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여름입니다. 올해 여름도 무척 더울 것 같은 예감인데요. 우리말 여름은 꽃이나 열매가 열린다는 말에서 왔다고도 하고요, 해를 뜻하는 날이라는 말이 바뀌어 날암, 녀름이 되면서 변했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잘 아시는대로 한자에서는 여름을 ‘하’(夏)라고 씁니다. 중국어로는 ‘시아’라고 읽는데요. 이 글자는 어떻게 여름이라는 뜻이 됐을까요? 때는 우리가 가늠하기 어려운 옛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글자는요, 중국 최초의 문자라고 하는 갑골문에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3천 년 전 일인데요. 갑골문에 나타난 이 글자는요, 사람의 모습을 그린 그림에 가까웠습니다. 커다란 머리에 손발을 가진 모습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여름 ‘하’ 자를 떠올려 보시면요, 윗부분이 사람 머리이고요, 아랫부분이 바로 손과 발이 되겠습니다. 갑골문에는 머리, 눈, 손과 팔, 몸통, 다리가 아주 분명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자의 첫 의미는 아주 큰 사람, 힘이 센 사람 이런 뜻이었습니다. 큰 사람은 누굴 의미하는 걸까요? 옛날 사람들은 큰 사람이라고 하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사람, 그러니까 제사장을 떠올렸습니다. 갑골문에 그려진 이 글자의 얼굴은 뭔가 분장을 하고 있고, 손과 발은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자는 제사를 지내려고 춤을 추는 제사장을 뜻합니다. 하늘의 신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서 춤을 추었던 거지요. 옛날 제사 중 가장 중요한 행사는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기우제였습니다. 그런데 기우제는 주로 날이 더워지고 가뭄이 계속되는 여름철에 지내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큰 사람’, ‘제사장’, ‘기우제’, ‘여름’이라는 뜻으로 점점 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자는 또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도 계속 변화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중국인들이 자기 민족을 부르는 이름으로 쓰기도 합니다. ‘화하’ 민족이라는 말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자신들은 힘이 센 큰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겁니다. 실존했는지 여부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만, 중국 최초의 왕조라고 일컬어지는 나라의 이름을 ‘하’라고 부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여름은 그렇게 ‘큰 사람’, ‘힘이 센 사람들’의 계절입니다. 우리 모두 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힘센 여름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謝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