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김연숙 / 박경리의 말, 박경리의 토지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4 09:39  | 조회 : 305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박경리의 토지 ’입니다. 

“『토지』의 말을, 그리고 박경리 선생의 말을 모으고 싶었습니다. 선생의 책을 읽는 동안 제게로 스며든 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밑줄 그은 문장을 옮겨 적었습니다.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그런데 그 말들을 다시 꺼내놓으니, 뛰어난 문장이나 아름다운 표현과는 뭔가 달랐습니다. 온몸이 부서지는 아픔을 겨우 견디며 내뱉는 말, 실 한 오라기 같은 기쁨을 잡으려는 말, 칠흑 같은 어둠을 버티려 안간힘 쓰는 말, 그래서 애달프고 간절한, 그런 말들이었습니다. 대단치 않은 사람들의 예사로운 말도 많았습니다. 이들에게 끌리는 나의 마음이 무엇인가 싶었습니다.” 

최근 출간된 인문 에세이 『박경리의 말』의 서문에 적혀 있는 글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스물다섯 살 때 처음 박경리와 『토지』를 만났다고 합니다. 이후 지금까지 수십 년간 수많은 제자, 이웃, 친구들 함께 박경리 선생의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고전, 특히 문학이 우리 삶을 가치 있게 이끌어갈 힘을 지녔다고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박경리의 말』은 바로 이 힘을 어떻게 얻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꼭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도 수많은 위기와 절망의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이럴 때 『토지』 속에 등장하는 600여 명 다채로운 인간 군상으로부터 때로는 희망을,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저자는 소설 『토지』와 박경리의 말에서 발견한 인문학적 사유를 삶에 적용하고, 나아가 우리 앞에 놓인 현실에 구체적으로 활용해봄으로써. 더 단단하게 살아갈 구체적인 힘을 얻어보라고 우리에게 제안합니다. 

이 대목을 한번 들어보시죠.

“나의 걱정과 결점 그리고 나의 만족과 자랑거리 따위의 일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은 그것들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러셀의 말대로 어느 정도의 자기도취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입니다. 다만 나로부터 이웃에게로, 세상으로 시야를 돌려 세상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일이 더 중요함을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산 보듯 강 보듯, 가자’는 『토지』의 저 말은, 바로 이런 맥락에 놓여 있습니다.”

이렇게 문체는 쉽고 편안하지만, 내용은 인생의 심오한 사유를 요구하는 책입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김연숙 교수가 쓴  『박경리의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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