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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오거돈의 권력형 성범죄, 男중심문화의 결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4-24 09:45  | 조회 : 1790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4월 24일 (금요일)
□ 출연자 :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 안희정 사건과 달라진 것 없어,. 남성 중심적 성문화와 정치권 한심
- 오 전 시장, 사퇴로 면피할 것 아냐...법적 처벌 받아야
- 공직 사회 전체에 대한 쇄신과 재발방지 대책 필요
- 조직문화 성평등과 성 인지 감수성 교육 실시해야할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어제 오거돈 부산시장이 돌연 시장직 사퇴 선언을 했습니다. 사퇴 이유는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 비서의 업무상 호출로 집무실에 불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여성은 명백한 성추행이었으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는데요. 권력형 성범죄의 근절과 대응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와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이하 석영미):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노영희: 오 시장이 성추행 가해 사실을 인정하면서 갑작스러운 사퇴를 했습니다. 그래서 부산시민을 비롯해서 온 국민들이 사실을 충격에 빠져 있는 상황인데요. 우선 부산 여성계에서는 더 큰 충격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 사건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석영미: 네, 참으로 분노가 치미는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N번방 텔레그램 등 디지털 성착취 사건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데 또 다른 권력형 성범죄 사건을 접하고 보니까 우리 사회는 2018년 안희정 사건 때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허탈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동안 광장에서, 일상에서 성폭력을 고발하고, 뿌리 뽑기 위해서 외쳤던 수많은 목소리를 외면하는 남성 중심적 성문화와 정치권이 한심하다고 그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 노영희: 분노감이 생기고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하는 목소리도 높거든요.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석영미: 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시민에게 사죄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피해자에게 반드시 사죄하고 범죄사실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오 시장은 사퇴로 면피할 것이 아니라 법적 처벌을 받고 오 시장뿐만 아니라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쇄신과 재발방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노영희: 그런데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해서는 이번에 나온 성추행 의혹이 전부가 아닙니다. 2018년부터 사실은 미투 의혹을 겪었고요. 성추행 파문이 이후에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재점화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각에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런 견해도 있더라고요. 이거 어떻게 보세요?

◆ 석영미: 네, 그렇습니다. 초기부터 회식자리에 여성 노동자들을 양옆에 앉히는 등의 물의를 일으킨 바가 있었고요. 지난 7월에는 여성 주관 행사에서 자기 자신은 집에서 큰소리 못 친다, 역차별을 겪고 있다, 이런 발언 등 지자체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언행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보여주는 발언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공약이기도 했던 성희롱, 성폭력 전담기구 설치공약 또한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 노영희: 지금 부산여성단체연합에서는 오거돈 전 시장이 성범죄 의혹을 축소하려고 하는 그런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이야기를 지금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서 부산시의 책임 있는 대응을 같이 요구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하면 어떤 쇄신과 재발방지 대응이 필요할까요?

◆ 석영미: 성폭력 대응체계하고, 성평등 추진체계를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뤄두었던 성희롱, 성폭력 전담기구를 당장 설치하고 상설적으로 성평등위원회를 마련하는 등 성평등 담당관 신설, 또 성평등 전담부서 신설 등 강력한 성평등 추진 체계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서 관료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 또한 시행해야겠고요.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산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를 차단하고,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보호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 노영희: 네, 이번 사건을 부산여성단체연합에서는 권력형 성범죄다, 이렇게 명명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배경은 뭘까요?

◆ 석영미: 네, 이렇게 남성 정치인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요. 이미 수차례 고발되어 왔습니다. 이런 고발에는 용기 있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해자의 용기 있는 증언이 없었다고 하면 이런 권력형 성범죄는 또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것입니다. 피해자 입장문에서 보듯이 피해자는 업무시간에 업무상 호출이라고 하는 말에 서둘러 집무실에 간 것뿐이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고, 또 한 여성 노동자의 삶이 업무상 위력 앞에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것은 명백한 성범죄이자 또 조직 내에서, 정치권 내에서 공관 권위주의 문화, 남성 중심 문화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노영희: 조금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이런 종류의 권력형 성범죄가 바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텐데요. 피해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어떤 방안이 마련되어 있을까요?

◆ 석영미: 일단은 피해자에 대한 지나친 관심, 괴롭힘, 선정적인 언론 보도 등이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특히 여자 문제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사적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언론 보도 등이 나왔는데요. 이런 것들은 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피해자 신상정보에 대한 관심이나 가십성 보도, 정치적 계산, 피해자 비난 등은 2차 피해의 전형적인 유형입니다. 이런 것들은 성폭력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언론은 피해자에게 주목하게 하는 보도를 지양해야 하고요.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보도로 피해자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 노영희: 부산여성단체연합에서는 공직사회에 아주 강력한 성평등 체계가 필요하다, 이렇게 성명문을 내기도 했는데 실질적으로는 이런 강력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제도적으로 혹은 실질적으로 밑받침이 되어야 할까요?

◆ 석영미: 네, 이번 사건으로 이 공직사회 내에서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너무나 공고하고, 부산시 자체 내도 굉장히 성평등하지 못한 문화가 전반적으로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를 성평등하게 개선하고, 또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최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조직에서 오랫동안 질서와 체계로 굳어진 권력관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이런 것은 채용과 업무배치, 승진, 이런 성차별적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공직자 성과 지표에 성인지 감수성 역량 등을 반영하는 구조적인 개서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노영희: 네, 석 대표께서는 조금 전에 말씀하시면서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을 하셨어요.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아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석영미: 그렇죠. 형식적이고, 또는 단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설적으로 이런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계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 노영희: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사실 안희정 전 지사의 미투 사건 촉발 이후에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고, 국민들의 상당 부분이 이에 대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상당히 그 지수가 높아졌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또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 건가요?

◆ 석영미: 그렇죠. 표면적인 점수, 이런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그 조직문화에 어떻게 이것들이 정착이 되느냐 하는 문제인데요. 그런 것들이 이런 사건이 표면화되면서 아직도 굉장히 요원하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고, 부산은 특히 이런 것들이 정착 안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고 있습니다.

◇ 노영희: 지금 성평등한 부산을 만들어 달라, 이런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덧붙여서 대표님께서 더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석영미: 저희 부산·경남 지역은 이윤택 미투 사건을 비롯해서 대대적인 미투 운동이 일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간 여성계는 부산시에 종합적인 성평등 기구를 마련하고 이런 대응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런데 부산시는 이런 것들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를 계속 보이지 않고 있고, 이런 와중에 이 도시의 수장이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버린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그동안에 성폭력들이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고, 그가 속한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것에 대해서 깊이 반성을 해야 할 것이고요. 성평등이라는 것은 더 이상 미뤄도 되는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권력형 성폭력 근절,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부산시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네, 성평등에 대해서 관념적인 그런 인식 수준은 높아졌지만 아직도 밑바탕에는 실질적인 성평등 인식이 되어 있지 않다, 이런 말씀으로 제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석영미: 네,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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