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차이나
  • 방송시간 : [월~금] 06:38, 14:53, 20:36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4/16(목) 열흘 붉은 꽃 없으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4-16 12:03  | 조회 : 425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봄이 한창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꽃이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알록달록 물든 꽃 구경에 한 동안 여념이 없었는데요, 올해는 그럴 수가 없네요.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바램 때문인지, 올해는 꽃망울이 더 눈부시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 봄도 곧 가고 말겠지요. 우리 속담에 봄도 한철, 꽃도 한철이라고 했던 것처럼요. 많이들 들어보신 말이겠습니다만, 중국에서는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해서 화무십일홍이라고 합니다.

이 표현은 송나라의 시인이었던 양만리의 시에 나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시를 읊은 건 봄날이 아니라 섣달 겨울철이었습니다. ‘납전월계’(臘前月季), ‘섣달 월계 앞에서라는 시인데요. “只道花無十日紅, 此花無日不春風이렇게 시작하는 시입니다. 그저 열흘 붉은 꽃 없다고들 하지만, 이 꽃은 봄바람 불지 않는 날 없구나. 이런 싯구입니다. 그러니까 월계라는 꽃이 겨울에도 아름답게 피어있는 모습을 상찬한 겁니다. 월계화는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중국식 장미인데요, 주로 한여름부터 피어나기 시작해서 이듬해 봄까지 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겨울을 지나면서도 피어있어서 월월화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요, 시인은 바로 모두가 저버리고 만 한 겨울의 꽃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들 꽃은 열흘을 가지 못한다고 말한다는 전제를 제시한 겁니다. 하지만 후대 사람들은 이 구절이 일러주는 비유적인 의미에 더 주목했습니다.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말은 정말로 꽃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 쓰이기도 하지만, 인생의 좋은 때, 청춘도 오래가지 않으니 힘과 시간을 아끼라는 뜻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물론 너무나 잘 아시는 것처럼 이 구절 뒤에는 언제나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도 짝이 되어 등장하곤 합니다. 열흘 붉은 꽃 없는 것처럼 권세도 십년 가지 못하니, 권력을 잡았다고 교만하지 말아라 이런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어제 아마 많은 분들이 밤잠을 설치시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셨을 텐데요, 새롭게 구성되는 국회는 부디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잘 새기고 국민을 위해 겸손하게 봉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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