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김풍기 / 시힘, 시의 정원을 채우는 창작정신으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4-23 11:33  | 조회 : 334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시의 정원을 채우는 창작정신’입니다. 

혹시 ‘시마’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궂은일이 자주 일어나면 사람들은 흔히 ‘마가 들었다’ ‘마가 꼈다’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마”는 보통 좋은 표현으로 쓰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예외가 있습니다. 

‘시마 들렸다’라는 말은 시인이라면 한 번쯤 빠지고 싶은 세계라고 합니다.

‘시마’는 기본적으로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알 수 없는 내면의 힘을 상징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평소 글을 쓰기 싫은 사람이 시마에 들면 너무 괴롭겠지만, 멋진 시를 쓰고 싶은 창작자라면 간절히 시마에 드는 것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강원대 교수이자 한시 문학 연구가인 김풍기 교수의 『시힘』 입니다. 이 책은 시마에 들어 살면서 신비한 창작의 힘에 이끌려 살았던 작가들의 문학과 삶의 이야기입니다. 

『시힘』 의 저자 김풍기 교수는 조선 중기의 문인 최연의 「축시마」 즉, ‘시마를 쫓아낸다’라는 글을 접하면서 ‘시마’에 천착했고, 이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옛글에 나타난 ‘시마’의 의미를 찾아 자료를 모으고 탐구했습니다.

‘시마’라는 말은 당나라 시인 백낙천이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백낙천이 친구인 원진에게 보낸 편지엔 시마로 인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를 지으면서도 지치지도 않는 자신의 사정을 말하고 있습니다. 창작을 산고의 고통이라고 표현하는데, 시마에 들리면 이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오로지 창작의 힘만으로 생기를 갖는가 봅니다. 

조선 시대의 문인 김득신은 몸은 점점 야위어가는데, 마음은 오직 시구를 찾는 데만 빠져 있는 자신에 대해 “몸은 편히 쉬고 싶지만, 마음은 좋은 시구를 찾기 위해 몸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시마에 들린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습니다. 

시마는 이성으로는 온전히 알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세계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도 아주 아주 가끔은 모든 것을 잊고 열정적으로 창작에 몰두하고, 지치지 않는 몰입감으로 살기도 하지요. 

진정한 예술가에겐 창작에 대한 뜨거운 갈망과 예술혼이 있기에 시마에 들린 삶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김풍기 교수의 책 『시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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