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차이나
  • 방송시간 : [월~금] 06:38, 14:53, 20:36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3/26(목) 천 년 전에도 춘곤증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26 11:53  | 조회 : 336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봄날 잠들어 날 새는 줄도 몰라, 여기저기 들리는 새소리, 지난 밤 비바람 소리, 꽃잎은 얼마나 떨어졌으려나. 봄입니다. 춘곤증에 시달리는 분들도 적지 않으실 텐데요. 1300년 전, 그 옛날 당나라의 한 시인도 그랬던 모양입니다. 바로 맹호연이라는 이름난 시인인데요, 조금 전 읊어드린 싯구는 바로 그가 지은 춘효, 봄날 아침이라는 시입니다. 중국은 시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에서 시는 단지 문학의 한 장르가 아니라 정치를 바르게 하는 도구였고, 자신의 사상과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었고, 사람을 가르치는 교재이기도 했고, 과거 시험을 치르는 과목이기도 했고, 또 음악에 맞추어 노래하는 예술이기도 했습니다. 공자가 편찬했다고 하는 시 300편이 시경이라는 이름으로 대대로 떠받들어져 온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중국 시의 형식은 당나라 때 와서 완성이 됩니다. ‘당시’는 대단히 엄격한 형식을 요구했습니다. 우선 글자수가 맞아야 합니다. 한 줄이 다섯글자면 5언, 일곱글자면 7언이라고 불렀고요, 모두 네 줄이면 절구, 여덟줄이면 율시라고 불렀는데요, 5언 절구면 스무자, 5언 율시면 마흔자, 7언 절구면 스물여덟자, 7언 율시면 쉰 여섯자를 꼭 맞춰야 합니다. 거기에 줄마다 마지작에 쓰는 글자의 운을 맞춰야 합니다. 중국어에만 있는 고유한 성조를 평성과 측성으로 나누어서 각 글자마다 평측의 높낮이를 가지로 리듬을 타야 합니다. 윗 줄과 아랫줄이 서로 상대가 되는 뜻으로 배열해야 합니다. 이걸 대구라고 합니다. 우리말에서 말대꾸한다고 할 때 대구라는 말이 바로 여기서 비롯됐습니다. 그러니 시를 짓는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최고의 지식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죠. 당시는 천년을 이어온 중국 시를 형식적으로 완성한 예술이 되었습니다. 그러고는 너무나 완벽한 형식 때문에 더 이상 변형의 여지가 없어지면서 유미주의로 흐르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송나라 때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시의 맛이 떨떠름해지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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