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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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우리가 창의력이라고 부르는 것도 갇힌 사고 (5/18 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2 16:41  | 조회 : 336 

인공지능과 창의성 (5/18 )

안녕하세요! 아주대 총장 박형주입니다. 2016년 봄에 우리나라를 찾아왔던 알파고는 세계 최강이라는 중국의 커제에게 전승을 거둔 뒤에 은퇴를 선언하고 바둑판을 떠났습니다.

2017년의 다큐멘터리 영화 알파고는 그의 탄생과 짧은 생을 다룹니다. 프랑스의 중국계 프로 기사 판후이는 관찰자이자 기록자의 역할로 등장해요. 어느 날 구글 딥마인드로부터 초청을 받고 런던으로 향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과의 대국에서 전패의 치욕을 겪죠. 딥마인드 팀은 판후이의 도움으로 알파고 알고리즘의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해요. 예상 외의 국지적 손실이 전체 판세에 연쇄적이고 과도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인데, 나중에 이세돌이 반격을 끌어내는 기폭제가 됩니다.

영화는 알파고와 이세돌 대국에서의 신묘한 수로 두 개의 수를 소개하는데요. 알파고의 제137수와 이세돌의 제478수 입니다. 이전의 인간이라면 두지 않았을 전인미답의 수죠. 이세돌은 알파고의 37수를 바둑의 아름다움을 드러낸 수라고 극찬합니다. 우리가 아는 창의력도 어떤 틀 안에 있는 게 아닌가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나만의 창의성이라고 생각했던 것조차도 교육, 관습, 관례대로의 틀 안에 갇혀 있던 것은 아닐까요? 그 틀 밖에 그 모든 것을 넘는 신묘한 수, 나만의 37수가 있을지도 모르는데요.

인간의 관습에서 자유로운 알파고의 파격적 창의성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이세돌은 3연패를 기록하죠. 여기서 깊은 좌절과 고뇌의 산물로 나오는 카운터펀치가 4국의 78수인데요. 이전의 이세돌이라면 두지 않았을 신의 한 수입니다. 예상외의 국지적 손실로 인해 알파고가 통상보다 훨씬 많은 90여수까지 두어 보며 계산하게 강요해서, 판후이의 런던 대국에서 드러났던 그 결함을 유도해낸 수입니다.

인공지능은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언젠가 인류를 지배할지도 모르는 괴물일까요? 이세돌의 78수는, 교육받은 대로라면 검토해 보지도 않았을 수를 단 세 번의 대국 만에 이제는 편견 없이 가능성의 범주에 두게 됐다는 것, 즉 기계를 통해 인간다움이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합니다. 이제 기계에 인간이 판판이 깨지는 게임이 된 바둑은 설 자리를 잃을까요? 영화의 엔딩 롤에 이런 자막이 나옵니다. ‘알파고 이후 바둑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대거 늘면서 세계적인 바둑판 부족 현상이 보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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