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3월 10일 (화요일)
■ 대담 : 김현아 전 간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대구 가는 메르스 간호사 “결국 끝은 나더라, 조금 더 버팁시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에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하고 퇴직한 간호사 한 분이 대구에 의료봉사를 가겠다고 지원 했다고 합니다. 메르스 당시에 집과 중환자실만 오가며 자가 격리도 하고, 위중한 환자를 돌봤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를 돕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는데요. 오늘 #힘내라대구경북, #힘내라대한민국 시리즈는 메르스 사태 당시에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던, 김현아 전 간호사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간호사님?
◆ 김현아 전 간호사 (이하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네. 안녕하십니까. 과거 메르스 사태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 19 사태 어떻게 보십니까?
◆ 김현아> 메르스가 벌써 5년 전 이야기긴 한데, 그 당시에는 병원 중심으로 원내 감염이 많이 주를 이뤘었거든요. 요즘 코로나 19는 지역 사회 감염이 주를 이루고, 그리고 확산되면서 4차, 5차 감염까지 이루어지는 게 우려스럽죠.
◇ 이동형> 메르스 사태 때 간호사의 편지를 써서 많은 분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셨는데, 이번에 대구로 가야겠다고 하신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 김현아> 아마 모든 간호사라면 저와 같은 마음일 거에요. 저 같은 경우는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기도 했고, 중환자실 경험이 20년이 넘거든요. 그러니까 확진 환자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중증환자가 늘어나면서 숙련된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기사를 접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쓴 책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19사태로 드라마 제작도 전면 중단, 연기된 상태라. 지금이 아니면 못 가겠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
◇ 이동형> 혹시 주변에 반대는 없었습니까?
◆ 김현아> 저희 엄마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마음을 많이 졸이셨거든요. 아무래도 엄마가 많이 걱정하시죠. 칠순이셔서, 그런데 꼭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 이동형> 이번에도 청도 대남병원을 시작으로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도 코호트 격리가 됐고, 창원 한마음병원 같은 경우에는 지난 8일이죠? 0시 기준으로 12일 만에 격리 해제가 됐는데, 본인도 메르스 때 자가 격리를 겪으셨지 않습니까? 이렇게 격리된 의료진들 보면 마음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플 것 같습니다.
◆ 김현아> 저도 메르스 때 제가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를 하면서 환자분들과 14일 동안 격리되어 있었거든요. 사람이기에 분명히 외롭고 두려웠어요. 지금의 분들도 아주 힘들고 외로울 겁니다. 근데 응원에 굉장히 믿지 못할 힘이 생긴다는 것을 제가 경험했거든요. 계속 응원해주고 계시니까 우리가 반드시 이겨내리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지금 고생하시는 의료진들을 위해서 한마디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 김현아> 결국은 끝이 난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우선 의료진들이 지키고 있는 한, 의료진들이 있기 때문에 시민분들도 의료진을 믿고 응원해주고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버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이동형> 간호사님 혹시 최근에 ‘포항의료원 간호사 16명이 무단 사직했다.’ 나중에 오보로 밝혀지긴 했습니다만, 혹시 이 기사 보셨습니까?
◆ 김현아> 저도 그 기사 접하고 너무 속상했거든요. 무단결근이라는 것은, 간호사가 3교대로 일하다 보면, 무단결근은 결코 있을 수 없거든요. 왜냐하면 근무가 한 명이 빠져도 동료들과 환자가 그만큼 위험하고 힘들어지기 때문에. 그리고 임신순번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간호사들은 사명감이 강한 직업이에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 아파도 병원에서 아파야 한다는 그런 마음으로 일했는데, 지금 같은 시기에 의료진들에게 힘을 많이 실어줘야 하는 시기인데, 잘못된 기사로 인해서 현장 의료진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걱정이 많이 됐어요.
◇ 이동형> 원래 그 간호사분들이 2월에 사직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스스로 더 연장해서 근무를 하신 건데, 그런 오보가 나서 굉장히 속상하고 힘 빠지고 그랬을 거 같습니다.
◆ 김현아> 네, 굉장히 속상하죠. 간호사들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간호사도 그만두면 바로 그만두겠습니다, 하고 다음 날 바로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라, 충분한 인력이 숙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두세 달에 거쳐서 일해야 하거든요. 그분들도 작년부터 사직을 계획했던 분이고, 사직 날짜를 2월로 정하고 있었는데 아마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더 오래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 이동형> 그래서 언론 보도가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댓글을 좀 볼까요? 체리블루님 “힘든 시기에 복귀해서 수고해주신다고 하니까 감사합니다.” 아미리다 님께서 “고민이 많으셨을 텐데 큰 결심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입니다.”, 박어진 님께서 “모르고 가는 것보다 한 번 겪고 알고 나서 가는 것은 두려움이 훨씬 더 클 텐데 대단합니다. 꼭 건강하게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성훈 님께서 “저도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작게나마 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합니다.”라는 글을 써주셨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또 힘도 나고 하시죠?
◆ 김현아> 네 당연하죠. 많이 힘이 나죠.
◇ 이동형> 아까 책 얘기 잠깐 해주셨는데, 책 이름이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입니까?
◆ 김현아> 네네
◇ 이동형> 어떤 내용이 담긴 책입니까?
◆ 김현아> 간호사로서 겪었던 어떤 좌절과 희망, 이런 것들을 다뤘고요. 그리고 메르스 한 가운데에 있었던 14일의 기록을 아주 자세히 넣었어요. 그런데 그 글을 쓰면서도 또 다른 질병이 얼마든지 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질병이 왔을 때 의료진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켜내는지, 그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 이동형> 네. 이 책을 원작으로 해서 드라마가 준비 중이라고 하시니까. 뭐 언제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좋은 드라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제 아내도 간호사 출신입니다. 그래서 연애할 때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태움'’이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반드시 없어져야 할 문제 같은데, 그 '태움'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현아> '태움'이라는 단어는 25년 전, 제가 입사할 때도 있었던 단어예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그게 없어지지 않고 되풀이된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태움'이라는 단어는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이건 간호사 개개인의 인성 문제가 아니거든요. 어떻게 보면 병원의 시스템이라든가, 숙련되지 않은 신규 간호사나, 이런 사람들로 인한 작은 실수로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간호사 내에서는 어쨌거나 환자분의 목숨이 걸린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엄격하게 교육하는 게 있어요. 근데 저도 그게 굉장히 안타까운데, 이거는 개인의 인성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 가거든요. 그런 부분도 제가 나중에 드라마에 넣어보고 싶습니다.
◇ 이동형> 꼭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김현아 전 간호사였습니다.
#힘내라대구경북, #힘내라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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