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허정윤·주리 / 오누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형제애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01 12:28  | 조회 : 453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형제애’입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죽은 엄마로 변장한 나쁜 호랑이를 피해 어린 남매가 새 동아줄을 잡고 하늘로 올라가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목숨을 위협하는 호랑이로부터 서로를 아끼고 보호한 오누이의 다정한 우애는 해와 달이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동화처럼 세상 그지없이 다정하고 살가운 오누이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조선 시대 문인이자 학자인 허균과 탁월한 시인인 누이 허난설헌입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함께 책을 읽고 시를 짓고 호수를 거닐며 달빛 아래 뛰놀았습니다. 언제나 동생 편이었던 누이가 그리워, 시집간 난설헌에게 허균은 그리움의 편지를 씁니다. 하지만 허난설헌은 짧은 생을 뒤로하고 스물일곱에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림 동화 『오누이』는 ‘나의 아우에게’ ‘나의 누이에게’라는 두 개의 이야기를 나란히 한 권에 담은 책입니다. 아우를 아끼는 허난설헌의 꽃빛 마음을 왼편에, 누이를 그리는 허균의 하늘빛 마음을 오른편에 두었습니다. 

누이 난설헌은 야생화를 닮은 아우 균의 파도처럼 거침없고 진솔한 문장을 칭찬합니다. 그리고 어두운 세상을 밝히려는 동생의 든든한 벗이 됩니다. 허균 역시 눈 속에서 핀 난초 향기를 닮은 어여쁜 누이의 아름다운 시와 고귀한 정신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열다섯에 결혼한 누이의 현실은 가혹했습니다. 아이를 잃었고 남편과 시댁으로부터 관심과 사랑도 받지 못했습니다. 엄격한 가부장 사회에서 그녀의 재능은 책망 거리로 취급됐습니다. 

허난설헌은 붉은 노을 같은 뜨거운 마음을 간직했지만, 서리처럼 차가운 현실에 절망했습니다. 그런 누이를 도와줄 수 없기에 동생 허균은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이렇듯 고달픈 삶이었지만 난설헌은 듬직한 어른이 되어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동생을 언제나 응원했습니다. 서로 멀리 있어도 오누이의 마음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처럼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빛과 온기가 되고자 했습니다. 

오누이, 참 다정한 말입니다. 애틋하고 그리운 말입니다. 허난설헌과 허균의 못다 한 이야기를 읽으면 은하수 같은 오누이의 고운 마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허정윤 작가가 쓰고 주리 작가가 그림을 그린 책 『오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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