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차이나
  • 방송시간 : [월~금] 06:38, 14:53, 20:36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3/10(화) ‘거지’의 역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10 11:01  | 조회 : 457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얼마 전 때 아닌 거지가 수난을 당했습니다. 한 상인이 시장을 방문한 대통령에게 요즘 장사가 거지같다라고 말한 뒤에 곤욕을 치렀는데요.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거지같다는 말은 어떤 사물에 대해서 쓸 때는 보잘 것 없고 시시해서 마음에 달갑지 않다, 뭐 이렇게 풀이가 돼 있습니다. 중국어에도 똑같은 표현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거지같다 이렇게 쓰는데요, 거지라는 말은 중국어로 치까이(乞丐), 우리말 한자로는 걸개라고 씁니다. 걸은 구걸한다는 뜻이고요, 개도 역시 뭔가를 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요, 중국어에는 이 말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표현도 있습니다. 그 중에 재미있는 표현이 있는데요, 거지를 화쯔(花子)라고 부르는 겁니다. 화는 꽃이라는 뜻이고요, 쯔는 명사를 만들어주는 접미사입니다. 그러니까 거지는 곧 꽃이 되는 셈이죠. 어쩌다가 이런 표현이 생겨났을까요? 몇 가지 설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구걸한다라는 말에 꽃이라는 말과 비슷한 발음이 들어있어서 그렇게 됐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요, 옛날부터 거지들은 혼자 다니지 않고 무리를 지어서 떠들썩하게 돌아다녔지요. 우리나라 각설이 문화를 생각해 보시면 얼른 연상되실 텐데요, 잔칫집을 주로 다니면서 걸식을 했기 때문에 떼로 몰려가서 분위기를 띄워주는 역할을 담당하곤 했지요. 그래서 거지 무리는 노래도 하고 춤도 췄습니다. 쩡쩡 소리가 나는 악기와 화려한 도구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중국 거지들은 꽃으로 장식한 긴 봉을 갖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렇게 꽃을 가지고 다닌다 해서 거지를 화쯔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습니다. 요즘은 그런 풍속이 아예 없어졌습니다만, 예부터 우리나 중국 모두 거지 역시 생계를 위한 당당한 직업 중에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일시적인 거지도 있었는데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거지를 꼽아봐라 하면, 오자서라는 사람이 손꼽힙니다. 그 아버지는 초나라 평왕 시절 태자를 가르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태자가 폐위된 뒤에 오자서의 아버지가 평왕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오자서는 나라를 버리고 도망가던 길에 피리를 불면서 밥을 얻어먹습니다. 그리고 절치부심해서 오나라와 함께 초나라를 쳐들어가 이미 세상을 떠난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서 삼백 번이나 채찍질을 했다고 합니다. 거지가 한을 품으면 이렇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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