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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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LG 인도공장 가스 누출, 현지와 상생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2 16:05  | 조회 : 155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LG 인도공장 가스 누출, 현지와 상생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어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지난 7일 인도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근 주민 12명이 사망했고 주민 1천여 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인근 마을에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현재 LG폴리머스 경영진이 독성물질 관리 소홀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됐고, 인도 환경재판소로부터 5억 루피(약 81억 원) 공탁을 명령받았습니다. 외국에, 특히 가난한 나라에 우리나라 기업의 공장이 이런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반복되고 있는데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국장과 이야기 나눠볼게요. 국장님 안녕하세요?

◆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이하 나현필)>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국제민주연대 단체 소개부터 간단하게 해주실까요?

◆ 나현필> 네. 국제민주연대는 2000년에 설립됐고요. 해외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의 인권침해에 대응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아시아 지역의 인권 이슈를 국내에 소개하고 연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인권침해 문제라든지, 안전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하시는 시민단체인데. 인도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나서 국장님 마음이 많이 안 좋으셨을 거 같아요. 어떠셨어요?

◆ 나현필> 네. 특히 인도는 1980년대 미국기업에서 또 가스가 누출돼 가지고 많은 인명이 희생된 곳입니다. 그래서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한국기업에서 일어나서 굉장히 안타깝고 많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일단 초동 보고서에는 근무자의 실수 때문에 가스 누출 사고가 났다고 나오는데 이게 인재인 거죠?

◆ 나현필>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봐야겠지만 공장에서 일어난 일들은 기본적으로 인재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렇죠. 대부분은요. 현재 인도 환경재판소라는 곳에서 지금 조사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이 환경 재판소라는 곳이 산업 프로젝트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또 직권으로 재판에 나설 수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처벌이나 이런 부분이 이게 잘 진행될까요? 

◆ 나현필> 네. 인도 환경재판소는 인도에만 있는 제도인데요. 산업과 관련된 사안들만 전문적으로 조사하고 판결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제도 자체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가 어렵고요. 진실은 인도 당국과 LG 쪽에서 진상을 규명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결국 인도 당국과 LG화학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된다는 말씀이신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현재 인도로 가려고 하고 있고, 회사가 상황은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LG화학 쪽에서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이런 반응이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나현필> 당연한데요. 그런데 LG화학이 이번이 사실 처음은 아닙니다. 2015년에도 LG 여수화학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유출돼서 노동자 다섯 분이 부상을 입었던 일도 있었고요. 작년에는 LG화학이 포함된 여수산업단지에서 대기질 측정 관련해서 조작 의혹이 있어서 신학철 부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하겠다는 적도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비록 인도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LG를 포함한 우리 기업들이 산업안전 문제에 대해서 정말 진심을 갖고 제대로 대처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상황입니다.

◇ 김혜민> 그런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LG 화학 연대가 응답을 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기업의 노력이 굉장히 필요한 때인데, 사실은 이런 사고들을 굉장히 자주 반복되고 있어요. 근본적인 원인을 사무처장님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나현필> 먼저 원인은 처벌이 너무 약한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기업들에 대해서 벌금을 부과하는데요. 물론 심각한 사고에 대해서 담당자가 사법처리가 되긴 하지만 벌금 액수가 너무 적고요. 사법처리 수위도 매우 낮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각하기에 따라서 그냥 벌금 내고 말지, 이렇게 시스템이나 설비를 다 바꾸려는 선택을 하기 보다는 이런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인 입장이 있는 것이고요. 국내에서도 이런 것에 대해서 이것들이 돈을 쓰는 거보다는 회피할 수 있는 그런 관행들이 있다 보니 당연히 외국에서도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 같습니다. 기업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시스템을  못 갖추고 있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봅니다.

◇ 김혜민> 제가 이런 사고가 났을 때 마음이 더 아픈 이유는 이런 공장들이 있는 국가가 대부분 가난한 국가이기 때문이거든요. 가난한 국가의 이런 한국 대기업이 들어갔을 때 사실 경제적으로 미친 영향은 크지만 그만큼 문제가 생겼을 때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적합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꼭 있는 거예요. 제가 괜한 의문을 하는 겁니까?

◆ 나현필>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은 이러한 소위 말해서 위험하고, 어렵고, 복잡하고, 힘들고 이런 업종들. 화학도 그렇고 섬유도 그랬죠. 이것도 선진국에 있다가 우리 같은 한국으로 왔었고 한국에서 경제가 발전하니까 다시 동남아나 중남미 같은 곳으로 옮겨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옮겨 가게 되면 당연하게도 우리 옆에서 볼 수 있겠지만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현지 정부들은 고용 창출이나 아니면 기업 투자유치에 집중하다 보니 노동자나 주민들의 어떤 권리나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게 역사적 배경이고요. 우리가 겪었던 아픔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 가서 유사한 일을 벌이고 있는 것 자체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해방 이후 일본의 레이온 기계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왔고 또 발암 물질 성능 공장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왔고 다시 이게 동남아로 간 역사가 있기 때문에, 저도 인도 같은 국가에 이런 사고가 터지면 더 주의해서 보게 되는 거 같아요. 그러면 사실은 대통령이 최근 신남방 정책의 구체적인 비전을 밝히면서 개발도상국의 여러 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했단 말이에요. 여러 가지 내용들이 화려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꼭 이런 불행한 사건들 반복되지 않도록 염두에 둬야 되는 것들이 있을 거 같아요. 어떤 조언을 좀 해 주시겠어요?

◆ 나현필> 사실 인도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 핵심 국가로 삼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고요. 마침 작년 3월에 인도네시아에서 의류기업의 요금체불 문제를 겪을 때 대통령께서 지시를 하셨어요. 이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라. 그래서 작년 12월에 정부차원에서 대책들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책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죠. 뭐냐면 일단 사법 관할 문제가 있고요.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저임금과 낮은 규제를 보고 갔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도 그렇고 현지 정부도 그렇고 이 문제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처하기 쉽지 않은 근본적인 구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코로나19에서 모범이라는 얘기도 듣고 있는데, 저는 대통령이 강조하시는 신남방 정책에 있어서 기본은 사람의 문제, 생명이나 안전, 권리의 문제까지도 우리가 시스템으로 같이 보호하면서 경제 협력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이 문제에 대해서 이런 것들을 방법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천할 때만이 진정한 협력도 이뤄낼 수 있고. 또 국제사회에서 모범국가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이런 사업들이 경제적 이득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중심인 사람에게 중심이 맞춰줘야 진정한 상생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신 거 같아요. 지금 국장님이 계신 국제민주연대에서 해외 진출 한국 기업의 인권 문제도 굉장히 집중해서 모니터하고 계신데 사실 창피한 사례 너무 많죠?

◆ 나현필> 네. 좀 많습니다.

◇ 김혜민> 그런 경우에 모니터하셔서 발견하신 후에 어떻게 조치하십니까?

◆ 나현필> 해당 기업에 연락해서 개선을 요구하고요.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언론에도 알리고 또 정부에도 알려서 문제 대책을 요구하기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사법적 혹은 비사법적 방법을 추구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산업관할권 문제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 기업들이 인권 침해 문제를 많이 일으키기도 했지만 국제 사회의 비난이나 기업 스스로가 개선하려는 분명히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만 문제는 여전히 우리 국내에서도 이런 산재가 너무 많고 그렇지 않습니까. 한국 내에서 우리가 이런 산재를 줄이지 않으면 산재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국내에서 기업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산재를 줄이려는 게 없는데 외국에 나가서 그런 게 되겠습니까? 제가 이 문제에 대응하면서 처음에는 한국에서는 안 그러는데 왜 외국 가서만 그럴까 하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더 심한 경우도 많구나, 우리가 한국에서 오히려 더 이 문제들에 대해서 시민들이 감시하고 또 이런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외국에 가서도 똑같이 벌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렇죠. 국내 산재 문제도 사실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실 우리가 해외에 어려운 나라의 인권이나 노동 문제에 대해서 관심 갖기가 쉽지가 않죠. 우리 시민단체가 그래서 그런 어려운 역할을 하고 계신데 시민단체에 맡길 게 아니라 결국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의 뒤에서 정부가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감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 같아요. 정부의 역할을 한 번 더 설명해 주신다면요?

◆ 나현필> 국제 사회는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것들, 한국 기업이 다국적 기업의 효과를 하는 것이죠. 인도에 가서 사업을 하거나 했을 때 이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으니까 요즘에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기업의 본국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권고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국제사회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런 국제사회에 발맞춰서 제도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가이드라인도 만들고 있는데요. 문제는 가이드라인은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입니다. 가이드라인을 어겼을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까지는 아직 나가지 못했던 것이죠. 그리고 법적인 강제력은 없더라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인센티브를 준다거나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한 기업들을 적어도 공개해서 시민들이나 외국에 사시는 분들이 어떤 한국 기업들이 이런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구나 하는 정보라도 공개할 수 있어야만 이런 일들이 줄어들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혜민> 네.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감시와 처벌까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한 마을에 세워져 있는 공장이 정말 그 마을을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마을에 있는 주민들을 아프게 하거나 근로자들을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그래야 정말 대한민국의 기업이 제대로 된 위상과 그런 능력을 발휘하지 않겠습니까? 

◆ 나현필> 맞습니다. 앞으로의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현지 지역사회와 같이 상생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한국기업들은 그동안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많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고, 또 이런 상생 문제에 있어서 이를테면 병원을 지어준다거나 학교를 지어준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의 인권 그리고 이러한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부분에도 이런 사태를 계기로 해서 LG화학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기업들도 경각심을 가지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전반적인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김혜민> 네. 지금까지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국장과 함께했습니다. 국장님 고맙습니다.

◆ 나현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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