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TV조선-MBN 소송전, 방송가 프로그램 베끼기 관행 바꿀까 [미디어비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2-01 11:28  | 조회 : 931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1월 30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TV조선-MBN 소송전, 방송가 프로그램 베끼기 관행 바꿀까 [미디어비평]

- TV조선, MBN <보이스퀸>...<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도용 손배소송
- 반면 MBN, TV조선 <자연애산다>..자사 <나는 자연인이다> 도용 주장
- 저작권법, 아이디어는 저작권 대상에서 제외..방송 포맷은 아이디어?
- 방송 포맷산업 시장 확대..트로트 프로그램 해외수출 고려한 포석일수도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조수진 겸임교수와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안녕하세요.

◆ 조수진 교수 (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오늘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 조수진> TV조선과 MBN의 트롯 프로그램 베끼기 법적 분쟁에 대한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 김양원> 네,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 최근엔 그 출연자들을 대거 등장시킨 비슷한 포맷의 트롯 프로그램까지... 요즘 어르신들의 최애 프로그램..하면 트롯 프로그램이 단연 인기던데요. 한 방송사의 트롯 프로그램이 대성공을 거두자, 이젠 트롯 프로를 편성하지 않는 채널이 없을 정도로 종편과 지상파 채널 모두 트롯 프로그램이 대세입니다? 

◆ 조수진> 네. 채널 돌리면 나오죠. 예능 프로그램이 트렌드가 있는데요. 하나가 유행하면 비슷한 포맷으로 프로그램이 런칭 되고, 그러다보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한때 육아프로그램이 유행을 했었죠. 가족예능이라고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먹방, 쿡방, 관찰예능이 대세로 자리 잡았고. 코로나 시기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집, 인테리어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게 바로 또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이죠. 코로나19 시대에 공연이 어려워지다 보니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든 유명 가수들도 이런 프로그램에 대거 합류하면서 더 확대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 김양원> 이런 트롯 프로그램 유행, 첫 시작은 TV조선 ‘미스트롯’이었어요? 

◆ 조수진>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각 방송사마다 편성된 가운데,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시도였죠. 2019년부터 시작이 됐는데요. (2019.2.28~2019.5.2) 높은 연령대의 팬덤문화를 형성하는 새로운 문화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당시에는 코로나 이전의 시기여서 대규모 전국 콘서트로 이어지면서 전국적인 트로트 공연문화 열풍이 불기도 했는데요. 
이후 이 열기에 힘입어 미스터 트롯(2020.1.2.~2020.3.12.)이 최고 시청률 35.7%를 찍으며 인기를 이어갔고. 최근 미스트롯2(2020.12.17.~)가 (최고시청률27%)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김양원> 시청률 30%가 웬말이냐...이런 얘기도 나오던데, 그만큼 안방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트로트 프로그램이 인기있다보니 이제는 트롯 프로그램이 없는 방송사가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 간의 법적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 조수진> 네, TV조선이 지난 18일 MBN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TV조선은 MBN의 <보이스트롯>을 대상으로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했다고 보도 자료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내용을 보면, MBN이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도용해 2019년 11월에 <보이스퀸>을, 2020년 7월에 <보이스트롯>을 방송했고, 현재는 <사랑의 콜센터>를 도용해 <트롯파이터>를 방송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해 1월과 11월 이미 두 차례 포맷도용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는데, 응답이나 시정조치가 없다가 소송을 앞두고 지난 13일 처음으로 표절논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단순한 시청률 경쟁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경계심 없는 마구잡이 포맷 베끼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 김양원>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한 방송사에서 인기 있으면 곧바로 비슷한 다른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났었는데...이걸 콕 짚어서 ‘포맷 도용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을까요? 

◆ 조수진>네, MBN의 주장에서도 보면, 반대로 과거 자사 프로그램과 유사한 TV조선 프로그램으로 인해 먼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거든요..MBN의 ‘나는 자연인이다’가 성공하니까 TV조선이 ‘자연愛(애)산다’라는 유사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피해를 줬다고 주장합니다. MBN은 ‘TV조선 프로그램 중에서도 MBN을 흉내 낸 프로그램이 적지 않은데, 고소장 접수를 한 것은 유감스럽다. 그래서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한 프로그램이 유행하면 방송사마다 비슷한 포맷의 방송이 계속 생겨나는 것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프로그램이 어디까지 비슷하고 베낀 것인지, 어디가 독창성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 자체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저작권과 관련된 건데...저작권법이 참 선을 긋기가 어렵습니다. 
저작권법의 기본이 아이디어와 표현 이렇게 나뉘는데.. 아이디어 표현 2분법(idea expression dichotomy)이라고 합니다. 이게 전 세계적으로 주로 저작권 실무에서 사용하는 건데요. 여기서 아이디어는 저작권 대상이 아니고, 표현은 또 저작권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포맷은 표현에 해당될 수도, 아이디어로 볼 수도 있으니 참 애매한 거죠. 딱 여기로 선을 긋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포맷이 중요해진 시대고, 방송 포맷 자체를 해외에 수출하기도 수입하기도 하는 시대인 만큼 이번 판결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할 텐데요... 
 외국의 재판 사례도 보면, 포맷 분쟁에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 것보다는 부정된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방송 포맷이 아이디어와 표현 이분법으로 따져볼 때 아이디어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관점 때문입니다. 일부 사례에서 저작권침해가 인정된 경우는 기존에 사용되어온 요소들을 선택하고 배열한 조합의 독창성이 인정되는 경우인데요. 정확하게 규정하기가 참 어렵죠. 

◇ 김양원> 방송 포맷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인정된 사례가 있었는지도 찾아보셨나요? 

◆ 조수진> 기존에 방송 포맷을 대체로 아이디어에 속한다고 봐서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가 어렵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지난 2017년 대법원에서 방송 포맷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된 적이 있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대법원 2017.11.9. 선고2014다 49180판결)
SBS가 자사의 ‘짝’이라는 프로그램을 CJ E&M이 SNL코리아 코너와 온라인게임 홍보영상에서 포맷을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건데요. 법원에서 SNL코리아 코너는 실질적 유사성은 없다고 판단했는데, 온라인 게임 홍보영상은 1심과 2심과는 달리 대법원에서 ‘원고 영상물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들을 그대로 사용했고 구성요소의 선택과 배열 등에 있어 원고의 영상물과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김양원> 프로그램 포맷의 저작권 이슈로 외국 방송사와의 문제도 이따금 일어나긴 했었죠?

◆ 조수진> 네, 아무래도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런 일들이 많았는데요, 2016년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에 따라 한국콘텐츠 수입이 어려워지자 표절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기억하실 겁니다. 2017년 중국 후난위성 TV에서 방영된 ‘중찬청’은 국내 tvN윤식당을, ‘친애적객잔’도 JTBC의 <효리네민박>을 베낀 것이라는 의혹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포맷 표절관련 국내 피해현황 자료를 보면, 당시에 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29개 프로그램이 표절 된 것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 김양원> 이제는 포맷도 수출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조정이 쉽지 않을 거 같은데요...방송 포맷을 보호하는 기구가 있을까요? 

◆ 조수진> 네, 프라파 FRAPA(Format Recognition and Protection Association)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포맷 승인 및 보호협회’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겠는데요, 포맷 산업에 대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2000년 설립된 비영리단체구요, 250개국 이상 회원 가입중입니다. 포맷 보호에 대한 시장 리서치, 회원사에 대한 헬프 데스크 운영 등을 하고 있는데요. 포맷의 표절, 유사성 여부를 심층 검증해서 어느 포맷이 더 오리지널리티가 있는가 비교해서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법적효력이 있어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김양원> 다시 우리나라 상황으로 돌아와 보면, 이번 TV조선과 MBN의 문제,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 

◆ 조수진> 사실 이런 논란은 그동안도 계속되어 왔기 때문에..이것도 일종의 방송가의 뿌리 깊은 관행이었죠. 그래서 사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이 많습니다. 이런 분쟁에서 사실 TV조선도 자유로울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소모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구요, 그리고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처럼 포맷 산업 시장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논란은 TV조선이 트로트 프로그램의 해외 수출과 관련해 수익의 문제 때문에 이번에 확실히 해두고 가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 트로트 예능의 원조임을 강조하는 거죠, 그런 시각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중요한 건, 하나가 유행하면 다 따라해서 전체 채널에서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그동안의 관행이라면 관행, 이런 현상이 조금은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모습으로 바뀌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라파 행동강령, 일종의 서약인데요, 거기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타인의 지적 재산권을 존중해주고 자신의 지적재산권도 존중받으려는 노력’ 이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김양원> 네, 결과는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수진>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