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재난은 공평하지 않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노동자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3 17:37  | 조회 : 195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재난은 공평하지 않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노동자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경제를 생생하고 상생하게 만드는 분들을 모시는 생생초대석. 코로나 19이후 주식시장, 부동산 정책에 대해 생생경제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 했고.. 사실 많은 분들이 가장 많이 보는 주제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생경제에서 사실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싶었고 하려고 하는 주제는 코로나 19로 생계에 위협을 받는 경제적 약자의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사람들, 주제는 무엇일까요.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와 생생초대석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이하 하종강)> 안녕하세요? 
 
◇ 김혜민> 대부로 모셔도 될까요?

◆ 하종강> 고맙습니다.
  
◇ 김혜민> 저도 주식 잘하시는 분, 부동산 투자자 이런 분을 대부로 모셔야 제 가정 경제가 좋아지는데, 교수님을 대부로 모시면 제 가정 경제가 안 좋아지는 거죠?

◆ 하종강> 그게 짧게 보면 그런데요. 역사를 긴 안목으로 보면 항상 우리 주장들이 관철됐으니까. 예를 들어서 노예를 해방시켜야 한다, 이런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거든요. 당시 핍박받았고 감옥에 갇힌 철학자들이죠. 노예를 해방시키면 비용이 많이 증가한다, 경쟁력이 상실된다, 이런 주장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노예제도가 철폐된 지금 보면 어느 쪽의 주장이 옳았는지 너무 쉽게 알 수 있잖아요.
  
◇ 김혜민> 그러니까 코로나19로 인해 단기간에 돈 버는 법에 관심 갖는 것 보다는 코로나19로 우리 삶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누군지 바라보는 것이 향후 인생 전체를 봐서도 좋은 투자다, 이런 말씀이신 거예요?

◆ 하종강> 인류 역사가 사회 약자의 권리가 조금씩 확보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거든요.
  
◇ 김혜민> 알겠습니다. 교수님 이런 말 있잖아요. 재난은 공평하지 않다. 그런 말을 교수님은 노동자들과 함께하시니까 실감하실 것 같은데 교수님이 생각하기에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노동자층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 하종강> 평소에 취약한 사람들이 재난 시기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건 누구나 상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통계를 보면 코로나19로 실직한 노동자가 지난 4월까지 208만 명 쯤 된다는 거잖아요.
  
◇ 김혜민> 208만 명이요.

◆ 하종강> 네. 그 중 140만 명이 10인 미만 사업장이거든요. 70% 이상이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실직하는 거죠.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208만 명 중에 고용보험이 없는 사람이 82%인 거죠.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직종이 상당히 많잖아요. 콜센터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콜센터는 환경 자체도 상당히 열악하지만 감염자 사례를 보면 새벽에 여의도에 와서 녹즙 배달하고 오전에 출근해서 일하고 이런 형태였거든요. 그리고 가능한 한 집에서 나오지 마라.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는 거의 지옥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거든요. 바로 며칠 전에 노동 상담 단체가 표본 조사를 했는데요. 1,000명을 대상으로. 정규직은 한 4%가 실직을 경험했습니다. 비정규직은 26%가 실직을 경험했다는 거죠.
  
◇ 김혜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 하종강> 직종은 여러 가지로 다른데.
  
◇ 김혜민> 신분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는데.

◆ 하종강>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보다 실직당할 확률이 6.7배 높게 나왔다는 게 어제 나온 통계입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교수님 제가 대부라고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사실 많은 직군의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 제기를 글, 기사 또는 강의를 통해 하고 계신데 최근에 가장 관심 갖는 노동자들, 노둥 문제는 어떤 게 있으세요?

◆ 하종강> 그게 계속 바뀌는데요. 캠 로지 감독의 ‘미안해요 리키’라는 영화가 있잖아요. 저는 그 영화를 여러 번 봤거든요. 그런데 지난번에 보고 요양보호사들을 만날 기회가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양보호사들이 플랫폼 노동자 못지않게 정말 열악한 환경에 있더라고요. 
  
◇ 김혜민> 돌봄 노동자들.

◆ 하종강> 근로 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뭐라고 말하냐면 가장 약자들을 돌보는 게 우리 직업인데 그 약자한테 갑질 당하는 게 우리들이다. 이런 얘기를 고령 여성 노동자들이 많이 하잖아요. 그리고 바로 지난주에 그 영화를 한 번 더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광주에 트라우마 치유센터가 있잖아요. 국가인권위원회 광주 사무소와 같이 그 영화를 시민들과 함께 보고, 물론 거리 두기 원칙 등을 다 지키면서 영화 끝난 뒤 30분 정도 설명하고 질의응답 받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런데 두 관람 사이에 제가 요양 보호사를 만났는데 리키에 나오는 부부가 남편은 플랫폼 택배노동자이고 부인은 요양 보호사인 거잖아요. 어떻게 결합이 이렇게 됐을까 느껴지는 순간, 거의 막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전율이 흘렀거든요. 최근에는 그런 요양 보호사들 직접 대면하는 사회 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 김혜민> 사실 코로나19로 플랫폼 노동자와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나 어려움도 관심 받는 주제가 됐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군요.

◆ 하종강> 그리고 제가 요양 보호사들은 수가를 정부가 정하거든요. 수가를 결정하는 위원회에 각계각층이 참여하기는 해요. 수가가 인상되지 않으면 그 노동조건이 향상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요양보호사들의 권리를 위해서 활동하는 여성 단체가 있어요. 거기 임원을 제가 만났더니 기획재정부 관련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토론회에서 요양 보호사들에게도 최소한의 법정 수당이 필요하다. 주휴수당 이런 거 지급해야 한다. 그랬더니 예산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하는 말이 그럼 그 사람들을 노동자가 아닌 사람으로 만들면 됩니다.
  
◇ 김혜민> 그게 무슨 말이에요.

◆ 하종강> 개인 사업자, 자영업자로.
  
◇ 김혜민> 특고처럼요.

◆ 하종강> 네. 이렇게 이야기하더라는 거죠. 발상과 접근이 이렇게 다르구나. 깜짝 놀랐다고, 그분이 얘기하더라고요.
  
◇ 김혜민> 돌봄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법정 지급, 법정 수준을 적용한 지급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저희가 어제 라이더유니온과 인터뷰했거든요. 이분도 안전은 비용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라이더들에게 결국은 적절한 최소한의 비용을 보장하는 게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이런 말을 했어요. 

◆ 하종강> 기업이 마땅히 부담해야 할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거든요. 가장 시장경제 사회인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작년에 AB5 법안을 도입한 걸 아시잖아요. 왜 그걸 도입했을까요.
  
◇ 김혜민> 자세하게, 어떤 법안인지.

◆ 하종강> 우버 같은 플랫폼 노동자들을 함부로 개인사업자로 분류하지 못하도록 기업에게 엄격히 규제하는, 기업임을 여러 가지 증명해야 그 사람들이 개인사업자가 되는, 지시, 감독을 받거나 그러면 노동법을 적용받는 노동자로 볼 수밖에 없도록 하는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이거든요. 왜 그러면 전형적인 자본주의 체제인 시장경제 사회인 미국에서 그 법을 도입했을까. 
  
◇ 김혜민> 그게 이득이기 때문이겠죠. 

◆ 하종강> 그렇죠. 만약에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그게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하는데 결국 그건 시민의 세금으로 돌아온다. 이런 거거든요. 기업이 마땅히 부담해야 할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오히려 철저히 자본주의적 시각일 수 있어요. 유럽연합 대표단이 한국에 와 있으면서 한국 정부에게 계속 국제노동기구 협약 비준을 요구했잖아요. 우리가 기본협약 8개 중에 4개밖에 비준하지 않았거든요. 동남아 국가들도 대부분 많이 비준했거든요. 왜 다른 나라 정부가 한국에 와서 국제노동기구 협약 비준을 요구할까. 한국 노동자 인권을 존중하고 걱정해서가 아니라 자기 나라 기업들은 그 비용들을 부담하면서 원칙을 지키면서 운영하고 있는 거거든요. 일하는 사람 안전도 지키고 환경도 보호하면서. 한국의 기업들이 그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이거는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뭐라고까지 표현하나 하면 당신들이 지금 자유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거다. 왜 지금 공동체 약속을 지키지 않냐. 그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탄소세, 이런 거 만들어 불이익 주겠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기업이 마땅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 이익이라는 거죠.
  
◇ 김혜민> 지금 2790님이 또 사회주의적 이야기하시네요. 이렇게 남겨주셨는데.

◆ 하종강> 우리 사회에는 다른 나라의 거의 서민주의에도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 하면 바로 사회주의다, 이런 주장을 하는데.
  
◇ 김혜민> 그런데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ILO에서 자유시장 경제 정책을 대한민국이 교란하고 있다고 했다는 거 아니에요. 협약 비준해라. 자유시장 경제를 교란시키는 거다.

◆ 하종강> 한국에서 국민 정서가 그렇게 형성된 이유는 전 세계에서 식민지 40년 뒤 분단 세월을 70년 정도 겪으면서 형성된 시장경제 체제가 우리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그 와중에 군사 정부가 한 30년 정도가 있었거든요. 이 과정 속에서 경제가 성장하고 한국 기업의 특징은 식민지 시기에 출발해서 군사 정부 하에 성장했다는 겁니다. 이런 사회이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중립적인 시각을 가진 세력들이 다른 나라에서 볼 때는 거의 극우세력처럼 보이거든요. 
  
◇ 김혜민> 그러니까 저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방송할 때마다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서 또 마땅히 해야 할 거 같아서 생생경제에서 꾸준히 성실하게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사실 대한민국 경제가 이렇게 발전한 게 노동집약적인 사업들이 대부분이었잖아요. 가발, 신발, 노동자들이 이끌어 낸 경제발전 아니에요?

◆ 하종강> 저임금에 기반한 경쟁력이죠. 우리가 노동자의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식의 경쟁력을 너무 오랜 세월동안 유지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기업이 부가가치 창출 노력을 게을리 해요. 예를 들면 삼성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텐데, 삼성이 저임금 사업장은 아니잖아요. 삼성의 자랑은 우리는 높은 임금을 지불하며 부가가치로 경쟁하겠다는 거잖아요.
  
◇ 김혜민> 노동자들에게 마땅한 대우를 한다.

◆ 하종강> 기업이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사회가 계속 허용하면 삼성 같은 기업으로 전환하지 않습니다. 대표적 경우가 스웨덴 같은 경우인데요. 스웨덴은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체제를 국가 단위로 시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2급 기능사, 선박 경력 5년, 이러면 몇 만 명이 있는 큰 볼보 같은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거나 동네 작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임금이 같아야 해요. 경력 3년의 간호사라면 몇 천 명의 간호사가 있는 대학병원의 간호사나 동네 작은 의원 급의 간호사와 임금이 같아야 합니다. 이게 스웨덴 방식이거든요. 한국도 그런 직종이 있습니다. 공무원, 교사, 군인이 그렇거든요. 공무원들은 정부종합청사에 있거나 읍사무소에 있거나 같은 임금체계가 적용되잖아요. 스웨덴은 이걸 모든 직종에 적용하는 규정을 만들었고 이게 노사정 협의체에서 결정된 내용이 그런 거거든요. 노사정 협의체는 사실 그런 결 결정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왜 이게 세상에 알려졌냐면 2차 오일쇼크 이후에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모든 경제 선진국의 경제 성장률이 한동안 0% 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스웨덴이 혼자 유일하게 4% 이상의 경제 성장을 지속적으로 기록했잖아요. 눈에 확 띄니까 전 세계 경제학자들이 연구를 한 거죠. 그런데 진보 보수학자의 결론이 같았습니다. 우리나라 재벌연구소 보고서에도 같은 내용이 기재돼있더라고요. 스웨덴의 동일노동, 동일 임금 제도가 경제 성장의 동력이었다. 그런 임금 제도가 도입되면 저임금으로 유지하던 기업들은 계속 도태되는 거거든요.
  
◇ 김혜민>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없어졌습니까.

◆ 하종강> 그렇게 실직한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받을 수 있는 직장에 고용을 보장했고, 최저임금선이 철저히 지켜진 거죠. 그러니까 고생하면서 1인 사업자로 고생하느니 기업체 문을 닫고 최저임금만 노동자로 취업하자, 이렇게 많은 전환이 일어난 것이 경제 성장의 동력이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이야기하면 기업을 지지하는 많은 학자들은 스웨덴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많이 훼손됐다고 이야기하거든요. 훼손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훼손된 그 상황도 우리가 볼 때는 거의 신의 경제에 가까워요. 그러니까 스웨덴의 원칙이 훼손됐으니 우리가 그걸 모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거죠.
  
◇ 김혜민> 저는 또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익을 내는 것이고 마땅히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이 이익을 내고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주는 일이라고 하니까 백 번 양보해서 제가 이해를 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도와 감시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걸 기업에만 맡겨놓는 게 아니라. 그리고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의 대부분은 노동자잖아요. 기업인이 아니고. 그런데 국회에서는 노동자를 위한 법안들이 왜 이렇게 통과가 안 될까요? 표를 의식하면 머릿수가 더 많은 노동자들을 생각해야 하는 거잖아요.

◆ 하종강> 한 마디로 기업의 반대가 굉장히 심하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으로 김용균 법이라고 불리는 법이 통과됐지만 김용균의 담당 업무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하잖아요. 그 당시에 경영계 대표가 국회에 와서 기업 다 망하게 할 거냐고 거세게 항의했고요. 당시 신문의 논조를 보면 제가 몇 가지 제목을 가져왔는데. 산업재해 없애자고 공장 다 문 닫게 할 건가. 이건 사설의 제목입니다. 그리고 졸소고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반기업악법이다. 대기업 수천억 손실 우려된다. 최저임금에 이어 산업법 폭탄까지. 이게 당시의 경제 신문 논조였습니다. 그래서 보수야당이 너무 기업 입장을 대변하면서 저항했기 때문에 이게 잘 안 된 것처럼 보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사실은 정부 내에서도 보면 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부처가 훨씬 더 많고 힘이 강하거든요. 정부 조직을 보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대부분 기업 입장을 대변하거든요. 노동자 입장을 대변하는 부처가 고용노동부 하나 정도인데 제대로 못 하고 있잖아요. 정부 내에서조차 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정치인과 관료의 힘이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이게 훨씬 더 어려운 겁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2월에 노동부가 마련했던 노동부 안이 있었어요. 그게 11월쯤 국무회의 통과되는 정무발의될 때 내용이 후퇴됐고요. 정부안이 국회 환경소위원회 넘어와서 국회안이 될 때 더 내용이 후퇴된 거거든요. 이러면 정부 내에서 대통령의 결단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사회 전체가 너무 기업의 입장에 치우쳐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결국 시민들이 깨어있어야 하고 노동자들이 깨어있어야 하는 건데. 그래서 우리 교수님 같은 전문가들이 글도 쓰고 강의도 하고 방송도 하고 하시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면 제가 오늘 논란이 됐던 노동 이슈 하나 교수님께 여쭤볼게요. 우리가 이걸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지금 인천공항공사가 보안요원을 자회사를 통한 고용이 아니라 직접 고용하겠다. 사실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화, 이거는 공약이었고. 인천공항공사 첫 번째로 방문하시기도 하셨고. 그런데 이걸 두고 난리가 났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저는 일견 이해가는 부분도 있어요. 

◆ 하종강> 반대하는 사람들은 취업 연차가 얼마 안 된 젊은 친구들입니다. 왜냐하면 요즘 청년실업 얼마나 심각합니까. 고시촌에 들어가서 공기업 입사준비 시험을 몇 년 동안 해서 흔히 말하는 스펙을 쌓아서 몇 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정규직이 된 거잖아요. 그런데 당신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로 쉽게 들어왔는데, 노동 운동을 등에 없고 너무 쉽게 정규직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비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미치는 피해는 굉장히 적어요. 왜냐하면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같은 호봉 승급 체계에 들어가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별정직으로 이 상태에 근무하면서 고용 형태만 바뀐다는 거거든요. 승진 경쟁 대상이 되지 않아요. 직접 고용으로 들어온다고 해도. 그리고 예산도 어차피 하청업체에 지급되던 사업비가 직접 고용된 사람들에게 인건비로 지불되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도 늘지 않고 오히려 절약할 수 있죠. 하청회사들의 마진이 없어지니까. 물론 같은 기업체 회사 직원이 되면 복지가 향상될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 정도 예산지출은 물론 부담할 수 있죠.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전 세계 12위 나라인데.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었고. 그런데 자기들은 어렵게 쟁취한 정규직을 비정규직은 너무 쉽게 정규직 신분이 되는 거 같으니까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은 물론 있습니다. 그래도 아주 드물게는 나중에 호봉 승급체계가 동일화돼서 승진 경쟁 대상자가 되는 경우가 드물게는 있어요. 거의 없지만. 그런데 이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은 전문성이거든요. 우리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전문직이다. 당신은 쉽게 들어온 단순 비정규직이다. 그런데 그들과의 경쟁을 겁낸다는 것은 자기 전문성에 자신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더 중요한 것은 예를 들어서 유럽에 보면 직종 간 임금편차가 별로 크지 않아서 스웨덴에서 공부하고 온 치과의사 친구가 저한테 뭐라고 하냐면, 부인이 한 말인데. 스웨덴에서는 경력이 한 10년쯤 된 노동자가 의사보다 월급이 많다는 거예요. 
  
◇ 김혜민> 그러니까 오히려 반발이 좀 적겠네요.

◆ 하종강> 경력직의 노동자가 의사보다 많이 받는. 스웨덴도 의사 봉급이 일반 노동자보다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차이가 크지 않으니까. 그래서 청소년들 중에도 의과대학 갈 수 있는 청소년들도 스스로 벽돌공, 배관공 직업을 선택한다는 거죠.  
  
◇ 김혜민> 교수님 정말 죄송한데 시간이 훅 갔네요. 그래서 제가 내일 생생인터뷰에서 이거 관련한 인터뷰를 조금 더 하도록 여러분들께 약속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하종강 교수님과는 오늘 여기서 마무리하고 내일 3시 10분에 교수님과 못 나눈 이야기를 다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고맙습니다.

◆ 하종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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