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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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박형주 / PD: 박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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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떼는 지도자가 더 수고를 해서 종족을 지켜 (5/20 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2 16:47  | 조회 : 372 

떼를 지어 움직이는 동물의 세계 (5/20 수)

안녕하세요! 아주대 총장 박형주입니다. 새 떼는 날아가며 모양을 만듭니다. 물고기 떼도 벌 떼도 패턴을 만들죠. 새가 무리 지어 나는 것과 사람이 무리 지어 사는 것에는 공통의 이유가 있을까요? 새가 떼를 이루어 날면 홀로 날 때보다 훨씬 먼 길을 갑니다. 인간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면 팀원이 힘들때 일으켜 주고 격려하는 심리적 효과가 생기는데, 새 떼에서도 이런 유대의 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과학자들은 새 떼의 움직임에 대한 설명을 시도했습니다. 각각의 새는 인근 새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지나치게 가까이 있으려고도 하지 않으며, 전체의 이동 방향으로 자신도 이동한다고 가정했어요. 이 세 개의 가정하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했더니 놀랍게도 실제 새 떼의 모양이 재현됐습니다. 새 떼의 움직임을 이렇게 처음 재현한 크렉 레이놀즈는 그 뒤에 영화 배트맨 리턴즈에서 박쥐 떼 영상을 표현하는 작업으로 1998년 아카데미상 과학기술부문을 수상했어요.

새들은 왜 이 세 가지 운동 원리를 지키는 걸까요? 펠리칸에 심장박동 측정기를 달고 실험을 했더니, 무리의 지도자는 중간에서 나는데 심장박동이 빨랐어요. 날갯짓을 더 많이 한 거죠. 반대로 V자로 나는 새 떼의 가장자리에 있는 새들은 심장박동이 느렸어요. 지도자가 더 수고를 해서 종족을 지키는 거죠. 새의 경우는 지도자가 정해져 있지 않고 틈틈이 임무 교대를 하는데, 아마도 수고를 공유하는 모양이에요.

왜 가장자리 새는 날갯짓을 적게 할까요? 새가 날갯짓을 할 때 공기의 소용돌이가 생기는데, 날갯짓 때문에 날개 아래의 공기가 내려가고 날개 옆 공기는 위로 올라가요. 이 새 옆에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위로 올려 주는 힘이 생기고 날갯짓을 조금만 해도 되죠. 그래서 에너지를 덜 소비하니까 더 멀리 날 수 있는 거죠. 이러한 공기역학적 관찰은 1987년에 레이놀즈가 사용했던 세 가지 가정을 모두 설명해 줍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내려가는 힘을 함께 받으니 안 되고, 너무 떨어져 있으면 올라가는 힘의 도움을 못 받으니까.

경이로운 자연현상은, 관찰과 수학적 분석을 통해서 현상의 이면에 있는 보편적 원리를 드러냅니다. 함께 무리 지어 움직이며 협력하는 것은 전체뿐 아니라 각 개인에게도 이익이므로 지속성을 가지며 계속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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