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에마 미첼 / 야생의 위로, 우울을 이기는 자연으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31 10:44  | 조회 : 455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우울을 이기는 자연’입니다. 

“이 병은 거대한 잿빛 민달팽이처럼 내 마음을 깔고 앉았지만, 나는 할 수 있을 때마다 그놈에게 타격을 가하며 빠져나오려고 애쓴다. 숲속의 새와 식물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그놈에게 한 방을 먹이고, 그림을 그리거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기분 전환 활동을 통해 좀 더 긍정적인 정신상태를 조성하며 그놈을 걷어찬다.” “딱 하루만 아침에 일어나 내가 하는 일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다면, 나는 렉퍼드 호숫가에서 작고 희귀한 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으며 소리 내어 운다. 거기 선 채 눈물이 흘러나오게 놔둔다.”

『야생의 위로』라는 책의 한 대목입니다. 동물학을 전공한 영국의 박물학자 에마 미첼은 25년간이나 우울증을 앓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반평생에 걸쳐 겪어온 우울증에 관한 회고록인 동시에 자연 탐험 일지이기도 한데요. 꼭 일년 동안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가을에서 시작해 겨울을 견뎌내고, 새싹이 움트는 봄과 뜨거운 여름을 지나 다시 가을로 돌아오는 이 여정은 자연과 계절의 변화뿐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저자가 겪었던 감정의 변화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저자 에마 미첼은 반려견 애니와 함께 집 근처 숲을 산책하는 것으로 시작해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해변, 오래된 화석이 있는 절벽, 작은 난초가 있는 언덕 등 다양한 공간을 찾아갑니다. 그러니까 우울할 때마다 자연의 공간을 탐험했던 것이죠.

그런데 산책 중에 발견한 자연물을 그리고, 사진 찍고, 채집하는 과정이 저자에겐 바로 극심한 우울증을 다스리는 과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동식물과 광물, 지질학을 연구하는 박물학자일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이며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 에마 미첼은 자신이 가진 재능과 지식을 이 책에 마음껏 펼쳐 보입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과 함께 책의 내용과 조화를 이루는 사진과 스케치, 수채화는 저자가 자연 속에서 느꼈던 것을 고스란히 독자의 가슴 속으로 옮겨놓는 역할을 합니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이 바로 봄이라고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봄에 그러하다니 의외인데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가장 아름답고,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장 행복한 모습을 할 때, 우울증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가장 큰 소외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혹시 조금이라도 우울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 책의 저자 에마 미첼처럼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에마 미첼의 『야생의 위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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