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코로나19 기획 특집 제1탄 - “같은 위기, 다른 대응이 가져올 국제 패러다임의 변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5 11:15  | 조회 : 2111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 출연자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김민하 칼럼니스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코로나19 기획특집! 같은 위기, 다른 대응이 가져올 전 세계 패러다임의 변화.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한 이후 1월 30일, 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되고, 결국 이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와 후폭풍을 가져왔죠. 5개월을 넘어 이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세계는 어떻게 반응했고, 반성할 부분은 없는지, 또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금요일 매주 이 시간을 통해 5주 동안 집중적으로 조망해보는 시간, 마련합니다. 오늘 그 첫 시간인데요.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을 맡고 계신 강준영 교수, 그리고 김민하 칼럼니스트와 함께 합니다. 두 분, 어서 오세요.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이하 강준영): 네, 안녕하세요. 

◆ 김민하 칼럼니스트(이하 김민하):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저희가 처음에 이 소식을 전해드렸을 때만 해도 사실 이렇게 오래갈지, 그리고 전 세계에 이렇게 많은 영향을 끼칠지는 저도 그렇고, 아마 많은 분들이 상상을 못하셨을 것 같은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강준영: 네, 저도 마찬가지죠. 전염병 전문가도 아니고, 여러 가지 상황을 수집을 해서 제가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그 이전에 바이러스가 오래 지속돼서 인류역사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그런 전염병도 있었지만 최근을 보면 2003년, 2004년에 사스 사태 같은 경우도 6개월 가다가 바이러스가 자연소멸이 됐단 말이죠. 그리고 에볼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의 예를 우리가 생각을 해서 6개월 정도 가면 가라앉지 않을까. 이런 기대와 희망이 섞인 거였는데요. 그 당시에도 보면 많은 전염병 전문가들은 이번에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는 경고도 하기는 했었습니다. 지금은 팬데믹이 진행되면서 ‘N데믹’이라는 말이 나오잖아요? 주기적으로 계속 갈 것 같다. 결국은 준비를 해서 갈 수밖에 없는 그런 답답한 상황이고, 적어도 치료제라도 나와야 뭘 움직일 텐데 그 부분이 더 시급한 것 같아요.

◇ 전진영: 물론 지금 확산세를 봤을 때는 처음보다는 누그러들었다고 하는 분석이나 통계가 어느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코로나19 확진자 수, 그리고 사망자 수는 굉장히 지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왔거든요. 지금 추이를 그러면 김민하 평론가님께서 정리를 해주시죠,

◆ 김민하: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누적 확진자 수는 440만 명을 넘는 상황이고요. 사망자는 30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확진자 수가 나온 국가가 미국인데, 143만 명을 넘고 있고요. 사망자도 8만 5000명을 넘는 수준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국가는 스페인인데, 여기 27만 명을 넘겼다고 하고, 사망자도 2만 7000명을 넘어선 상황인데요. 영국은 확진자가 23만 정도 되고, 사망자 주는 3만 3000명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가 1만 7000명 가까이 되는 상황이고, 사망자도 700명을 넘어선 상황이어서 대단히 엄청난 숫자다, 이렇게 봐야겠죠.

◇ 전진영: 네, 맞습니다. 저희가 오늘 5주간의 특집을 마련했고, 오늘이 첫 시간이고요. 코로나19로 예기치 않게 변화된 세계의 모습, 그리고 코로나19라고 하는 바이러스라는 변수에 각국이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 그 차이점, 공통점들을 집중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저희가 첫 시간에 준비를 했는데요. 그러면 먼저 코로나19로 국제적 이벤트들도 연기된 것들이 많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평론가님께서 짚어주시죠. 

◆ 김민하: 최근에는 러시아 전승절 75주년 행사가 5월 9일 날 예정되어 있었는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외국 정상들에게 다 초청장을 보낸 상황이었는데도 코로나19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전격 취소가 되는 이런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외에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때문에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 되니까 이것도 연기가 됐죠. 처음에는 일본 정부가 그래도 어떻게든 치르고 싶다고 하는 의사를 여러 가지로 표명을 했지만 각국의 불참선언, 이런 것들이 이어지고 하다 보니까 이런 저런 방법을 통해서 여론을 떠보는 과정이 있었고요. 거기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기를 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공식적으로 어쨌든 1년 연기가 결정된 그런 상황이죠. 그리고 이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에 간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원래 지난해 6월 달에 G20 정상회의에서 오사카에서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벚꽃이 필 무렵에 시진핑 주석을 일본에 초청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서 4월에 방일을 한다, 이런 이야기였는데요. 이것도 미뤄진 상황이죠. 그동안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상당히 안 좋은 상황이었는데 모처럼 이 관계를 개선할 계기였는데요. 이것도 안 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중국의 양회라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고 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두 개를 이야기하는데요. 이게 평상시에 개최되던 시기보다 두 달 정도 연기가 돼서 21일부터 개최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 양회 기간 자체가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줄어든다고 하고, 그리고 참석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다 시행하는 엄격한 방역조치를 취할 거기 때문에 참석인원 자체도 줄어들 거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양회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교수님께 질문을 드려보고 싶은데요. 양회가 연기된 게 1978년 중국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죠?

◆ 강준영: 네, 기본적으로 양회라는 것이 말씀하신 대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하고 의회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헌법상의 중국 최고 권력기구입니다.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이게 2월 말, 3월 초에 보통 시작하면서 한해의 정치 일정이 시작되는 거거든요. 중국은 잘 아시는 춘절이라고 하는 설이 있기 때문에 그게 끝나면 우리가 이제 정상적인 정부 통치활동을 한다고 하는 메시지입니다, 이게. 그런데 이게 외부 바이러스, 전염병에 의해서 이것을 못한 거니까 올해의 청사진을 펼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양회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매우 중요한데 특히 정치협상회의는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국가정책에 직접적인 정책결정이나 심의를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국인민대표대회는 경제 성장률을 올해 얼마로 할 건지, 예산은 어떻게 짤 건지, 그리고 서방세계가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방예산이 올해 얼마나 늘었나 보자, 이런 소위 1년의 농사, 중국 농사짓는 계획을 짜는 거거든요. 그거를 이제 총리가 정부 공작보고, 우리로 치면 업무보고쯤 되겠죠. 시정보고를 통해서 알려지는 건데요. 그게 지금 이렇게 되다 보니 국가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형태가 되잖아요. 그런데 다른 국가들을 보면 의회정치를 합니다. 자신들이 모여서 하는데 중국은 공산당이 모여서 통치하는 국가니까 이거 비상사태야, 하지 마, 그러고서 지금 3월에 하던 것을 2개월 연기하니까 국가비상사태고, 어려운 시기라서 연기하는 것은 오케이인데 이렇게 되면 정부가 그냥 못하는 거 아니냐, 이런 내부적인 우려들도 나오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되고, 이런 것보다도 그런 부분에 대한 내용들이 향후에 중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전진영: 어찌 되었건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연기도 됐지만 결국은 양회가 다음 주부터 시작이 되는데요. 그렇다고 하면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양회가 치러지는 거거든요. 이번 양회에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관점 포인트로 뽑을 수 있을까요? 

◆ 강준영: 완전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았는데도 양회를 한다고 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하는 절박함이 우선 첫 번째일 거고요. 또 하나는 중국이 어쨌든 코로나 관리를 잘해서 안정기에 접었다고 하는 것을 대외적으로 선언하면서 이제 정상적인 국가정부 통치활동으로 들어간다고 하는 선언이죠. 그런 의미에서 그러면 결국은 선언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고 경제성장률을 얼마로 할 건지, 그리고 지금 전 세계가 다 마찬가지지만 소위 경기부양자금을 넣어야 이게 발동이 걸리지 않겠습니까? 우리 돈으로 1400조 원 정도의 경기부양 자금을 넣으려고 계산을 하고 있는데 이게 또 항상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났을 때 약 800조 정도 집어넣었는데 그 돈이 경기부양이 아니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가서 엄청나게 고통을 겪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 그리고 산업정책은 어떻게 할 건지 미국한테 계속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또 중국 정부는 우리가 신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 5G나 이런 거. 이렇게 해서 맞불작전으로 나가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흘러갈까, 이런 것들이 이번에 자세히 우리가 살펴봐야 하는 그런 대목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전진영: 양회가 본격적으로 개최되면 저희 시간에도 한 번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고요. 아까 김민하 평론가께서 코로나로 연기된 국제일정, 여러 가지들을 쭉 정리를 해주셨는데 그중에 가장 주의 깊게 본 부분, 어떤 것을 꼽으실 수 있을까요?

◆ 김민하: 저는 도쿄올림픽이 연기된 게 역시 인상 깊었는데요. 저는 사실 스포츠 자체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스포츠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데 도쿄올림픽이라는 게 갖는 일본 사회에 의미라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일본 사람이 아니니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1964년에 그때도 도쿄올림픽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때 가졌던 일본 사람들의 감정이랄까,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그게 뭐냐면 도쿄올림픽을 치르면서 경제부흥이나 이런 것을 실제로 이뤘다는 점도 있는데요. 이전에 전후 체제를 마감하고 이제부터는 뭔가 완전히 경제개발의 일로로 달려가서 뭔가 다른 국가들하고 경제를 겨룰 수 있을 만큼의 성장을 할 것이다, 이런 메시지를 주는 국가적인 행사였거든요. 아베 신조 정권이 계속해서 얘기를 하고 있는 게 개헌 이야기도 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동안 과거의 태평양 전쟁 이후 체제에서 시작된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여러 가지 체제들을 바꾸고 싶은 것이고, 그 마침표를 찍는 게 개헌인 건데요. 마찬가지로 그것과 맞물려서 도쿄올림픽에 의미를 실어서 이제부터는 새로운 보통국가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는 것을 천명하기 위한 그런 이벤트로 삼으려고 했던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계속 아베 신조 총리가 자기 임기 내에 어쨌든 도쿄올림픽을 치러야 하고, 그것을 치르고 나서 물러나더라도 물러난다고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ㄱ런 점에서 주목을 했는데요. 그래서 이게 연기된 것이 앞으로 아베 신조 정권의 진로에 영향을 준다든가, 이후에 어떤 상황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일 아닌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전진영: 일본이라는 나라를 차치하고라도 올림픽이 연기되는 것 자체가 사상 초유의 일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저희가 국제정치 면에서 주목해봐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대표적인 변화를 꼽는다고 하면 아무래도 ‘언택트’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쉽게 아는 단어, 사회적 거리두기라든지, 재택근무, 원격시스템, 온라인 수업, 이런 것들이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난 변화였던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것을 평로가님께서 소개를 해주신다고 하면요? 

◆ 김민하: 언택트라고 하면 말씀하신 대로 소비, 서비스, 마케팅, 교육 등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런 상황이 됐는데요. 심지어 요즘은 취업도 화상면접으로 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니까 대세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죠. 그리고 외국의 경우에 음식배달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까지는 아니었는데 그런 쪽으로 상당히 많이 움직이고 있어서 기업들의 인수·합병이라든가 이런 문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하고요. 그리고 가공식품 소비라든지, 이런 것도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관련한 산업도 이제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죠. 실제 이런 모습들을 조금 보여주는 사례 중에 포브스가 지난달에 발표한 세계 부호 순위의 변동입니다. 이런 것을 볼 필요가 있는데 지금 화상회의 플랫폼이라고 하는 ‘줌’이 있지 않습니까? 요새는 이걸로 원격수업 같은 것을 하고 있는데, 이 줌의 창업자가 새로 순위에 들어갔다고 하고요. 그리고 인도 온라인 수업의 개발자라든지, 러시아의 온라인 게임업체를 창업한 형제, 네덜란드의 음식배달업 대표, 이런 사람들이 신흥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런 산업들이 발달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장 각광받는 분야가 IT 분야 아니겠습니까?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생산에 들어가는 로봇이라든지, 자율주행차, 이런 것들과 관련된 여러 가지 경제적 효과, 이런 것들을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지금 미국의 경우에 굉장히 실업이 심각하고 10년 만에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이지만 역시나 이런 상황 때문에 미국 증시의 강자들은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라든지,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같은 IT 공룡들이다. 그래서 이런 업체들이 언택트 산업의 최대 수혜자들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는 거죠. 다만 이 언택트 산업의 활성화에 대해서 우려도 있는데요. 예를 들면 재택근무라든지, 이런 게 일반화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재택에서 근무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조금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지고 있거나 이런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잃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많을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오히려 이런 언택트 산업, 경제라는 게 양극화의 초석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그리고 백화점이라든지, 영화관이라든지, 사실 안 만날 수 없는 그런 공간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분야에 대한 걱정도 있다,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 전진영: 맞습니다. 코로나19를 대처하는 과정들, 각 나라별로 굉장히 다양한 양상들을 보여줬습니다만, 또 저희가 이 시간에도 접하면서 저도 개인적으로 놀랍기도 하고 그랬던 부분이 소위 잘나가는,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었던 그런 나라들에서 국민들 일부에서 사재기 열풍이 있었던 적이 있거든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번에는 볼 수 없는 모습이어서 저 나라의 국민들이 어떻게 저렇게 불안감을 느낄까, 이런 부분에 의문을 가지기도 했고요. 나라별로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지,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강준영: 사실 이번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각종 풍자글들이 많이 올라오잖아요. 그중에 지금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동경하던 그런 유럽이나 이런 선진국들이 진짜 선진국이 아니었다. 우리나라가 훨씬 낫다. 우리가 그런 소리를 했던 그런 우스갯소리는 아니죠. 실제로 그런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는 그것을 안 했으니까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이번 사태를 보면 이게 중국에서 발원했다, 발병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이런 것들이 미국까지 이어지고 유럽까지 갈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이게 그전에 사스라든지, 에볼라처럼 국부적으로 유행한 다음에 점차 소멸되는 거 아니냐. 안일한 대처를 한 거죠. 안일한 대처를 해서 이게 갑자기 확산하니까 결국 심리적인 불안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정부는 계속 괜찮다고 했는데 지나다 보니까 이게 점점 커진단 말이죠. 정부 신뢰에 위기가 오죠.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정부 못 믿겠다. 이거 제대로 하는 거냐. 말이 할 때마다 다르다,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러면 결국은 믿을 것은 나밖에 없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일반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제일 필요한 게 뭐냐? 먹거리. 특히 미국이나 일부 서방 지역에서는 화장지, 이런 것들이 엄청나게 필요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게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은 안일한 대처가 사재기로 이어진 이런 상황인데요. 저는 이 점에서 사실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최선진이고, 많이 그런 이야기를 하죠. 꼭 그렇게 공짜로 다 해줄 필요가 있느냐, 다른 데서는 다 돈 받고 하는데. 그런데 이번에 드러났지만 전 세계가 의료방역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더라. 선진국들도 결국은 누가 나타나면 개인 부담으로 알아서 치료하는 이런 정도고, 돈 있는 사람들은 안 나타나면 되는 거죠. 바닷가에 배 띄워놓고 요트에 앉아 있으면 되고. 그런데 실제로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은 전염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그런데 그것을 누구도 케어해주지 못한다. 이런 것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결국은 정부 신뢰의 위기로 간 부분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스스로를 지킨다는 뜻에서 이렇게 된 거고, 이게 또 문화적 차이도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계속 발전해온 나라는 나는 내가 책임지는 거지, 내가 돈 있으면 내가 하는 거고 없으면 할 수 없고, 이런 게 있는데요. 우리 같은 경우에는 국가 주도형 경제발전을 쭉 해왔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한다고 하지만 일부 정부 정책에 기대는 게 있죠. 그런 것들에 차이가 이번에 극명하게 나타나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 전진영: 각 나라별로 정부의 대응방식, 그리고 공공 보건 의료체계의 허점들, 이런 것들을 우리가 이번 사태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 나타난 변화들에 대해서 저희가 짚어봤는데 그렇다고 하면 이 변화에 세계는 어떻게 대응을 했는가,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텐데요. 일단 공통점으로 꼽아본 부분은 아까 교수님께서도 잠깐언급을 해주셨습니다만, 부양책들. 각종 부양책들. 천문학적인 돈 풀기가 나라별로 쏟아졌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평론가님께서 소개를 해주시죠.

◆ 김민하: 대개 국가들이 말씀하신 대로 경기부양책을 다 쏟아내는 그런 상황이었는데요. 주요국의 GDP 대비 경기부양규모를 따져서 순위를 매겨보면 일본, 미국, 스웨덴, 독일, 프랑스, 이런 순서였습니다. 그래서 가장 액수로 쳤을 때 많은 돈을 풀고 있는 곳은 미국 정부라고 볼 수 있겠는데, 그동안 네 차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2조 9000억 달러 가량을 투입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이것도 지금 모자란다고 이야기를 해서 추가 부양책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최근에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마이너스 금리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제롬 파월 의장은 그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이고,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투입한 재정도 모자라고,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더 재정이 투입이 될 것 같고요. 중국의 경우에 앞서 말씀하셨듯이 특별 국채발행, 이런 재정확대책을 계속 논의를 하고 있고, 이 내용을 전인대회 개막식 때 공개를 한다, 이런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일본 정부 지난달 7일에 117조 엔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는데, 이 내용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에 일단은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지금 대기업, 예를 들면 항공, 자동차, 철강, 이런 산업까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이런 부양책의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에서 다른 양상이 보이는 게 유럽연합의 경우인데, 유럽연합은 최소 지금 5000억 유로 규모의 규제 방안에 각국이 합의한 상태지만 이거 외에 1조 유로 이상의 재정을 투입해서 경제를 재건하자고 하는 게 유럽연합 집행의 방안인데요. 이것은 합의가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독일의 헌법재판소가 공공채권 매입 프로그램이라는 게 유럽연합의 월권이다, 이런 논리를 가지고 제동을 걸었기 때문인데요. 원래 유로존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른 유럽국가들이 이게 너무 독일 중심인 거 아니냐, 이런 불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또 이번에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난 남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우리가 난민 문제가 이런 것도 최우선으로 피해를 받는 국가들인데 이번에 경제 문제에 있어서도 독일 때문에 어렵지 않느냐, 이런 여론이 커지고 있어서 유로존 무용론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더 커질 우려가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유로존뿐만 아니라 EU 전체가 흔들리는 거 아니냐, 하나의 유럽이라고 지금까지 고수를 해왔던 그 정신 자체가 흔들리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유럽 쪽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그리고 교수님 보면, 전 세계적으로 긴급기본재난소득에 대한 공론화가 이루어졌다는 거. 이런 부분도 국제정치학적 측면에서 평가를 해볼 만한 대목인 것 같거든요.

◆ 강준영: 네, 그런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전 단계를 먼저 살펴보면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를 맞으면서 국제사회가 보인 모습은 각자도생입니다. 알아서 살자. 돈 많은 나라는 많은 나라대로. 그런데 이 과정에서 놓친 부분들이 각자도생을 하다 보니까 국제공동방역, 이런 부분은 실종되어 버린 거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한국 정부가 G20을 화상으로 해서 얘기를 했지만 그것도 그냥 큰 틀에서만 이야기를 하는 거고, 각국의 협조가 전혀 없거든요. 각국은 결국은 어떤 형태로 접근을 했냐면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가지고 우리 국민들을 직접 지원을 해서 먹여살리는 건데, 전 세계적으로 보면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국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라고 하죠. 국제공급망이 깨지고 흔들리고 그렇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재편과정인데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하게 되는 거죠. 우리도 마찬가지고 미국도 실업급여 신청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중국도 공식적으로 발표는 안 하지만 지금 엄청난 사람이 실업자가 됐단 말이죠. 그렇다고 하면 이런 사람들을 살리는 데는 가장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 좋다고 하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고, 일본이나 대만 같은 데는 이전에 해본 적이 있습니다. 효과를 아는데 이게 동시다발적으로 다 일어나면 영향이 있겠죠. 이것도 한 나라만 하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정치학적, 정치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의미가 있고, 다만 제가 제일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게 생기고 나면 결국은 인종차별적 요소가 많이 나오더라. 지금 난민 이야기도 하지만 동양인에 대한, 너 중국에서 왔니? 아니다, 나는 어디서 왔다, 이런 이상한 내부 분열, 아시아의 분열까지 이어지는 이런 모습이 온단 말이에요. 이런 부분들을 풀어가야 한다. 당장의 돈, 이런 것보다는. 저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그런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 전진영: 말씀해주신 대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자국 우선주의라고 하는 모습을 저희가 정말 많이 확인할 수가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국경을 봉쇄하느냐, 마느냐, 이 부분에서도 나라별로 대표적인 차이가 있었거든요. 봉쇄정책 여부를 두고 나라마다 정말 차이가 많았어요. 어땠습니까?

◆ 김민하: 아무래도 사태 초기에는 유럽 국가들의 경우에는 그다지 봉쇄에 무게를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초기부터 봉쇄로 나왔던 것은 내부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들이나 이렇게 봉쇄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이런 국가들 위주로 봉쇄를 했는데요.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금은 국경을 봉쇄하든지, 아니면 지역간 이동을 막든지, 이런 것들이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이런 상황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유럽의 경우에도 쉥겐조약이라고 하는,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는 이런 조약이 여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개 국경을 통제하거나 폐쇄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유럽 중에서 그렇지 않은 사례가 많이 회자되는 게 스웨덴이죠. 스웨덴의 경우에는 집단면역 효과에 기대를 걸고 일상을 그대로 영위하는 이런 실험을 하겠다, 이런 것들 때문에 많이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스웨덴이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역시 경제적인 타격, 이런 것들을 상당히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나오는 이야기는 실제로 해보니까 집단면역 효과에 기대를 걸었지만 경제적 타격 자체는 다른 국가들하고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이거 왜 한 거냐, 이런 의견도 내부에는 있다고 하는데 다만 스웨덴 국민들의 코로나19 면역률 자체는 상향했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게 경제적 타격이 단기적으로는 있지만 장기전에서는 스웨덴이 유리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들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외에 지도자들의 특성에 따라서 정책이 달랐던 그런 국가들도 있는데요. 브라질이라든지, 벨라루스, 투르크메니스탄, 이런 비정상적인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정치적 혼란이 있는 국가들의 경우에는 봉쇄를 하지 않고 자신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영향이 아주 제한적이라고 주장을 하는 이런 국가들이 있었는데요. 이중에 일부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면 잡아간다, 사법경찰이, 이런 국가도 있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봉쇄 중심의 대책을 펴고 있는 나라들도 지금 여러모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가능성을 보고 있어서 봉쇄 완화하는 방향으로 많이 검토를 하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는 성급한 봉쇄 완화는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경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겠습니다.

◇ 전진영: 방금 지도자의 특성이나 나라별로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서 대응이 달랐던 게 아니냐고 하는 이야기를 평론가님께서 해주셨습니다만 교수님께서는 이렇게 봉쇄정책이 나라별로 다른 이유, 어떻게 보셨습니까?

◆ 강준영: 사실 기본적으로 각국의 지도자나 각국의 정부는 관련 정보를 제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 관련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하는가가 자국에 가장 유리한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거죠.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하는 것이, 예를 들어서 한국의 경우에는 한국의 국제관계적 위상이라든지, 한국의 방역이라든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지금 그렇게 한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항상 결과론적이잖아요. 그래서 잘했다, 못했다, 그러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초기대응 부족으로 중국에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다가 미국에서 터지고 나니까 미국 봐라, 우리가 잘한 거 아니냐, 이렇게 상대적으로 된 면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정부의 결정을 일단 어쨌든 굉장히 고심해서 한 거기 때문에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한국은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잘 관리한 국가기 때문에 지금 세계적으로 방역 모범국이 됐습니다. 그런데 많은 서방의 언론이라든지, 인권 이런 단체들에서 이야기를 하듯이 한국과 중국이 다른 게 별로 없다. 왜? 어차피 모든 자료를 가지고 통제를 하는데 중국은 그것을 직접적 통제에 써먹는 거고, 한국은 자유롭게 놔두면서 하는 거니까 그 차이지, 그런데 저는 그게 차이라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이 그것을 그렇게 쓰지 않고 한다고 하면 이렇게 하면서도 나름대로 경제활동과 국제위상과 이런 것을 했다고 하면 꼭 이것을 점수로 계산할 수는 없지만 산술표로 놓고 보면 이익 부분이 더 많은, 현재까지는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가 이태원발 이런 것 때문에 고전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들을 기본적으로 했으면 잘 이어나가서 서로 협력하면서 간다고 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은 가지고 있죠.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오늘 코로나19 기획특집으로 마련한 첫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전 세계 어떤 변화들이 있었고, 또 각국은 그에 어떻게 대응했는가에 대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한 번 정리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외대 강준영 국제지역연구센터장, 그리고 김민하 칼럼리스트, 두 분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하: 감사합니다. 

◆ 강준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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