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찬란 / 길동무, 아이와 어른의 세계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3 09:25  | 조회 : 373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아이와 어른의 세계’입니다. 

한 어른과 한 아이가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외로웠던 두 사람은 이제 함께 길을 가기로 합니다. 어른은 단단한 양철 가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도 배낭이 있었지만 작고 지저분했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배낭에 넣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또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걸어갑니다. 그저 어른과 함께 걷는 것이 좋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른은 반짝이는 물건을 보면 얼른 줍고는, 닦고 깨물어 봅니다. 그리고 그게 단단하면 양철 가방에 넣었답니다. 그럴 때면 어른은 “이건 모두 값비싼 보물이야!” 하면서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하지만 그게 어떤 보물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반면 아이는 어른이 말을 할 때마다 무언가를 열심히 가방에 넣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밤이든 낮이든 늘 함께합니다. 험한 산길을 오를 때면 어른은 아이를 번쩍 들고 올라갑니다. 어른은 밤하늘의 둥근달과 산과 나무 풀과 동물들이 무엇인지도 아이에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둘은 함께 길을 걷고, 함께 이야기했으며, 함께 잠을 청했습니다. 이렇게 함께 보내며 두 사람은 정말 다정한 길동무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입니다. 한밤중에 강도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두 사람의 가방을 빼앗습니다. 그리고 가방을 열죠. 그런데 보물이 가득할 거 같았던 어른의 가방엔 거울, 전구, 구슬, 편자, 그리고 은 조각 몇 개밖에는 없었습니다. 강도들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번엔 아이의 배낭도 열어봅니다. 강도들은 그 가방에서 나온 것들을 한참 동안 보기만 합니다. 그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떠나버렸습니다. 대체 강도들이 왜 그랬을까요? 아이의 가방엔 어른이 알려준 달, 얼룩말, 비행기, 바다, 세상 같은, ‘말’들로 가득했거든요. 또 두 사람의 체온, 하품, 손길, 잔소리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중국의 작가 찬란이 쓰고 마디이수가 삽화를 그린 책 『길동무』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이 동화가 끝날 무렵 어른은 아이의 가방 맨 밑바닥에서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쪽지를 발견합니다. 쪽지에는 아이가 어른에게 붙여 준 이름이 적혀 있었어요. 과연 어떤 이름이었을까요? 

일 년에 한 번씩 아이들은 그에게 꽃을 선물합니다. 바다보다 달보다 하늘보다 좋은 어른이니까요. 『길동무』의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주인공 아이처럼 우리도 그 이름을 부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아빠’ 하고 말이죠.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찬란의 그림 동화 『길동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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