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n번방 피해자들, 성착취 동영상 재유포 불안 가장 심각 [혐오말고 안아주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4-06 10:14  | 조회 : 1629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20년 4월 5일 (일)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박성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N번방 사건 피해자들, 시급한 건 유포물 삭제... 디지털 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 재유포 불안이 가장 심각... '사회적 죽음'에 더해 '물리적 죽음'에 이르게 하지 말아야
- n번방 사건은 여성 혐오 범죄의 연장선
- 1990년대 여성 연예인 피해 영상물 유포사건, 2016년 소라넷, 버닝썬 게이트.. 모두 여성 혐오의 맥락
- 기존 성폭력적인 성 문화에 따라 성범죄 지속되는 것

◇ 김양원PD(이하 김양원)> 텔레그램에서 여성들을 노예라고 칭하고 성적으로 착취하는 동영상을 제작. 공유한 N번방 사건, 이런 대화방 중에 하나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거됐죠. 조주빈 뿐 아니라 대가를 지불하고 성 착취 동영상을 본 관전자들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최근에는 관전자뿐 아니라 그간 성범죄자들을 솜방망이 처벌해왔던 양형 기준과 사법부를 규탄하는 해시태그 운동도 벌어지고 있던데요. 그런데 대화방에서 노예로 불렸던 여성들, 성 착취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은 생각보다 덜한 거 같습니다. 보호받아야 하는 피해자임에도 피해사실을 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이들, 오늘 ‘혐오 말고 안아주오’ 코너에서는 근절되지 않는 디지털 성범죄와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합니다. 디지털 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박성혜 팀장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 박성혜 (이하 박성혜)> 안녕하세요?

◇ 김양원> 네. 이번 사건, 이런 표현이 좀 죄송스럽습니다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이해가 이번 사건으로 좀 확실하게 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요? 디지털 성범죄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이른바 야동이라는 성인 음란물과는 달리 봐야겠죠. 달리 봐야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박성혜> 네 일단 각종 성인 사이트라고 하는 곳에 한국이라는 카테고리, 소위 야동의 대부분이 상업적 영상이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 피해 촬영물입니다. 그래서 저희 센터 직원들은 이렇게 수없이 많이 올라오는 동영상 중 어떤 것이 피해 촬영물인지 골라내는 작업을 하는데요. 야동이라고 불리는 많은 영상이 사실은 피해 촬영물인 것이고, 그런 피해 촬영물을 다운로드 한 후 다시 또 되파는 것도 성범죄라는 것에 대해 강조하고 싶어요. 그리고 야동과 피해촬영물의 완전한 구분이라는 게 사실상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여성은 성적 대상화하는 것이 너무나 일상적이고 아무렇지도 않은 이런 성 착취적인 성문화가 남성의 성욕을 너무나 당연시하는 문화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할 수 있고 성적으로 학대하고 이런 강간 판타지를 낭만화하는 선사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폭력적인 영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거든요. 이제 기존의 성산업이 거대자본을 소유한 기업에 의해서 행해져 왔다면 이제는 누구나 핸드폰을 소지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여서, 개인들이 이런 착취를 행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셨던 이번 텔레그램 관련 사건이라든가 이런 거에 대해서 조금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데, 일단 디지털 성범죄라는 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좀 말씀드릴게요. 동의 없이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을 해서 유포하는 것, 이를 또 빌미로 협박하는 행위, 또 사이버공간에서 성적으로 괴롭힘을 하는 행위 등을 의미하는데요. 디지털화된 성범죄 피해 촬영물이 유포되는 방식에 따라서 여러 유형으로 분류가 돼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유표피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불법 촬영, 유포, 협박 이런 것들이 있는데 기존의 디지털 성범죄는 성인 사이트 등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유포되는 형태가 많았는데 국가정책에 의해서 삭제 처벌들이 이루어지자 P2P로 토렌트라고 이제 많이 알고 계시죠. P2P로 디지털 성범죄 공간이 이동이 됐고, 국내사업자, 저희가 많이 쓰는 포털사이트들, 채팅 앱에서도 유포가 있었지만 국내 플랫폼이다 보니까 유포자 추적이 가능했죠. 그러니까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으로 디지털 성범죄가 이동한 것인데요. 이게 해외 서버이고 굉장히 보안이 강하기 때문에 이쪽으로 디지털 성범죄가 굉장히 많이 유포되었습니다. 일단 유형을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많이 접하셨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신상 정보를 취득해서 그를 빌미로 협박을 하고 이런 형태인데 N번방 같은 경우는 수사관을 사칭해서 신상 정보를 취득해서 피해자 발생이 시작되고요. 박사방 같은 경우는 성매매 구조와 굉장히 유사한 형태가 보이는데 고액 알바 같은 홍보로 ‘온라인 그루밍’이라고 하죠. 피해자를 유인하는 형태로 피해 촬영물을 취득하고 이를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뿐만 아니라 성인 사이트나 SNS를 통해서 이렇게 영리 목적으로 판매를 하는 범죄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가학적 영상을 찍도록 하거나 협박을 하는 거죠. 그리고 오프라인 성폭행을 해서 이 영상을 또 찍어서 유포하는 등 아주 악질적인 범죄 유형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최근에 채팅앱이나 이런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 올라온 프로필 사진들이 많이 있잖아요. 이런 일상적인 이미지를 성적 이미지로 사진 합성한다거나.

◇ 김양원> 딥페이크라고 하는 겁니까?

◆ 박성혜> 딥페이크의 일종이기도 하고요. 딥페이크는 이게 진짜 누군지, 실제로 실존하는 사람인 것처럼 굉장히 고도의 어떤 심도 있는 그런 페이크 기술인 건데, 사진 합성은 딥 페이크 기술의 일종으로 볼 수 있고 이거는 정말 너무 많은 무료프로그램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 프로필 사진에 얼굴만 따서 어딘가에 성적 이미지를 붙여서 이렇게 유포하거나, 이런 피해들이 저희 쪽에 굉장히 많이 접수가 되고 있어요. 더불어 또 신상정보 또한 인스타그램이나 이런 쪽에 다 공개되어 있거나 그러면 신상정보를 유포가 계속되고 또 그 신상정보를 검색해서 사진을 또 유포시키고 이런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제가 지금 첫 번째 질문을 드렸는데 이렇게 길게 말씀을 해 주실 만큼 디지털 성범죄의 양상 형태 범위가 정말 넓네요. 단순히 이번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사건으로 우리는 사실 관심을 가졌지만 이 디지털 성범죄가 이렇게 많은 범위를 갖고 확장이 되어 있는지 새삼 놀랍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이 또 한 번 분노한 것이 이렇게 악질적인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러도 양형 기준 자체가 너무 낮게 되어있다, 이런 지적들이 많이 나왔어요. 근데 이렇게 양형 기준조차도 허술하게 되면 금방 검거해서 재판을 받더라도 금방 출소할 거 아닙니까? 이런 상황이라면 사실 보복이 무서워서라도 피해자들이 나의 피해 사실을 밝히고 신고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어떻습니까?

◆ 박성혜> 다른 여성 폭력도 마찬가지지만, 일단 이런 사건들이 벌어지면 피해자를 먼저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 많아요. 그러다 보니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 가해 심각성이 부각되고 사회적 공감대를 지금 막 얻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를 향한 의욕이나 비난의 시각이 존재하고 있죠. 네가 일탈계에서 사진 올린 것이 아니냐, 이런 식의 어떤 피해자를 계속 욕하는 그런 시선들은 여전히 존재해서, 이런 피해자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비난받는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데다가 저희가 지금 신속하고 완벽하게 삭제를 하려고 매일 사이트를 구석구석 모니터링하면서 전쟁 같은 삭제 요청을 하고 있지만 온라인 피해란 특성 때문에 여전히 재유포될 가능성이 있잖아요? 또 클릭 한 번으로 유포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심한 고통과 삭제가 다 되었다고 하더라도 언제 다시 재유포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유포 불안이 굉장히 크십니다. 이걸 평생 안고 살아가야 되기 때문에 사회적 죽음, 혹은 이로 인한 물리적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범죄임을 우리 구성원 모두가 꼭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양원> 특히 디지털 성범죄 같은 경우에 피해자들을 신상이 이미 다 공개된 상황이잖아요. 심지어 어디 사는지, 직업이 무엇인지, 몇 살인지, 주민등록번호까지, 법무부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나서긴 했지만, 사실 이게 정말 지울 수 없는 어떤 피해이거든요. 그래서 더 고통이 큰 거 같은데요?

◆ 박성혜> 일단은 저희가 3주 안에 비밀번호 변경과 같은 행정절차나 이런 것들을 좀 간소하게 해서 하는 방안도 지금 나와 있고 법률 지원을 하면서 그런 부분들도 같이 도와드리면서 진행하고 있는데, 사실상 이게 주민번호를 바꾼다고 해서 또 그 번호를 또 추적당하거나 온라인 공간이라는 건 정말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여전히 그 불안과 고통은 계속 안고 가야 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 김양원> 우리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센터 측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어떤 피해자들의 요청이 있었나요?

◆ 박성혜> 네. 저희 쪽도 지금 텔레그램 관련된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고 저희는 단순히 가장 원하시는 것이 삭제 지원이기도 하지만 좀 더 종합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피해자 관점에서 보호하는 것이 목적인 기관이어서 기존에 있는 성폭력 상담소라든가, 해바라기센터라든가 이런 쪽을 통해서 의료지원이나 법률지원, 상담 지원, 심층 심리상담 이런 것들을 다 연계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이런 피해자들의 재유포를 막기 위한 영상 삭제를 직접 하고 계신 거예요?

◆ 박성혜> 예. 저희가 디지털 장의사가 하는 것과 같이하고 있지만 저희가 피해자 관점에서 굉장히 많은 키워드와 이런 것들을 저희가 개발해서 다 검색을 하고 정말 말씀드린 대로 구석구석 저희는 다 찾아서, 하다못해 게시물이 삭제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신상 정보라든가 제목이 남잖아요. 게시물에 피해자의 성함이 같이 남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근데 저희는 진짜 이걸 피해자 관점에서 그거 하나도 다 삭제하는 그런 작업들을 하고 있고요. 사설 업체를 찾아 가지고 뭐 불안하시고 급하시니까 그런 피해자분들이 많이 계신데 저희도 굉장히 우려가 많습니다. 저희 센터로 오셔서 안전하게 지원을 받아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냥 사설업체에서 진행을 하다가 신상정보가 털려서 받은 피해인데 또다시 어떤 식으로 그 신상 정보라든가 피해 촬영물로 유출될지 유포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저희 쪽으로 안전하게 지원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 김양원> 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 몇 만 원을 주면 내가 텔레그램 아이디와 비번을 나한테 줘라. 그러면 내가 들어가서 그걸 삭제해 주겠다. 이런 사기도 등장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그런 곳 다 사기입니다. 믿지 마시고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로 문의하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코너가 ‘혐오말고 안아주오’라는 코너잖아요. N번방 성 착취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한 시위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국민 대다수가 경악했지만 사실 여성들에겐 그리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 형태만 다를 뿐 익숙한 여성 혐오범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N번방을 사실 사회가 외면한 여성들의 일상이라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N번방 사건 또한 여성 혐오범죄의 연장선이다. 이런 표현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성혜> 네. 이번 사건으로 제 주변에서도 굉장히 충격을 많이 받으셨고요. 그런데 사실 형태만 다를 뿐이지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고 아무런 문제 없이 일종의 놀이처럼 하나의 문화로서 정당화해온 디지털 성범죄는 끊임없이 존재했었죠.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대에는 여성 연예인 피해 영상물 유포 사건이 있었고, 또 소라넷 사건이 2016년, 17년 또 굉장히 크게 터졌고 최근 대학 내에서는 여학우들을 성적으로 폄하하고 조롱하는 단톡방 사건들이 있었고요. 또 여자 화장실을 몰래 촬영해서 공유했던 불법 촬영 사건 굉장히 크게 이슈가 됐었고, 또 피해자 동의 없이 촬영한 비공개촬영 사건도 있었고. 참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버닝썬 게이트는 말을 안 드려도 될 거 같고요. 매체의 발전에 따라서 범죄가 더욱 계속 가속화되고 피해 범위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매체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의 성폭력적인 어떤 성문화에 의해서 성범죄가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매체 발전에 따라서 이번 박사방 같은 사건도 발생하게 된 거잖아요? 그래서 텔레그램이라는 국내에서 추적하기 어려운 매체 특성, 기존의 성폭력적인 성인식 이런 게 종합적으로 결합되어서 이와 같은 끔찍한 범죄가 발생한 거기 때문에, 이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서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어요. 조주빈 N번방을 악랄하고 굉장히 특이한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이렇게 특이한 사건으로만 다루는 게 오히려 다음번에는 여성을 대상화하는 성문화를 감춰버릴 수 있거든요. 성폭력, 성문화, 이런 것들을 감춰버릴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텔레그램이었지만 다음번에는 다른 어떤 매체로 등장하게 될지 모르고요. 특히 여성의 신체를 이렇게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성 착취적인 범죄라고 인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거 같아요. 여성 혐오 범죄의 끝없는 양산이 우리 사회의 성 착취 카르텔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또 한 번 보여주는 것이었고요.

◇ 김양원> 관전자가 수만 명이나 됐었죠.

◆ 박성혜> 네. 이런 성차별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정서, 이에 근간하는 문화와 담론의 전환이 정말 반드시 필요하다고 정말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 김양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성혜>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디지털 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박성혜 팀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