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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A 암호, 엄청 큰 수를 대문 앞에 걸어 두고 소인수분해 하라는 원리 (6/30 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6 16:20  | 조회 : 311 

양자컴퓨터와 정보보호 (6/30 )

안녕하세요! 아주대학교 총장 박형줍니다. 양자컴퓨터의 등장으로 정보보안의 기반인 암호론에 일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미국의 NSA는 양자내성암호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 양자컴퓨터가 계산하는 방식으로도 잘 안 깨지는 암호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양자컴퓨터는 어떻게 이런 사고를 칠까요? 일단 RSA 암호가 소인수분해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소수(素數)’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지는 자연수죠. 자연수는 모두 이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될 수 있어요. 자연수를 소수로 쪼개는 소인수분해는, 물질을 원소로 쪼개는 것과 흡사하죠. 그래서 소수는 수의 요소 역할을 하는 prime number 주요 수라 불립니다. 몇 십조 쯤 되는 큰 수를 대문 앞에 척하니 걸어두고 소인수분해 하면 문 열어준다고 하면, 꽤 오랫동안 그 문은 안전하다는 게 RSA 암호의 원리입니다.

오랫동안 RSA 암호는 안전해 보였어요. 전통적인 컴퓨터의 연산에서는 소인수분해가 엄청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이 양자컴퓨터는 연산방식 자체가 전혀 달라서,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 현상이라는 걸 사용합니다. 1980년대에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이 양자얽힘을 이용해서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얘기한 바 있죠. 기존 컴퓨터는 0 또는 1의 값을 저장하는 비트를 정보저장 단위로 쓰지만,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라는 양자이진법 단위를 사용하고 이건 01의 사이의 연속적인 값을 가질 수 있어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다룰 수 있어요.

201512월에 NASA와 구글이 캐나다 기업인 D-Wave 사와 협력해서 양자컴퓨터를 공동으로 개발했다는 발표가 있었죠. D-Wave2512 큐비트를 구현한 양자컴퓨터입니다. 예전에 안 풀리던 문제는, 이 방식으로도 대개는 여전히 안 풀립니다. 하지만 예외에 해당하는 몇 개의 문제 중에 소인수분해가 있어요. 기존 컴퓨터로는 풀기 힘들지만 양자컴퓨터에는 졸지에 쉬운 문제로 전락한다는 거죠. 양자컴퓨터가 존재하지도 않던 1994년에 미국 벨랩의 수학자 피터 쇼어가 알아낸 사실입니다. 그동안은 양자컴퓨터의 출현이 요원해서 피터 쇼어의 발견을 애써 잊고 있었지만, NSA의 최근 경보는 이런 좋은 시절이 지나갔음을 선포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양자컴퓨터로도 여전히 풀기 힘든 문제를 찾아서 새로 암호를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시절은 원래 흘러가 버리는 숙명을 타고 나기 때문에 추억 속에만 존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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