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목) 땅을 주면 해결되려나?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한국에 차범근이 있다면 중국에는 하오하이둥이 있습니다. 중국 축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선수입니다. 국가 대표선수로 활약하면서 역대로 최다 골을 기록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특히 공한증에 시달리던 중국 축구에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지난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예선전에서 한국팀에 3대 0으로 지고 있다가 한 골을 만회한 걸 시작으로 한국전에서 여러 골을 넣었습니다. 특히 2003년에는 한중일 세 나라가 모여 경기를 치렀던 A3챔피언스컵대회에서 해트트릭을 하면서 성남일화팀을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해 열린 AFC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성남팀을 3대1로 물리치는데 이바지합니다. 그리고 그 대회에서 혼자서 9골을 기록하면서 득점왕으로 뽑힙니다. 이런 선수니까 중국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중국 정부도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인물이었죠. 그런데요, 이 선수의 이름이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 하오하이둥을 검색하면요, “죄송합니다. 관련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공지만 덩그렇게 떠오릅니다. 사건은 지난 6월 4일, 천안문사건 31주년 기념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는 하오하이둥이 20분 가량의 동영상을 올려서 “중국 공산당이 멸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중국 공산당은 국제조직의 후원을 받아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한 세력”이고 “민주주의를 짓밟고 법치를 위반하는 테러조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민의 투표에 의한 “신중국연방”을 건국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히말라야감독기구를 먼저 설립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의 선언은 꽤 구체적인 내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중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그의 팔로워는 800만 명이나 됐지만, 중국 당국은 그 계정을 완전히 삭제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실시간 검색을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오하이둥의 아들은 하오룬쩌인데요, 역시 축구 선수입니다. 실력이 좋아 세르비아 프로축구팀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요, 아버지의 동영상이 발표되고 그 이튿날 바로 구단에서 쫓겨났습니다. 중국은 지금 이래저래 시끄러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謝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