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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10/15(목) 두꺼운 얼굴과 검은 마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10-13 13:57  | 조회 : 398 

두꺼운 얼굴과 검은 마음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중국인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 어떤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말하기는 분명히 어렵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한국인 하면 빨리빨리이런 말이 떠오르는 것처럼 중국인에 대해서도 그런 표현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재에 밝다거나, 겉과 속이 다르다거나 하는 말들은 예부터 우리가 중국인을 평가하는 표현이었습니다. 중국인의 기질을 두고 하는 표현 중에는 또 후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후흑면후흑심’(面厚黑心)의 줄임말입니다. 두꺼울 후 자에 검을 흑 자를 쓰니까, 면후흑심이라고 하면, 얼굴을 두껍고 마음은 검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청나라 말에 태어나서 중국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지식인 이종오라는 사람이 만들어냈습니다. 이종오는 사천성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는데요, 현지 매체인 공론일보에 후흑학에 관한 이론을 발표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신의 글이 사람들의 호응을 얻자, 스스로 후흑교주를 자처하면서 후흑국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종오는 중국의 역사를 아예 후흑이론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는데요, 그에 따르면 첫 번째 시기에는 후흑이 없어서 공자의 인의지도가 활약했고요, 둘째 시기에는 사회가 발전하고 후흑이 본격 등장했고, 셋째 시기에는 후흑이 널리 퍼지게 됐다고 합니다. 후흑학은 집단의 역사뿐만 아니라 개인의 처세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개인이 갖출 수 있는 후흑의 정도 역시 세 등급으로 나뉘는데요, 첫 번째 등급은 성벽과 같은 철면피에 석탄처럼 검은 흑심입니다. 두 번째는 얼굴이 두꺼우면서도 강하게, 마음은 검으면서도 빛나는 단계입니다. 세 번째는 얼굴은 두껍지만 형체가 없고, 마음은 검지만 색깔이 없는 최고의 단계, 그러니까 불후불흑의 단계를 말합니다. 이 정도 단계에 이르려면 정말 위대한 성인이어야 합니다. 후흑은 겉으로는 인의와 도덕으로 포장해야 하고, 말을 할 때는 애매모호하게 끝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들으면 후흑이 꼭 나쁜 태도 같지만, 후흑 자체는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는 중립적인 태도입니다. 그걸 어떤 방향으로 쓰느냐에 따라 좋고 나쁜 결과가 정해집니다. 유비나 조조 같은 역사의 인물들도 모두 후흑의 대가들이었습니다. 저는 중국인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후흑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謝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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