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마스크 쓰고 상담하면 발음 지적받고, 비하발언도 들어요” 다산콜센터 지부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12 17:04  | 조회 : 1732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심명숙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 지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마스크 쓰고 상담하면 발음 지적받고, 비하발언도 들어요” 다산콜센터 지부장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코로나 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의 노동자가 일하는 콜센터가 집단감염을 일으킨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업무의 특성상 마스크를 쓸 수도, 재택근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참 마음이 아픈데요.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 심명숙 지부장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심명숙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 지부장(이하 심명숙)> 안녕하세요. 

◇ 김혜민> 참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공허하게 들리는 요즘인데, 그래도 출근하셔서 고객들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해야 하는 게 또 콜센터 직원의 숙명이잖아요. 최근 한 달 어떻게 보내셨어요?

◆ 심명숙> 업무 특성상 저희가 서울시 다산콜센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서 지난 한 달 동안 서울 시민들에게 안내를 해왔었는데요. 정말 바쁜 나날들이었습니다. 워낙 전염성이 크다 보니까 시민들도 굉장한 불안을 느끼고 있었고, 그런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저희가 정확한 정보들을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장근무, 휴일 근무를 하면서. 많이 바쁘게 지냈던 상황이었습니다.

◇ 김혜민> 사람들이 다산콜센터에 전화해서 코로나 19 관련된 질문 중에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하던가요? 

◆ 심명숙> 저희가 서울시 25개 자치구청과 보건소에 자동으로 연결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1339가 초기에 전화 연결이 아주 어려웠었죠. 전화 연결이 잘 안 될 때, 그러면 또 보건소에 문의해야 하는데 보건소에서 일차적인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나의 증상이 어떤데, 이런 상황인데 검사를 해야 하나, 그리고 지난번에 잠잠하다가 대구에서 신천지 관련 코로나 환자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금 대구에서 서울로 가고 있는데 서울집으로 바로 가도 되냐, 바로 출근해도 되냐는 문의부터 해서. 주말에 마스크를 사야하는데 어디에서 살 수 있냐. 그리고 줄을 섰는데도 구매를 못하게 하냐는 항의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이 많이 있었죠.

◇ 김혜민> 그렇군요.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은 분야에서 많은 분들이 땀과 눈물을 흘리고 계신데, 우리 다산콜센터의 직원들도 그런 분 중에 한 분이었군요. 사실은 이번에 콜센터 집단 감염 발병  식을 듣고. 우리 지부장님은 올 것이 왔다고 말씀하셨더라고요. 어떤 의미인가요? 

◆ 심명숙> 저희가 업무 특성상, 그리고 사업상 사무 공간 자체가 아주 다닥다닥 붙어있다  니까 더군다나 우리가 일반 사무직도 아니고. 조용히 말을 안  고 일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서로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그러면 끊임없이 종일 계속 말을 해야 되는 상황인 거죠. 우리가 말로 설명을 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또 좁은 공간에 여러 명의 상담사를 최대한 많이 넣는 것이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문제다 보니, 좁은 공간에 그야말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던 거죠. 맞은 편에서 소리가 들릴 정도로. 그래서 일반 민원인들도 왜 이렇게 주변이 시끄럽냐, 그렇게 얘기할 정도로 옆에 있는 상담사의 목소리가 상대방 전화에 들어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그러면 실제로는 비말전파인데, 비말로 들어갈 수밖에. 따뜻한 공기 중에 환기가 잘 안 되면 전파가 더 잘되는데 콜센터는 대부분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민원인들의 얘기를 조용히 들어야 되니까 창문을 닫고 있는 거죠. 창문도 닫고, 최대한 사무공간을 조용히 시키는. 상담사가 민원인과 대화만 하다 보니까 정말로 일하는 노동자의 노동보다 민원인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에 더 집중하다 보니까 내부는 엉망이었던 상황이 드러난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감염병이 가장 잘 퍼질 수 있는 정말 최악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업무 환경이셨네요. 그래서 구로콜센터 감염 이야기 들었을 때 지부장님이나 콜센터 직원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 심명숙> 저희도 한 달 동안 코로나 문제를 하면서 우리가 진짜 불안을 느꼈죠. 왜냐면 전염되는 공간 자체와 우리의 환경과 너무 유사하기 때문에. 상담사 중에 한 명의 확진자가 나온다면 시민들이 정말 불안을 느낄 텐데. 전화를 못 받게 되는 상황에는 어떻게 되나. 이것도 많이 걱정스러웠고. 사회적으로 낙인이 될 수 있죠. 누군가 한 명이 전염병에 걸렸다고 하면, 주변에 불행을 주게 되고, 더군다나 확진자 동선을 많이 궁금해하시잖아요. 확진자의 개인정보가 다 드러나게 되는데 거기서 내 정보가 다 드러나게 되고. 사회적으로 잘못해서 병에 걸린 사람처럼 찍히게 된다는 거. 그런 심리적인 압박도 굉장히 많이 들었던 거죠.

◇ 김혜민>  그런 심리적 압박감은 누구나 코로나 19에 걸리면 받는 압박감일 거예요. 그런데 지부장이 아까 하신 말씀 중에 우리가 감염되면 어떡하나. 시민들이 힘든 거, 궁금한 거, 우리한테 전화하는 데 한 명이라도 걸리면 폐쇄되는데 어떡하느냐는 걱정을 하셨다는 게 참 감동적입니다. 직업의식을 저희도 느낄 수 있게 됐는데, 전국의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숫자가 지금 어느 정도 됩니까? 

◆ 심명숙>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40만 정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보통 은행이나 금융권 같은 경우도 영업장을 다 철수하잖아요. 그러면서 그거를 전화상담으로 다 돌리고, 요즘은 인터넷으로 구매하시는 분들, 쇼핑, 배달, 그러면서 전화로 뭔가를 주문하거나 고객을 찾는 분들이 굉장히 늘어난 거죠. 서비스 자체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전화 문의가 굉장히 많습니다. 또 사람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지, 기계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진 않으시거든요.

◇ 김혜민> 그렇죠. 또 어르신들이 힘들어하세요. 기계가 응대하는 것에 대해. 40만 명이고, 지금 박원순 서울시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콜센터가 전국에 745개, 서울에만 417개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근무 환경은 아까 설명하신 대로 대동소이할 것 같은데, 마스크를 하고는 전혀 일을 할 수 없습니까? 수화기를 좀 가까이 대고 하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 심명숙> 네. 그래서 마스크를 평소에도 본인이 몸 상태가 안 좋다며 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면 우리가 또 KF94 이런 것들은 숨쉬기가 어렵죠. 더군다나 이거 같은 경우에는 쓴 상태에서 말을 하면 어지러움까지 생기고, 얼굴이 눌리기도 하고, 또 발음이 부정확할 수 있죠. 뭔가가 앞을 가로막기 때문에. 그러면 민원인들 입장에서는 발음이 왜 이렇게 부정확하냐. 같은 말을 또 얘기해야 하나고 얘기하기도 하고 정말 상담사를 비하하기도 하는 거죠. 한국 사람 아니고 조선족이냐며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분들도 있어서, 마스크를 쓰고 설명한다는 자체가. 못 쓸 수밖에 없는 거죠. 상담사들은 전화 통화를 하고 나면 평가를 받습니다. 일반 콜센터 같은 경우에 발음, 톤이 어땠는지, 민원인의 응대에 대해 정확하게 답변했는지 등, 녹취해서 통화 품질들을 관리받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거죠. 

◇ 김혜민> 아까 콜센터 직원들이 거의 40만 명 된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구로 콜센터 같은 경우도 위탁이었잖아요. 아주 고용 형태가 다양하더라고요?

◆ 심명숙> 다산콜센터도 민간 위탁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2012년도에 노조를 만들고, 서울시가 상시지속업무, 이런 걸 정규직화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우리가 요구했고 2017년도 5월에 제가 재단으로 정규직 전환이 됐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잘했죠.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된 거고. 그렇지 않은 곳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공공기관 중에도 이제 직접 고용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있고 논의조차도 안 된 분들. 건강보험공단 같은 경우도 비정규직으로 계시는 분들이 아직도 여전히 많고요. 또 요즘 질병관리본부 1339도 많이 하지만, 그분들도 민간 위탁입니다. 그분들도 정규직이 아닙니다. 또 보험사나 카드사, 은행권 같은 경우도 서비스는 돈이 많이 들면 안 된다. 보통 콜센터 여성이라고 하면 최저임금 정도만 줘도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데, 서비스에 투자를 해야 하냐. 사회적인 콜센터에 대한 저평가된 인식이 있다 보니까 굳이 투자를 하지 않는 거죠. 

◇ 김혜민> 그나마 말씀하신 것처럼 다산콜센터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거죠. 그래서 다산콜센터 413명 중에 절반이 재택근무하는 겁니까? 

◆ 심명숙> 재택근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구로콜센터가 터지기 전에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왜냐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하는데 그러면 서울시가 먼저 준비를 해야겠다고 했는데. 저희도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이 있죠. 시민들이 생각하기에는 우리가 전화만 받는 줄 아는데, 전산상으로 뭔가를 찾아서 안내하고. 

◇ 김혜민> 그렇죠. 정보를 드리는 일을 하죠. 

◆ 심명숙> 그래서 그런 여러 가지 손으로 하는 작업이 있어요. 그것들을 전상상으로 구현해야 하는데, 전산상 정보 접근에 대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리를 옮기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고. 재택근무도 아직까지 저희가 확실하게 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고, 다른 넓은 장소가 있다면 그곳으로 이전해서 가는, 분산시키는 방법들도 같이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혜민> 그나마 서울시 다산콜센터니까 재택근무 꿈이라도 꾸는 거고, 지금 열악한 노동자들이 훨씬 많은 거죠?  

◆ 심명숙> 그렇죠. 재택근무를 왜 안 하냐,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상담사들을 모아 놓고 실적 압박을 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집에 있으면 실적을 모르니까, 보통 실시간으로 몇 콜을 받았는지 모니터링을 하면서 하는데,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으시냐, 왜 수신이 기냐, 후처리는 왜 기냐, 그런 것들을 관리자들이 관리하는데 사람을 쪼아야 실적이 나온다는 인식이 있는 거죠. 

◇ 김혜민> 물론 기업에서는 노동자를 관리하는 게 기업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렇게 해서 확진자가 나오면 손해가 오히려 훨씬 큰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노동자들이 건강을 잃고 어려움을 겪기 전에, 기업에서 먼저 방역 문제에 대해 대책을 세우는 게 지혜로운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기업에서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해주셔서 지부장님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시민들의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답해주시기를, 지금처럼 어려운 가운데 부탁드립니다. 지금 8824님께서 ‘각 지자체마다 서로 경쟁하듯 그렇게 큰돈 들여 짓더니 콜센터는 정말 국민들과 소통해야 하는 곳인데 이렇게 열악한 근무형태인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됐습니다. 꼭 처우 개선해야겠어요.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라고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 보내주셨습니다. 

◆ 심명숙> 네, 고맙습니다. 

◇ 김혜민> 저희도 고맙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심명숙 지부장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심명숙>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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