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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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박형주 / PD: 박준범

방송내용

영국 내각을 총 사퇴 시킨 나이팅게일의 빅데이터 (5/7 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07 07:40  | 조회 : 350 

안녕하세요! 아주대 총장 박형주입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은 우리에게 큰 시련이었지만, 새삼 공중보건의 중요성을 각성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공중보건을 과학의 영역으로 정립한 선각자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꼽힙니다.

나이팅게일은 어릴 때부터 수학에 재능을 보였습니다. 대학 수준 이상의 수학을 독학했고 과학적 사고로 무장한 사람이었습니다. 1854년 크림 전쟁에 참전해서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목도하고는, 총과 칼 때문에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상식을 의심하게 되죠. 각종 통계를 모아 데이터를 분석했고, 총상 때문이 아니라 야전병원의 비위생적 환경과 오염된 물 때문에 병을 얻어 죽는 이가 대부분임을 간파합니다. 상식에 반하는 결론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복잡한 통계 데이터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나이팅게일 장미 다이어그램을 창안했고, 런던의 신문사인 더 타임지에 서신을 보내 야전병원의 문제를 설명했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데이터의 명징성과 탁월한 설득의 힘으로 여론이 들끓었고 영국 내각이 총사퇴하는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새로 들어선 영국 정부는 조립 위생 병동을 제작해서 전쟁터로 보냈고, 각종 위생 정책 시행으로 영국군 야전병원 사망률은 42%에서 2%로 낮아졌습니다. 만 명 중에 죽었어야 할 사천 명이 살게 된 거죠.

늦은 시각 홀로 램프에 의지해서 야전병상을 돌던 이 간호사를 롱펠로우의 시 산타 필로메나램프를 든 여인이라 칭했습니다. 영국 국민은 수많은 젊은이를 살려낸 이 간호사를 성녀와 동급으로 여겼죠. 기부금이 몰려들어서 전쟁 후 나이팅게일은 세계 최초의 간호대학을 설립했고, 공중보건에 통계학의 역할을 정립하여 영국왕립통계학회의 첫 여성 회원이 되었으며, 위대한 통계학자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전쟁터에서 죽어나가는 병사들을 보고 그저 가슴 아파하지 않고, 혼란스런 숫자들에 불과한 데이터에서 그 숨은 의미를 읽어내는 통찰이 판을 바꾼 것입니다. 간호사는 약간의 의학 지식과 헌신만 있으면 된다고 하던 19세기에, 데이터와 수학으로 공중보건의 개념을 뒤집어서 시대의 판을 바꾼 혁신가 나이팅게일. 그가 한 분야의 전문성에만 몰입했다면 이런 혁신이 가능했을까요? 한 우물이 아니라 여러 우물을 파는 사람이 시대를 이끕니다. 동질의 융합보다는 이질적인 것들의 충돌과 상호극복이 판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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