다’는 건데요.

◆ 조수진> 네, 이렇게 따지면 종교방송도 문제인건데요, 이에 대해 방통위는 TBS와 종교방송의 시사보도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방침인데요. 방송허가증에 ’교통과 기상을 중심으로 한 방송사항 전반‘이라고 명시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문제는 2014년에도 거론된 바가 있는 사안입니다. 현재 이런 여러 문제제기, 특히 요 며칠사이에는 갑자기 유재석씨까지 소환해 출연료를 비교하는 등 진행자 출연료 문제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이 이번에도 역시 본질적인 내용보다는 자극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김양원> TBS TV로 <뉴스공장>이 방송되는 부분은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 같습니다. 가령 다른 종교방송에서 케이블이라든가 TV채널로 라디오 방송을 동시 송출하지는 않거든요. 이 부분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해보이고요. 
본질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하셨는데, 이제 본질적인 얘기를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번 재보선 당시 <뉴스공장>이 제기한 ‘생태탕’이나 ‘페라가모’ 보도 내용과 관련해서 국민의힘측에서는 조국 사태 당시에 <뉴스공장>에서 인터뷰한 당사자들이 법원 판결에서는 유죄로 판명나거나 증거로 채택되지 못한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방패로 한 무책임한 보도가 아닌가, 이런 비판을 하기도 했거든요? 

◆ 조수진> 네, 지난 14일 언론개혁시민연대에서 ‘TBS는 시민에게 답해야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치며 TBS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를 TBS에서 퇴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20만 명을 넘어섰고, ‘<뉴스공장> 폐지’, ‘서울시 재정 지원 중단’ 등의 제목을 단 언론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여론에 편승해 방송의 편성이나 재원에 직접 압력을 가하려는 일부 정치권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선거결과와 연계해 공영방송 통제권을 확장하려는 구태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시민이 바라는 것은 정치와 병행하지 않는 공정한 공영방송이지 권력에 따라 뒤바뀌는 편향이 아니다”

이게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가깝게 일본에서도 지난 2015년에 방송 진행자, 해설자 교체와 관련해 외압논란이 일고 크게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요,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 단체는 TBS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시민참여형 공영방송의 기치를 내걸고 미디어 재단으로 독립한 TBS가  청취율만큼 높아진 책임감과 시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낮은 자세로 천만 서울시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신뢰회복을 위한 소통, 공론, 숙의의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게 독립재단 TBS의 정신이자 시민참여형 지역공영방송의 길이다” 라고 강조합니다.

◇ 김양원> 공정한 방송이 무엇인가..를 시민,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TBS도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정치적인 소용돌이 보다는 시민들에게 답하는 자세를 가져달라 이런 요구 같은데요?

◆ 조수진> 그렇습니다. 오히려 이번 사안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건요,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의 의견개입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건데요. 전통적인 저널리즘에서는 저널리스트가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 공정성, 균형성을 철저히 지키는 게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이게 ‘객관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반대로 진행자의 의견이 적극 개입되는 것을 ‘주창 저널리즘(ADVOCACY JOURNALISM)’ 이라고 합니다. 이런 주창저널리즘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고 전세계적인 추세고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탐사 저널리즘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주창 저널리즘’은 특정 정파를 두둔한다거나 하면 편파성 논란이 일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 선을 잘 지켜야 하는 건데요. 이번 경우 김어준 씨는 전통적 앵커가 아니지만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고, 수년째 청취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막중한 책임감이 부여되는 자리에 있습니다. 

◇ 김양원> 전통적 방송의 개념에서 보면 김어준씨를 앵커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청취율 1위이고, 매일 아침 이뤄지는 이 방송의 인터뷰가 주요 매체에서 인용하는 뉴스 생산자 역할을 한다면, 지금의 언론지형에서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 조수진> 네, 이런 주창 저널리즘이 확산되게 된 게 여러 가지 방송 환경의 변화에 따른 것입니다. 채널의 수가 다양해지다보니 나름대로의 특색, 차별성이 중요해졌구요. 온라인 매체, 전문매체가 많아지다보니 시청률 잡기가 쉽지 않아집니다. 대중들은 더 파편화되고 이제는 원하는 정보는 인터넷, 유튜브를 통해 너무나 쉽게 찾아가 접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그 시청자들을 잡기 위해서는, 그리고  최근에는 단순 전달자보다 스토리텔러를 더 선호하는 경향도 있는거구요, 그리고 이제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한 시대죠. 그래서 뉴스매체가 파편화된 수용자 집단의 이념 성향이나 관심, 취향을 고려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기계적 중립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요, 그 객관성의 한계로 인한 원인도 하나 있습니다. <방송 저널리즘 프로그램 진행자의 의견 개입에 관한 연구>(윤영철, 2007)에서도 사실 중심보도가 기존 권력 비판 기능을 상실해가는 객관 저널리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언론인의 가치 판단이 주요하게 여겨지는 탐사저널리즘이 주목받았고, 이런 분위기가 가치개입적 저널리즘 모델이 등장할 수 있는 여견을 마련해주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건 주창 저널리즘 역시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겁니다. 주창저널리즘, 가치개입 역시 객관성과 합리성 다양성이 기반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 기억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지상파 방송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공통적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 제공의 역할(코어미디어(CORE MEDIA)의 역할)도 필요하기 때문에 객관적 인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문제는 본인의 노력, 주변 몇 사람만의 담론이 아닌 반대편 전문가도 참여하는 논의구조도 필요할거라고 생각됩니다. 늘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시민의식이 굉장히 높아져서 다 걸러낼 거 걸러내거든요. 이제는 언론이 자극적인 내용보다 분석과 깊이 있는 검증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를 논증, 검증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 김양원> 기계적 중립만 강조하는 미디어가 외면받는 시대가 됐죠. 팟캐스트나 지금의 유튜브방송에선 나의 정치적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방송을 골라듣는 장점이 있었죠. 이런 팟캐스트나 유튜브에서 키워진 스타 진행자들이 지상파인 TV나 라디오 시사 진행자로 많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종의 팬덤을 가진 김어준씨와 같은 특정 성향 진행자들의 적극적인 발언과 가치 지향성...프로그램의 공정성, 균형감 사이에서 그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수진>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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