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0년 12월 23일 (수요일)
□ 출연자 :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대통령 4년 차, 실천 사항 텅 빈 상황
-국민소통, 노무현 150회...문 대통령은 10회 미만
-20대 때 잠시 민주화 운동으로 계속 민주 완장 차
-공수처, 검찰을 권력으로 통제...옥상옥 우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저서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로 유명한 진보 원로.
최근에는 현 정권을 비판하며 날을 세운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입니다. 직접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이하 홍세화):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문재인 대통령이 왜 집권했는지 잘 모르겠다." 얘기하셨습니다. 얼마 전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인데, 어떤 뜻입니까?
◆ 홍세화: 대통령이면 최고의 정치 지도자잖아요, 그럼 국민을 어디로 지도할지 그 방향이 보여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보이고 철학이라든지 이런 걸 잘 모르겠어요. 그런 반면에 공약이나 말은 현란하고 화려했는데 지금 4년 차가 됐는데 실천 사항이 텅 빈 상황이거든요.
◇ 황보선: 그러면 얼마 전 한겨레신문 칼럼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착한 임금님'으로 비유했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 홍세화: 대통령과 임금님을 비유한 것은 하나는 대통령은 시민과 연결이 된다면 임금님은 신민과 연결이 되는 그런 이유도 있고 무엇보다 대통령은 불편한 자리나 불편한 질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피해선 안 되죠. 그런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약속이나 이런 거 할 때는 대통령으로 있지만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불편하잖아요. 그런 자리나 질문에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 대통령이 아니고 임금님의 모습이라고 본 것이죠. 예를 들면 좀 그렇지만 지금 안전 문제 때문에 산재로 2,000명 이상이 매년 목숨을 잃고 지금도 김용균 어머니하고 이한빛 PD 아버지가 13일 동안 단식 농성 중인데 그 후보시절 어떻게 말씀을 했나 보면 안전 때문에 눈물 흘리는 국민이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다는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 대해서 왜 그랬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이런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동산 문제도 그렇습니다.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에는 자신감을 보여주셨는데 그런데 지금 왜 이렇게 된 건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이 상황을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 계시나요?
◇ 황보선: 문 대통령이 좋은 자리에는 나오고 좋지 않은 자리에는 나타나지 않으신다는 말씀이죠?
◆ 홍세화: 그런 의미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물론 약속했던 건 잘 안 풀릴 수 있죠. 거기서 멈추면 안 되고 왜 안 된 건지 밝혀야 이 길을 찾아갈 수 있지 않습니까? 근데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지금 1년 5개월 정도 남았는데 대통령은 정말 엄중한 자리잖아요. 앞으로도 지금 이런 식으로 임금님 노릇을 할 것인가. 얼마나 엄중한 자리인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정말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으로 쓴 겁니다.
◇ 황보선: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주문을 하신다면 어떤 요청을 하고 싶으신가요?
◆ 홍세화: 계속 말씀드린 것처럼 왜 이런 상황이 나온 건지, 대통령 자신이 한 공약과 이것이 지금 집권 4년 차 인데 내용이 텅 비어있는 상황에 대해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봐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그래서 불편한 자리와 질문을 듣고 기자회견도 하고 국민에게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죠.
◇ 황보선: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는 것은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기자회견 숫자도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말씀인거죠?
◆ 홍세화: 그렇습니다. 지금 썼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나 국민 소통은 박근혜 대통령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댄다면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는 150회 정도라면 박근혜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은 10회 미만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마치 소통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어떤 홍보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고 아니면 국민들의 청원이 마치 옛날 임금에게 항소하는 방식이지 직접 정치 지도자로서 국민을 가르치고 이끄는, 이게 지도잖아요. 우리가 갈 길을 가르치고 이끌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 황보선: 네,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책을 냈는데 “싸가지”라는 말로 비판을 했습니다. 보니까 문 대통령이 유체이탈화법을 쓰고 있다는 식으로 비판을 했는데 동의를 하십니까?
◆ 홍세화: 제가 본 견해하고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 황보선: 그런데 계속 이렇게 비판하시면 친문 지지자들한테 비판을 받으실 텐데요?
◆ 홍세화: 계속 받아왔고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죠.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면 비판받는 것이야 괜찮습니다. 비판 속에서도 길이 열리면 좋은 것이죠.
◇ 황보선: 네, 홍세화 대표님께서는 대통령 뿐 아니라 현 정권의 실세, 중심이라고 볼 수 있겠죠? 586, 86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분들의 돈 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민주 건달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 홍세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분들이 너무 공부를 안 합니다. 20대 때 잠시 민주화 운동으로 계속 민주 완장을 차고 있어요. 그런 점이 예를 들면 그들이 진보 행세를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진보가 우선 정책적인 측면에서의 고민이 있어야 마땅하고 예컨대 한국 사회에서 적어도 사회주의는 아니여도 한민족 정책 기조를 어떻게 접목 시킬지에 대한 고민이라든지 시대의 기호라는 표현이 있는데 시대의 기호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이런 것을 읽고 예를 들어 성소수자 문제라든지 차별금지법에서 보수 세력하고 차별성을 보일 줄 알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 황보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공부를 안 한다. 그럼 실력이 없다는 의미 아닌가요? 통치를 할 기본적인 자질이 없다는 생각이신 겁니까?
◆ 홍세화: 그렇습니다. 저는 한국의 이른바 진보정권이라고 말할 때 그 진보는 그야말로 어떤 정책적인 면, 정치 지향, 철학 면에서 보면 보수 세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유주의 보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은 이게 분단 체제 속에서 숨은 세력이, 그러니까 반 국가주의 이런 세력들이 보수를 참칭하니까 자기들의 수고라고 안 하잖아요. 보수를 참칭하니까 이들과 차별성을 보이기 위해서 그냥 자유주의 보수 세력 정도에 머무는 현 집권 세력이 그냥 엉겁결에 진보가 되어버린 현실이라고 보죠.
◇ 황보선: 엉겁결에 진보의 위치에 서있을 뿐이다. 진정한 진보는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거네요.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진정한 진보 설정 어떻게 해야 맞다고 보십니까?
◆ 홍세화: 저는 이렇게 쉽게 한국의 정치 현실을 말하고 싶어요. 우선 지금 현재의 진보 보수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정치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 쪽에는 어제가 좋았고 오늘도 괜찮은 숨은 기득권 세력이 있고 또 다른 쪽에는 어제도 괜찮았는데 오늘 아주 좋은 현 기득권 세력이 있습니다. 이 둘 사이에 더 좋은 내일을 누가 차지할 것이냐를 놓고 다투고 있는 것이 오늘의 정치입니다. 그러니까 어제도, 오늘도 힘들고 열악한 삶이나 생존은 정치 현안에 담겨있지 않아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일이 조금 더 나아져야 하잖아요. 그게 바로 진보이기도 하고. 현실 정치에 진보는 원내 정당으로는 정의당 정도에 머물고 있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황보선: 네, 홍세화 대표님께서는 또 공수처도 비판을 하셨습니다. 공수처하면 여당 정부에서는 검찰 개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있는데 방향이 맞지 않다고 보시는 겁니까?
◆ 홍세화: 저는 공수처가 지금까지 검찰 개혁한다는 것을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그런데 또 하나의 권력 기관을 만든 것 아닌가. 검찰을 민주적 통제를 가해야지 또 하나의 권력 기관으로 통제한다는 것은 결국 옥상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르는데 지금까지 모든 문제가 거의 권력 관계의 싸움이기 때문에 결국 그런 쪽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가령 기소 문제가 있을 때 기소를 한 것이냐 아니냐. 심의할 때 민간이 참여하는 방식이라든지, 일본의 경우가 그렇잖아요. 그 다음에 피해를 받은 민간이 공소권도 준다든지 이것은 프랑스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런 방면은 보이지 않고 너무 익숙하다보니 권력기관을 통제하기 위해서 또 다른 권력기관을 만드는 것에 치우쳐있지 않나. 저는 아직 이 공수처가 제대로 검찰 개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저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 황보선: 네, 그렇다면 걱정하시는 것이 보니까 결국 공수처는 출범이 된 것이고 앞으로 차기 정권에서 공수처의 기능, 역할에 대해서 우려를 하시는 것인가요?
◆ 홍세화: 그럴 위험이 있죠.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하기 보다는 앞서 말씀드린 것의 연장인데요. 또 하나의 권력 기관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는 문제고 검찰하고 경쟁관계가 된다. 또는 서로를 통제하는 것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한국의 정치에서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려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