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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물류창고 화재...안전관리자, 불필요한 존재로 여겨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04 09:23  | 조회 : 4727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5월 4일 (월요일)
□ 출연자 :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이천 물류창고 화재 원인 검식, 최대 한 달까지 걸릴 것
- 우레탄폼 규제, 가짜 난연 스티로폼 관리 되돌아봐야
- 안전에 대한 투자비용이 반대 여론으로 작용
- 최저가 낙찰하는 공사단가 변해야
- 산불 요인되는 화목 보일러, 잘 관리할 정책 필요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황금연휴에 화재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들이 연이어 들렸죠. 사망자 38명이 발생한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그리고 강원 고성에선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봄철 ‘화재 위험경보’가 켜졌는데요. 화재 예방과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죠.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이하 공하성): 네, 공하성입니다.

◇ 노영희: 사실 교수님 이렇게 인터뷰하면 안 되는데요.

◆ 공하성: 맞습니다.

◇ 노영희: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주말 동안 현장수색이 두 차례 있었죠?

◆ 공하성: 네.

◇ 노영희: 그런데 아직 화재의 원인이 나오지 않았다면서요?

◆ 공하성: 네, 화재의 원인은 정밀검식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최대 한 달까지도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전기 차단기의 상태라든가, 밸브, 그다음에 누전, 합선, 이런 다양한 원인들을 우리가 열어놓고 조사를 해봐야겠습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전기 차단기가 불량이 났을 수 있고, 밸브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누전으로 인한 합선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이야기네요. 그런데 지금 3일 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과학수사요원 15명을 투입해서 1,2층에 대해서 2차 정밀수색에 나섰다고 하는데도 이게 제대로 수색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공하성: 수색에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지하 2층에 잔해물들이 많이 내려앉았기 때문에 그 잔해물들을 일일이 파헤치면서 이런 것들을, 화재감식을 벌이다 보니까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 노영희: 그런데 사실 저는 깜짝 놀란 게 이천 물류창고 화재라고 하면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지 않았어요?

◆ 공하성: 네, 2008년에 있었죠. 

◇ 노영희: 그때와 거의 유사한 방식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건 왜 이러는 겁니까?

◆ 공하성: 맞습니다. 지난번에도 추정이기는 하지만 2008년에도 우레탄폼에 인화성 전기가 유출돼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래서 그 이후에 사실은 냉동창고에 스프링클러도 설치하고, 소방시설을 상당히 강화했습니다. 또한 샌드위치 패널 같은 경우도 예전에 스티로폼만 사용했었는데, 그 이후로 난연 스티로폼을 사용하도록 규제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우레탄폼에 대해서는 크게 규제하지 않았고, 또 샌드위치 패널에 난연 스티로폼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이게 또 가짜들이 많이 유통된다고 합니다. 그런 단속에 대해서 우리가 철저하게 관리를 했는지, 이런 것도 되돌아봐야겠습니다.

◇ 노영희: 이번에 2020년에 일어난 이천 물류센터 화재는 2008년 12월에 있었던 GS리테일 서이천 물류창고 사고와 거의 똑같다, 샌드위치 패널로 옮겨 붙은 그런 화재 사고였는데요. 이것도 그 당시에 8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사망자 수가 38명이 돼서 훨씬 많아지지 않았습니까? 이게 왜 그러는 겁니까?

◆ 공하성: 그러니까 이게 안전이라고 하는 것은 경제적인 비용을 많이 투자해야 하고, 그리고 또한 그로 인해서 국민적인 어떤 신뢰도, 이런 것들이 작용을 해야 하거든요. 국민들도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한다, 우리가 비용을 더 투자하더라도 반드시 이렇게 하자. 이렇게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이런 안전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반대 여론이 이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 노영희: 왜요? 반대가 왜 있어요?

◆ 공하성: 왜냐하면 난연 우레탄폼을 사용할 수도 있고, 또 난연 스티로폼, 이런 것도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된다고 하면 공사비용이 많이 늘어나는 거죠. 그러면 사업주라든가, 건축주, 그것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 사회에 그런 안전에 대한 투자비용을 얼마나 우리가 생각할 것인가, 이런 것이 또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 노영희: 결국은 돈이 문제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건데요. 시공사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네요. 안전관리 10명을 공사현장에 배치한다고 우리는 신고도 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면 관리자가 10명이나 되는데 왜 38명이나 목숨을 잃어요? 이게 조금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 공하성: 어느 언론사의 보도에 의하면 안전관리자 10명을 공사현장에 배치한다고 했는데, 사망자는 1명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안전관리자가 그 장소에 있었느냐? 없었던 거 아니냐, 이렇게 판단하는 것이죠. 아직까지도 현장에서는 안전관리자가 불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안전관리자가 교육도 시켜야 하고, 그러다 보면 안전관리 수칙도 제대로 지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공사진행이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안전관리자를 형식적으로 배치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안전관리자 10명을 배치한다고 신고는 했는데, 실제 그들이 가서 안전관리를 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안전관리자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여러 가지 정서나 이런 것들 때문에 실제 일을 제대로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는군요?

◆ 공하성: 네, 맞습니다. 또 안전관리뿐만 아니고 안전관리자를 현장에 배치하지 못하는 다른 상황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공사현장의 문제가 최저가 낙찰제도, 그리고 원-하청 구조. 그래서 하청을 줄 때 최저가로 낙찰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면 하청업체에서는 또 마진을 남겨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본다고 하면 공기를 단축시켜야 하고, 또 가능하면 싼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 거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안전관리자,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배치 신고만 해놓고 거기다가 배치를 하지 않는 거. 이런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죠. 

◇ 노영희: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군요.

◆ 공하성: 공사단가도 최저가 낙찰이 아니고 적정 단가도 책정을 하되, 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해야겠습니다.

◇ 노영희: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미 이천 물류창고 화재가 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차례 위험성이 경고됐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개선을 요구한 게 상당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해서 이 업체가 따르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따르지 않으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이런 관청에서?

◆ 공하성: 그 이후에 공사를 중단시킨다든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직접 나가서 이것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공단에서 확인을 했는지, 이런 것도 한 번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노영희: 지금 이야기되는 것 중 하나가 우레탄폼에 발포제 등을 첨가해서 가연성 증기를 발생시키고, 두 개 이상의 동시작업으로 점화원 제공이 일어난 것도 문제가 되는 것 같고요. 또 9개 업체의 78명이 한꺼번에 작업을 하면서 제대로 상황 전파 등에 대해서 비상대응 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인재라는 이야기밖에 안 되는 건데요. 앞으로 어떻게 이것을 해결해야 할까요?

◆ 공하성: 일단은 안전관리자 문제도 조금 더 말씀을 드리면, 안전교육을 제대로 시키도록 사업주나 이런 시공업체에서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선진국 같은 경우는 안전관리자에게 무소불위의 강력한 권한을 줍니다. 안전에 문제가 된다고 하면 아무리 급한 공정이라고 하더라도 안전관리자가 중단시킬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안전관리자가 지시하면 오너, 사업주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따르는 이런 문화가 정착되어야지 이런 앞으로 대형사고, 이런 위험한 사고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우리는 안전관리자들이 뭐라고 이야기해도 안 듣는군요?

◆ 공하성: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업주가 이거보다 공기가 더 중요하다, 공사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안전관리자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또 하나, 지난 1일에 고성에서 산불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주택에서 시작된 불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불이 커졌을까요?

◆ 공하성: 전언에 의하면 화목 보일러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났고, 순식간에 화재가 번졌다,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목 보일러가 원인이라고 하면 그 화목 보일러 불씨, 특히 화목 보일러는 나무를 때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 화목 보일러라고 하더라도 과열이 될 수 있고, 순환장치가 있습니다. 물을 순환시키는 그런 전기장치들에 문제가 없는지, 이런 것들도 확인해봐야 하고, 화목 보일러가 원인이 아니라고 하면 주택 내에 전기 합선이라든가, 이런 전기적인 원인, 이런 것들도 확인해봐야겠습니다.

◇ 노영희: 그런데 사실 고성에서 산불 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 공하성: 참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작년 4월 달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었죠.

◇ 노영희: 그러면 제가 놀라운 게 집주인, 주택에 있는 보일러실에서 불길이 새나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불을 끄려고, 혼자 끄려고 하다가 바람이 너무 불어서 확 번져서 감당이 안 됐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공하성: 그게 맞다고 하면 일리는 있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양간지풍이라고 해서 고성과 양양 사이에 3월, 4월, 5월에는 초속 30m 정도 되는 아주 강풍이 항상 불기 때문에 불이 쉽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3월, 4월, 5월에는 산에 오르는 사람들한테 특별한 홍보와 계도, 이런 것들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국가적으로는 이 기간 동안 이런 고성 지역에 양간지풍이 부는 이런 곳에는 등산을 금지시키는 특단의 조치도 필요할 것 같고요. 이번처럼 주택가에서 화재가 이렇게 번졌다고 하면 산기슭에 있는 주택가라든가, 사람이 살고 있는 곳, 이런 곳에는 방화수림대를 조성해서 불이 쉽게 번지지 못하도록 한다든지, 또 더 나아가서는 산기슭에 있는 건물들에 대해서는 이주 정책을 펴는 방안도 필요하겠습니다.

◇ 노영희: 지금 나무를 연료로 쓰는 화목 보일러로 인해서 해마다 화재가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강원지역에서만 117건이나 화재가 발생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화목 보일러를 사용하지 말아라, 이렇게 해야 맞는 거 아니에요?

◆ 공하성: 그럴 수 있는데, 화목 보일러가 산간지대에서는 비용이 적게 들어가지 않습니까? 땔감인 나무는 많이 있는데 이것을 처리할 방법은 또 없고, 그러니까 나무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는 없고, 안전장치, 주의사항, 이런 것들을 특별히 지켜서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이런 정책을 펴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노영희: 어쨌든 한 번 발생하고 나면 정말 100년 동안 키워온 나무들이 없어지는 거고, 큰 인명피해까지 연결되는 건데요. 이번에 이런 산불,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공하성: 우리가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줄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 홍보와 계도를 아끼지 말아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처벌규정도 강화할 필요도 있고, 또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화목 보일러를 꼭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하면, 지원정책을 펼쳐서 화목 보일러를 줄이는 방안, 이런 정책도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공하성: 네.

◇ 노영희: 지금까지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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