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코로나19로 인해 막힌 하늘길, “올해 여름 휴가는 어디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7-17 17:09  | 조회 : 183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코로나19로 인해 막힌 하늘길, “올해 여름 휴가는 어디로?”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 대신에, 요즘 있었던 여러 트렌드들을 생생하게 수다 떠는 트렌드 수다 시간입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나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네. 안녕하세요.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이하 윤덕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두 분 진짜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혹시 그동안 휴가를 다녀오셨나요? 평론가님.

◆ 김헌식> 저는 휴가를 아직 못 갔습니다.

◇ 김혜민> 계획이 있으신가요?

◆ 김헌식> 계획이 없습니다.

◇ 김혜민> 계획이 없습니까? 이번에 여름휴가 계획 없는 분들이 많아요. 우리 이사님은?

◑ 윤덕환> 휴가는 무슨. 하하하.

◇ 김혜민>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면서, 해외로 나가는 휴가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주변에 실망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김헌식 평론가님은 해외에 자주 나가셨어요?

◆ 김헌식> 저는 자주 나가지는 않았고요. 국내파로 있었는데,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면 마치 해외여행 가신 분들이 못 갔기 때문에 안타까워하는 것만 부각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저는 방콕파, 집콕파들이 오히려 활개 치게 생겼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다들 해외여행을 가셨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정당화되잖아요.

◇ 김혜민> 그러니까 상대적 박탈감을 덜 느끼게 됐다는 말씀이세요?

◆ 김헌식> 그렇죠. 오히려 더 기회라는 생각도 들고요.

◇ 김혜민> 집콕하는 게 무슨 잘못입니까? 그것도 선택이죠.

◆ 김헌식> 상대적 위화감을 그동안 많이 조장해왔죠.

◇ 김혜민> 맞아요. 굉장히 많은 분들이 해외로 많이 나갔어요. 그럴 수 있었던 건, 우리의 경제적 수준이 높아진 것도 있고, 저가 항공사가 많아지고, 국내 물가가 비싸다 보니까, 동남아 같은 곳에 가면 오히려 값싸게 다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늘어난 경우가 많죠. 이사님은 어떠세요? 해외 자주 나가셨죠?

◑ 윤덕환> 아니요. 원래 방콕 좋아합니다.

◆ 김헌식> 그런데 해외 강의를 많이 다니시더라고요.

◑ 윤덕환> 원래 해외 강의가 많이 잡혔었죠. 그런데 다 망했죠. 그런데 원래 나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집에서는 저를 아주 싫어합니다.

◆ 김헌식> 아 그렇구나. 해외여행도 자녀들과 같이 가야 하는데.

◑ 윤덕환> 그런데 해외여행이 이전에는 트렌드였던 것이 맞는 게, 애들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안 갔다 온 애들이 위화감 같은 게 실재로 있어요. 그래서 어딘가 한 곳은 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죠.

◇ 김혜민> 제 아이도 8살인데, 우리 애들은 아직 해외여행을 안 갔거든요. 아이들에게 해외가 뭐가 중요해요. 그냥 동네에서 놀든, 해외를 가든 어차피 똑같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인데, 근데 어느 순간 얘기하는 거예요. ‘엄마 나는 언제 해외여행 가?’ 이러더라고요.

◑ 윤덕환> 그렇죠. 그런데 요즘 같은 때 제 입장에서 어디를 가는 게 부담스러운 이유는, 어디를 가서 코로나를 혹시라도 걸리면, 주변에 민폐가 커요. 그 두려움이 커서 최근에 나온 보도는 코로나라는 질병 자체의 위험성보다도, 확진 환자들이 경험하는 대인관계 안에서의 거부감에 대한 공포감. 그게 정말 큰 것 같더라고요.

◇ 김혜민> 그럼요. 트라우마가 엄청나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 걸려서 나은 분들도 몸은 회복했지만, ‘내가 지금이라도 무리에 들어가서 해를 끼치면 어떡하지? 혹은 그들이 나를 꺼려하면 어떡하지?’라는 트라우마가 상당하다고 하더라고요.

◑ 윤덕환>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 중에 그런 분들이 계시는데, 식사할 때 자연스럽게 피하게 된다고 해요. 그런데 이게 누구를 비난할 수도 없는 거라서, 그런 부분이 부담이 있습니다.

◇ 김혜민>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올해뿐만 아니라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까지 해외여행을 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아서, 요즘 국내 여행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해요. 요즘 ‘바퀴 달린 집’이라는 예능에서 아예 집을 차 뒤에 끌고 다니는 모습이 화제던데, 이건 돈 많아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 김헌식> 캠핑카가 지금 굉장히 선호되고 있다고 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경차부터 4천만 원 이상의 SUV 차량을 신상으로 보여주기도 하더라고요. 정부 쪽에서도 법을 개정했어요. 튜닝이라고 하죠. 자동차를 캠핑카로 바꾸는 규정을 바꿨어요. 시장을 키우려고 2월에 바꿨어요. 그래서 경차부터 승용차, 화물차까지 바꿀 수 있도록 했거든요. 사실 코로나19를 예측한 것은 아닌데, 공교롭게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튜닝을 많이 하고 계신데, 한 통계자료를 보니까 350배 증가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는데, 거기에다 캠핑카에 들어가는 매트 같은 물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다고 합니다.

◇ 김혜민> 저도 그 얘기를 들었어요. 텐트 같은 것의 판매량이 작년 한 해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저도 텐트 하나 샀거든요. 한강에 텐트 칠 자리가 없는 거예요. 이것은 확실히 코로나19의 영향인 것 같아요.

◑ 윤덕환> 그렇죠. 몇 가지 통계자료를 보면 캠핑 쪽에 사람들의 관심이나 소비가 집중되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지금 나온 통계는 캠핑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3월~5월의 통계를 보면,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작년에 비해 209% 정도. 굉장히 많이 캠핑 관련 것들이 급증했다고 해요. 그런데 잘 보면, 이것은 코로나 때문에 생긴 현상이지, 작년까지 추세를 보면 캠핑 시장은 죽어있었습니다. 똑같은 시기의 작년 트렌드 수다를 찾아보시면, ‘몰링’이라는 실내에서 하는 활동들이 확산될 것이라는 얘기만 계속했었어요. 실제로 글로벌 캠핑 업체 몇 곳은 국내에서 철수하기도 했어요.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것이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글램핑이든 뭐든 굉장히 추세가 늘어날 거라고 보고 있어서, 이게 지속 가능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잘 생각해보면, 글램핑이나 차박이라고 칭해지는, 차량을 통해 숙박하는 현상이 지속 가능할 것인가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캠핑을 하려는 사람들의 니즈와 글램핑을 하는 사람들의 니즈는 달라요.

◇ 김혜민> 캠핑과 글램핑은 다르니까요.

◑ 윤덕환> 글램핑은 개념적으로는 숙박과 비슷합니다. 펜션에서 하는 것처럼 텐트 안에 냉장고도 있어요.

◇ 김혜민> 그렇죠. 인테리어를 텐트 느낌이 나게 한 거죠.

◑ 윤덕환> 실제로 저희가 조사를 해봤는데, 1순위가 글램핑이에요. 그런데 캠핑은 전부 DIY(Do It Yourself)입니다.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기본적으로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상황이에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막연하게 캠핑 시장이 장기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혜민> 캠핑 장비가 고가잖아요. 지금 코로나19니까 나가자고 샀다가, 코로나가 사라지고 나면, 이 고가의 장비를 쓸 수 없게 될 수도 있으니까,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한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말씀이신 거죠?

◑ 윤덕환> 그렇죠.

◇ 김혜민> 그렇군요.

◆ 김헌식> 캠핑 장비는 그렇고요. 그런데 캠핑카 같은 경우는 지속적으로 늘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이거 엄청 비싸지 않아요?

◆ 김헌식> 비싸기 때문에 대여도 하는데, 대여 같은 경우도 활황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빈부격차가 많이 느껴지기 때문에, 두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경차형 캠핑카가 나오기도 하고, 그리고 아마 개조, 튜닝으로 많이 몰릴 거라는 생각도 드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화장실이 들어있는 캠핑카를 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게 비싸죠. 결국 경차든지, 튜닝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고가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필요한데, 그게 당분간 확 늘어날 것인가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 김혜민>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여행지들이 정비하고, 개발하는 일들이 많아질 것 같아요. 지금도 많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비싼 돈 주고 캠핑카를 사도 갈 곳이 많아지니까,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 김헌식> 지금 문제가 되는 게, 차박을 말씀하셨는데, 주차 공간이 많이 부족해서 몇몇 지자체의 사례를 보면 칼부림도 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캠핑카를 유도하기 위해서 튜닝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실제 현장에서 주차할 수조차 없는 현실과 이상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자체별로 차박을 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인 문제더라고요.

◑ 윤덕환>> 사실 캠핑이나 수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쪽에서 마케팅 부분에서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부분이 고급화 마케팅이에요. 대중적인 욕구 단계로 보면 안전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위협받고, 일상적인 불안감을 유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게 뭘 자극하냐면,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일상적인 불안감이 높은 수준이라면, 뭘 보고 웃거나, 상위 단계의 욕구를 자극받지 않아요. 고급스러운 무언가를 자극해서, 나에게 있는 무기력감을 자극해서, 사실 이게 분노나 화로 전환되기 쉬운 감정이기 때문에, 안전 욕구가 자극받으면 코미디 프로그램도 잘 안 보잖아요. 그것 때문에 지금 영향을 받는 것이고. 안전에 대한 욕구가 일상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진지하거나 소박한 것을 찾습니다, 정확하게 타깃을 잘 찌른 프로그램이 ‘삼시세끼’예요. 그런 프로그램에서 코드를 잘 읽어야 해요. 지금 고급스럽게 간다고 이야기하면 상당한 여론의 역풍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요.

◇ 김혜민> 오히려 안전의 욕구가 위협받는 때에는 고급화 전략보다 소박한 인간의 욕망을 아주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오히려 고급화 전략으로 가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 윤덕환> 소박하고 약간 알뜰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쪽의 수요가 훨씬 많은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 김헌식> 연장선에서 제가 느낀 것을 말씀드리면, 캠핑 장비, 캠핑카 같은 것이 신문에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제가 북한산 근처에 사는데, 작년과 달리 실제로 등산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그런데 등산을 고지를 올라간다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산책길, 둘레길이 많이 만들어져 있거든요. 마스크를 쓰고 가족끼리 가볍게 산행을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산책길이라고 해야 하나? 아는 사람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거닐 수 있는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아까 이사님이 말씀하신 것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두 분이 아이디어를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여름에 너무 비싸게 여행 다니는 것보다는 소박한 국내 여행이 어떤 게 있을까? 예를 들면, 저도 자료를 찾아보니까, 몇 년 전부터 농촌에서 치유하는 여행이 인기가 있었어요. 농촌 살리기도 하고, 그 안에서 프로그램도 만들고. 그래서 전국 농촌체험 휴양마을 협의회가 또 있더라고요. 여기 회장님이 최근에 굉장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 코로나 때문에 늘어나고는 있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기는 어렵고,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셨거든요. 이번 기회에 우리가 농촌도 살리고, 여행코스도 마련하고. 좋지 않을까요? 아이디어 좀 주세요.

◑ 윤덕환> 일부 시장에는 있을 것 같은데, 이번에 저희가 휴가 관련해서 조사한 것이 있는데, 2018년 대비 변화한 것이 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집 밖으로 못 나가니까, 무언가 집에 있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클 것 같은데, 나가고 싶은 욕구가 더 커요. 휴가를 따로 계획하는 게 엄청 커졌습니다.

◇ 김혜민> 그게 코로나 초반이 아니라 지금은 정말 힘들 만큼 힘든 거예요.

◑ 윤덕환> 그런데 1순위가 글램핑 같은 거예요. 체험하고자 하는 욕구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어요. 휴가는 따로 머릿속에 계획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휴가를 최대한 게으르게 보내고 싶은 거예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농촌체험도 의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대중 소비자의 욕구를 부르기에는 시장이 크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

◇ 김혜민> 몸도 마음도 지친 상황이니까, 나가고는 싶지만 무언가를 하고, 새마을운동처럼 체험하는 것은 지금 안 터진다.

◑ 윤덕환>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래서 저에게 여름휴가 트렌드를 하나 집으라고 한다면, 저는 호캉스. 이게 실내에 있는 활동이라서 ‘이게 맞아?’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시스템으로 관리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거든요. 호텔 같은 경우 시스템을 믿을 수 있다면, 이게 잘 관리되는 형태의, 게으르게 있어도 편안할 수 있는 공간을 찾을 가능성이 커요.

◇ 김혜민>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방역이 되고, 청결이 유지되는 곳에서 그냥 쉬고 싶을 것이다.

◆ 김헌식> 제가 한가지 조사한 것을 보니까요. 2018년과 비교한 게 있는데, 계획은 있으나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이 응답이 13.7%에서 40.5%로 크게 늘어났어요. 그런데 별다른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는 이들은 6% 증가했어요. 그러니까 뭔가 가기는 가야 할 것 같아요.

◑ 윤덕환> 1순위가 호캉스인데, 2순위가 홈캉스예요.

◆ 김헌식>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할 것 같다. 이게 71%였고요.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 결국, 사람들이 번잡하지 않은 곳에 가긴 가야 할 것 같고. ‘그곳이 어디지?’라고 생각했는데. 기본적으로 또 다른 문항을 보니까 이런 내용입니다. 여름휴가를 멀리 가지 않더라도 휴식을 만끽하고 싶다. 89%. 사람 많은 곳보다 조용한 곳에서의 휴가를 선호한다. 여름휴가를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휴가의 진정한 의미는 편안하게 쉬는 것이다. 그러면 이게 호텔이잖아요. 하하하. 그런데 다른 조사를 보니까, 호텔도 그냥 호텔이 아니고, 프리미엄 호텔.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쪽으로 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호텔 값이 많이 올라가겠네요.

◑ 윤덕환> 사실 홈쇼핑을 잘 찾아보시면, 특급호텔도 손님이 안 와서 장난이 아닙니다. 거기에 싼 상품도 막 나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여름휴가에는 아닐 거예요.

◑ 윤덕환> 여름 휴가는 아니죠. 연중으로 쓸 수 있는 상품들인데, 그런 상품들을 보면, 놀랍도록 싼 가격도 있어요.

◇ 김혜민> 그래서 아까 홈캉스 얘기를 하셨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인테리어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래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테리어 기업이 얼마 전에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이게 이해가 가세요? 자연스러운 건가요?

◑ 윤덕환> 그게 공교롭게, 저희가 2015년부터 주제 중심으로 트렌드 책을 쓰기 시작한 게, 2015, 2016인데, 2015년에 저희가 집중한 현상이 집이었어요. 그때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그 트렌드가 2015년에 있었는데, 2015년 대비 2020년을 조사했더니 2배 이상 늘었습니다. 2015년도에 뭐가 유행했냐면, 홈 인테리어나 집에 관련된 방송이 엄청 인기를 끌었어요. 집방이라고 해서, 집 인테리어를 바꿔주는 프로그램들이 대박이 났거든요. 그때 유행했던 현상이 그대로 옮겨온 거죠. 인테리어 회사 주가도 많이 올랐지만, 인터넷을 찾아보시면, 굉장히 큰 L모 유통회사에서 홈 인테리어 관련된 상품들 조사했는데, 작게는 전년 대비 23~24%, 많게는 130% 이상으로 엄청나게 팔렸다고 해요.

◇ 김혜민>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네요. 사람들이 집에 모여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은 건데, 거기에 따른 부작용도 많거든요. 폐쇄된 공간에만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까, 그 안에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좋은 트렌드인지, 아니면 부작용이 큰 트렌드인지 잘 모르겠어요.

◆ 김헌식> 코로나19 관련된 연구를 보면, 초기 위기상황 속에서 집에 갇히면 사이가 좋아진다고 해요. 왜냐하면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가족끼리 있으니까. 그런데 이게 한 달, 두 달 가면 가정폭력이 늘어나고, 사이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결국 장기적 추세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다음에 ‘홈하비(Home Hobby)’라는 개념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집 안에서 취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인데, 그동안 트렌드를 보면, 회사원들 같은 경우에도 저녁 시간 때에 문화센터를 가거나 강좌를 듣는 자신의 취미생활을 하러 갔었는데, 대면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게 위험하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그런 것들이 집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프로젝트 용품이라든지, PC방처럼 게이밍 스피커와 의자가 146% 정도 판매됐다. 그리고 노래방 기기, 마이크 같은 것들도 굉장히 많이 판매되고 있고요. 미술용품도 유아용품 같은 경우는 3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하고, 목공도 트렌드였는데, 이것도 DIY로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눈에 띄고, 악기도 많이 그동안 많이 배우셨거든요. 이것도 피아노가 2배 이상, 트럼펫도 99%, 드럼이나 일렉트릭 기타 같은 경우도 많이 판매되는 상황입니다.

◑ 윤덕환> 저런 수요는 아주 중요한 변화의 함의를 갖고 있는데, ‘그냥 집에 있으면 저런 게 늘어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저희가 조사한 것에 따르면 흥미로운 게 관찰돼요. 무슨 얘기냐면, 김혜민 PD님이 아까 사람도 만나야 하는데 못 만나서 답답하고, 짜증이 나고. 이런 상황일 것 같은데,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하니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으니까, 만족도가 높아요. 예를 들어 저녁 자리가 없어서 불편하다. 이게 39% 정도 되거든요. 저녁 시간이 늘어 좋다. 63%. 그다음에 만남이 줄어서 불편하다. 35%. 오프라인 만남이 줄어서 불안하지 않다. 66%. 그다음에 아주 흥미로운 게, 종교활동이 줄어 불편하다. 15.5%인데, 의무적 종교활동을 안 해도 돼서 좋다. 54.2%입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게 답답하다는 답변이 30%가 안 돼요. 29%쯤 되고. 온라인 소통을 하니까 근거를 남기고 깔끔해서 좋다는 답변이 45%쯤 됩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오프라인에서 혼자 머무니까, 나름의 시간도 생기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예요. 예를 들면, 코비디보스라고 코비드로 인한 이혼. 이게 영국 같은 경우에 코로나 이전에는 부부가 평균적으로 같이 있는 시간이 90분인데, 코비드 이후로는 15시간까지 늘어나니까, 이혼이 폭발하고, 가정 내의 폭력도 엄청 늘어났다고 하는데, 최근에 치안정책연구소에 있는 연구실 후배에 따르면, 한국에는 가정 내의 폭력이 확 줄었다고 해요.

◇ 김혜민> 그런데 그게 줄어든 게 아니라, 신고가 줄었다고 해요.

◑ 윤덕환> 뭔가 적응하고 있는 단계 같은데.

◇ 김혜민> 물론 코로나 시대를 지나고 있기 때문에 이 터널을 지나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가정폭력이나 가까운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나 데이트폭력의 신고율이 워낙 낮기 때문에, 사실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이 코로나19 때문에 늘어났지만, 실질적으로 신고가 줄었다고 하더라고요. 이거는 굉장히 위험한 얘기예요. 우리가 그것만으로 볼 수 없는 사회의 많은 구멍과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 윤덕환> 그러면 데이터를 쌓아두었다가 조금 있다 얘기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네. 아까 전에 혼자 고립이 편하다는 사람들의 발언도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각종 모임과 억압적인 관계에 지쳤는지를 알 수 있는 말이기도 하네요.

◆ 김헌식> 저는 처음부터 그런 얘기를 계속하고 있거든요. 우리가 문화적인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사실 모임이나 행사 같은 경우는 우리가 예의상 당연히 의무적으로 해야 할 것 같은 것들이 있었고요.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집단주의 공동체적 문화가 있었거든요. 거꾸로 생각해보면, 코로나19 확진된 사례를 보면, 결국 문화적 모임들이 상당히 많아요. 당연히 해야 하고,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관행들인데, 우리가 차마 얘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참여했다가 감염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관행적으로, 의무적으로 했던 인간관계가 너무 많지 않았나? 그것들에 대한 피로가 반작용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윤덕환> 처음에 프로그램 시작하실 때, 해외여행 안 가도 되는 명분이 생겼다고 하셨잖아요. 똑같이 자연스럽게 안 만나도 되는 그럴듯한 명분을 줬어요.

◇ 김혜민> 이 기회를 통해서 우리가 우리 사회를 뒤돌아보고, 우리 가운데 쓸데없었던 거품은 걷어내고, 본질을 찾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