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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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박형주 / PD: 박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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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코딩 이론, 연인 사이에서는? (5/6 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04 19:05  | 조회 : 421 

안녕하세요! 아주대 총장 박형주입니다. 여러분은 주위 사람들과 소통이 잘 되고 계십니까? 연인끼리도 소통이 안 되기는 마찬가집니다. 코끼리를 말하지만 캥거루로 듣기도 하죠. 사람 간에만 소통이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우주에 떠 있는 화성탐험선이 전송한 영상신호가 태양의 자기장과 지구의 오존층에 치여 엉뚱한 영상으로 재현되기도 하죠. 그래서 인간은 완전한 것을 다루는 깔끔한 수학만이 아니라, 불완전한 세상을 다루는 수학도 생각해야 했습니다. “아니오라는 메시지를 받아도 여러 정황을 고려해 인지 아니오인지 추측하고 교정하는 수학 이론이 바로 코딩이론입니다.

코딩이론은 클라우드 섀넌이 1948년 출간한 통신의 수학 이론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제안되었어요. 비트(bit)라는 신조어가 처음 등장한 논문이죠. 리처드 도킨스의 책 악마의 사도는 섀넌을 가르켜 정보에 대한 학문적 개념을 정한 학자라고 평가했어요.

디지털 세계에서도 01, 10으로 바뀌는 일이 곧잘 발생해요. 원래 수의 오른 쪽에 숫자 하나를 더 붙여 봅시다. 이때 규칙은 각 자리의 숫자들을 다 더해서 무조건 짝수가 되는 거에요. 0111이라는 숫자엔 1을 하나 더 붙이면 되고, 0110이라면 0을 붙이면 되요. 원래 4자리만 보내면 되는데 의미도 없는 비트를 하나 더 붙여서 전송 속도를 늦추는 바보 같은 짖이죠. 그런데 통신 중에 에러가 생겨서 한 자리가 바뀐다면, 수신자는 짝수가 아닌 메시지를 받게 되고 에러가 생겼음을 눈치채요. 하나의 비트에 생긴 에러는 100% 탐지할 수 있게 된거죠. 2~3개의 에러까지 탐지하거나 교정하려면 더 깊이 있는 수학이 필요합니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원래 신호에 추가로 많은 비트를 보내야 하니 통신이 느려지거든요. 수학자의 역할은, 조금 더 적게 보내면서도 여전히 에러를 자동으로 교정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에요. 이러한 노력으로 현대의 코딩이론이 만들어졌고, 이제는 휴대폰이나 컴퓨터의 통신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인끼리의 소통에서 오류를 없애려면, 코딩이론 보다는 더 많이 들어 주는 연습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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