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코로나로 비대면 활동 증가하니, 콜센터는 상담 폭주 [안전은 권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4-13 11:11  | 조회 : 1262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20년 4월 12일 (일)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오진호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비대면 활동 증가하니, 콜센터는 상담 폭주

- 코로나19 확산 이후, 콜센터 상담사 66% 업무량 늘어
- 콜센터 상담사, "엘리베이터에서 8시간 일하는 것 같아"
- 노동부 코로나 긴급점검 이후 예방조치 강화는 긍정적

<김양원 PD>
1) 구로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이후,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지 한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서 일하는 콜센터 업무환경 등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는 판단 때문인데요.

실제 콜센터 상담사들은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을까요?
산재예방과 일터에서의 안전을 위해 마련한 코너죠. [안전은 권리입니다]에서는 콜센터 안전문제 들어다보겠습니다.
직장 갑질119의 오진호 운영위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진호 운영위원>
네.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지난달 구로구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면서, 그동안 감정노동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던 콜센터 노동자들의 안전문제가 큰 이슈가 됐었죠.
이후 정부는 콜센터에 대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 지침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콜센터 직원의 과반 수 이상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라고 느끼고 있다죠?

<오진호 운영위원>
네. 지난주 저희가 콜센터 상담사 622명을 대상으로 노동부의 ‘예방지침’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는데요. 상담사 10명 중 6명, 59.2%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또한 노동부가 ‘예방지침’을 발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담사도 58.5%로 ‘콜센터 사업장 예방지침’이 있는 것 초자 모르는 사람이 40%나 됐습니다. 그리고 고용노동부가 ‘콜센터 사업장 예방지침’ 이 실효성이 있다고 느끼는 상담사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 50.5%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김양원 PD>
3) 절반을 조금 넘는 분들만 ‘안전 지침’에 대해 실효성을 느끼고 있었군요. 그리고 예방 지침을 발표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담사도 절반을 조금 넘었구요. 예방 지침에 대한 홍보기 제대로 안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부(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콜센터 감염병 예방지침’ 어떤 내용입니까?

<오진호 운영위원>
지난 3월 9일 서울시 구로구 보험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있었잖아요. 그 이후 3월 12일 고용노동부가 예방지침을 내놓았습니다. 
크게 봤을 때 ▲예방체계 마련 ▲사무실 환경개선 ▲근무형태 관리 ▲위생・청결 관리 ▲의심 증상 대비 및 발생 시 조치에 대해 점검하라는 지침인데요.
구체적인 점검항목을 몇 가지만 들어보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이 있는지, 책상 위치를 조정 한다던가 가림막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밀집도를 개선했는지,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 근무형태를 바꾼다거나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지, 업무 공간 주기적 환기나 소독을 하고 있는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상담사에게 병가・유급휴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라는 지침이었습니다. 

<김양원 PD>
4) 상당히 세부적인 기준들이 마련됐는데, 이런 지침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요?

<오진호 운영위원>
저희가 상담사분들게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지침이 나온지 3주가 지난 지금도 아직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희 직장갑질119는 노동부 ‘예방지침’에 있는 점검항목 중 14가지가 잘 지켜지고 있느냐에 대해 설문을 했는데요. 이 중 10개 이상 항목이 이행되고 있다고 응답한 상담사는 절반, 51.1%에 불과했습니다.
점검표 항목별 이행여부를 봤을 때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전담부서 구성 또는 전담자 지정’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62.2%로 가장 많았고요, ‘의심환자 발견시 대기 가능한 별도 격리장소 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56.6%로 높았습니다.
조사 결과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었는데요. 의외로 공공기관이 민간회사보다 지침대로 이행하지 않는 항목들이 더 많았다는 점입니다. 상담사들이 상담하는 원청사가 민간회사인 경우에는 14가지 항목 중에 평균 10.7개를 이행하고 있었고, 원청사가 공공기관인 경우에는 8.8개 항목을 이행하면서 민간회사보다 1.9개 적게 이행하고 있었습니다.

<김양원 PD>
5) 지침중에는 마스크 지급 의무가 있긴 하지만 이전에 저희 프로그램에 실제 콜센터 상담사 일을 하는 분을 인터뷰 한적이 있는데 상담사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볼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오진호 운영위원>
그렇죠. 콜센터는 사람들에게 말을 하는 업무잖아요.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계속 말을 하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마스크를 쓰고 말을 많이 하니까 호흡곤란, 두통, 어지러움증이 발생한다는 분들도 많았고요. 정확한 음성 전달이 안 되니까 본인도 답답하고, 고객이 짜증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상담 중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상담사들이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는지 조사를 해보니 상담사 10명 중 7명, 그러니까 70.5%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고객의 불만을 받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요. 응답자의 45.6%는 답답하고 불편해서라고 대답했습니다.

<김양원 PD>
5-1)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환경이기에 당초 비말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칸막이나 가림막을 설치하도록 한 건데, 이것도 지켜지지 않았나요?

<오진호 운영위원>
네, 그렇습니다. 현직 콜센터 상담사께서 본인의 근무 환경에 대한 글을 보내 주셨는데요. 그 분이 뭐라고 하셨냐면 “엘레베이터에서 8시간 일하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한 사람 당 90cm 정도의 좁은 책상을 칸막이로 다닥다닥 닭장처럼 좁게 붙여놓고 있으며 뒷사람과의 간격도 너무 좁아서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면 다닐 수가 없어서 의자를 꼭 책상 쪽으로 밀어야 사람 다닐 공간이 생긴다”라는 거죠.
결국 업무 공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칸막이나 가림막을 놓거나 상담사간의 거리를 넓혀서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노동부 ‘예방지침’에도 이와 같은 내용들이 있고요. 그런데 ‘책상 등 위치, 방향 조정, 노동자 사이 투명 칸막이 또는 가림막 설치, 개인별 고정자리 배치 등 근무밀집도 개선’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42.4%나 되었습니다. 여전히 가림막이 마련되지 않은 거죠.
가림막 설치가 어렵다면 교대제 근무나 재택근무 등으로 근무형태를 바꿀 수도 있지만 재택근무나 교대근무를 실시하는데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한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어떤 회사는 일주일에 한 번 재택근무를 해서 나머지 4일간은 평소와 똑같다고 제보해주신 분들도 있었고요. 회사가 2교대를 실시했는데 한 팀은 아침 9시 출근에서 5시 퇴근, 한 팀은 11시에 출근해서 6시 반 퇴근을 시켰데요. 11시부터 5시까지는 서로 붙어 있는 거죠. 말 그대로 회사가 형식적인 대처를 하고 있는 겁니다.

<김양원 PD>
6) 정부의 지침이 있었지만 이행되지 않았고 가림막도 없는 곳에서 교대 근무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이다보니 콜센터는 오히려 업무가 폭증했다고요?

<오진호 운영위원>
저희 직장갑질119에는 코로나19 이후 업무량이 줄어 무급휴업을 한다거나 해고한다는 갑질 사례들이 많이 들어오는데요. 콜센터는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상담사의 66.1%가 업무량이 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신고상담, 항공사 상담, 그리고 사람들이 집에 많이 있으니 다양한 AS상담까지 상담의 양은 오히려 늘어난 건데요.
그렇다보니 휴가사용에 대한 갑질도 늘어났습니다. 상담사 10명 중 4명은 연차유급휴가와 같은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못하다고 응답했습니다. (39.7%), 휴가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33.6% 상담사는 관리자가 휴가사용을 통제해서 라고 응답했습니다.

<김양원 PD>
7) 이번 조사를 하시면서 콜센터 안전과 관련해 어떤 점이 가장 크게 다가오셨는지요?

<오진호 운영위원>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일터가 변한다는 점입니다. 긴급점검을 한 곳에서 예방조치가 강화되었다는 응답이 77.7%나 되는 것이 이를 전적으로 보여주죠. 또한 저희가 노동부 긴급점검 직전에 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담사의 14.4%가 ‘직장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고 응답했었는데요.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상담사의 40.8%가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3주 사이에 안전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2.8배나 높아진거죠.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정부가 지침을 내리고, 점검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그렇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문화적인 부분입니다. 지난 3월 16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아파도 나온다”라는 문화를 “아프면 쉰다”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었잖아요. 저는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콜센터 상담사들, 아파도 관리자의 통제 때문에 휴가도 못 쓰고, 나와서 상담을 하잖아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조치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충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실효성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은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 정착’이라고 봐요.
마지막으로 전태일 시절 ‘재봉사’들처럼, 닭장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사의 비참한 노동현실이 이제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잠깐 반짝하는 관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나 우리 사회가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양원 PD>
8) 코로나 이후 노동환경과 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산재예방과 일터 안전을 점검해보는 코너 [안전은 권리입니다],
오늘은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된 콜센터 노동자들의 안전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진호 운영위원>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지금까지 ‘직장 갑질 119’의 오진호 운영위원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