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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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의 시작은 수학자의 사유로부터 (5/19 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2 16:45  | 조회 : 419 

나비효과의 과학 (5/19 )

안녕하세요! 아주대 총장 박형주입니다. 사주나 별자리 운세처럼 과거와 현재가 정해지면 미래는 그에 따라 정해질까요? 고전물리학의 결정론관점에서는 움직이는 물체의 초기 조건과 작용하는 힘을 알면 미래의 움직임을 완벽히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세기 초 양자역학에서 나온 불확정성의 개념은 아인슈타인 같은 대가조차도 혼란에 빠뜨렸죠.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은 이런 혼란을 표현해요.

흔히 카오스이론(chaos theory)이라고 불리는 혼돈이론은 불확정성과는 전혀 다릅니다. 고전적인 카오스 이론에 따르면, 초기 조건이 정해지면 미래가 정해지긴 하지만, 시작할 때의 미미한 차이가 종국에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이러한 관점은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을 소재로 한 2004년 영화 나비 효과의 소개에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글이 등장하는데요. 처음에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는 뜻이죠.

나비 효과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수학자이자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였어요. 1961년에 컴퓨터로 방대한 수치 기상 계산을 하던 중 잠시 쉬려고 그때까지의 계산 결과를 출력했죠. 휴식 뒤에 다시 계산을 재개하면서 아까 출력해뒀던 숫자를 입력하고 나머지 계산을 마저 했어요. 그런데 얼마 뒤에 똑 같은 계산을 또 하게 된 거에요. 이번엔 중간 휴식 없이 한 번에 계산을 마쳤는데, 그 결과가 이전과 너무 다른 거에요. “아니 이런. 입력이 같으면 결과도 같아야 하는데...” 면밀한 조사 끝에 나온 결론은, 처음 계산할 때 휴식하느라 중간 계산 결과를 기록해둔 게 0.506127이었는데, 이걸 대충 0.506이라고 기록해서 생긴 문제였어요. 이 두 숫자는 아주 미미한 차이 밖에 안 나는데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 것인데, 로렌츠는 자신의 발견을 나비효과라는 표현으로 세상에 소개했어요. 시작할 때의 미미한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깨달음의 표현이었습니다.

불규칙과 무질서가 자연의 본질에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 주는 혼돈이론이나 복잡계이론 같은 분야는 수학자의 사유에서 출발해서 이제는 사회과학과 정보통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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