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2월 24일 (월요일)
■ 대담 : 이영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이사 (前 국립부곡병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청도 대남병원 코호트 격리? 전문가 "매우 잔인한 결정"
- 대남병원 정신병동 집단감염? 구조적 문제, 인력 문제, 환자들 신체적 취약성
- 적은 비용으로 많은 환자 안전 관리, 개인별 구획보다 통으로 공간 사용, 창문 범위 작아
- 바이러스 확산되고 밖으로 배출 어려운 구조
- 한 공간에서 식사, 휴게, 프로그램 운영
- 10년 이상오랫동안 투약한 분들 많아, 조현병이나 알콜 의존증 등 면연력 취약해
- 코호트 격리? 치료할 만한 공간인가 먼저 들여다봐야
- 코호트 격리? 정신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의 매우 잔인한 결정, 의식 감정 가진 똑같은 사람
-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치료받게 해 달라
- 최근 사망한 분, 병원 떠나면서 10년 만에 처음난들이 “너무 기분 좋다”고 나가
- 정신 장애인은 아파도 아프다고 할 줄 모르는 사람들, 제발 전수 조사해 달라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병원 내 감염인데요. 지금까지 대규모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한 곳은 청도 대남병원입니다. 특히 폐쇄병동으로 운영되던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그중 4명이 숨졌습니다. 이런 집단감염 사태는 정신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기반 마련은 미룬 채, 적은 비용으로 병원에 격리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병원 내 집단감염 대책, 어떻게 마련해야 될지 국립부곡병원장을 역임했던 이영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이사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사님, 나와 계십니까?
◆ 이영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이사(이하 이영렬)>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오늘 국회에 다녀오셨다고 하셨는데 어떤 일로 다녀오신 겁니까?
◆ 이영렬> 지금 말씀해주신 그런 어려운 사정들을 언론에서, 저희들이 볼 때는 뒤늦게나마 주목해서 감사드리고요. 오전까지나 어제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김광수 의원님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분을 뵙고 저희들의 어려운 사정을 전하면서 가장 먼저 어떻게 우리 환자분들을 보호할 것인가, 그런 것에 대한 건의를 드렸습니다.
◇ 이동형>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가장 궁금한 것이 지금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난 원인이 어떤 것일지 궁금하거든요?
◆ 이영렬> 세 가지로 봅니다. 첫째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는 인력의 문제가 있고, 세 번째는 거기 계시는 분들 자신의 신체적 취약성 문제가 있는데, 이 세 가지가 서로 맞물리게 되면 아주 심하게 말하면 그 공간 자체가 바이러스가 살기 매우 좋은 그런 인큐베이터 같은 공간도 될 수 있다는 것이 저희들의 우려입니다.
◇ 이동형> 신체적 취약성이라든가, 인력 문제는 이해가 되는데요. 구조적 문제는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영렬> 대부분의 정신병원들은 서두에 말씀하신 것처럼 적은 비용으로 많은 환자분들의 안전관리, 안전관리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죠. 그분들의 자해, 타해의 위험을 막고, 병원 무단이탈을 막고, 이런 것에 초점을 맞춰서 여러 가지 구조 설계를 하다 보니까 결국은 개인별로 할당된 구획보다는 통으로 쓰는 공간이 더 많고요. 그다음에 밖으로 나가는, 바깥과 통하는 공간이 적죠. 창문도 건물 전경이 비춰지는 것을 유심히 보시면 다른 병원에 비해서 굉장히 창문의 범위가 작다. 요즘은 대부분의 병원들이 통유리로 큰 창문을 만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발견할 수가 있고요. 창문도 가서 자세히 보시면 환기를 위해서 100% 열리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안에 공간이 그런 식으로 배열되어 있고, 그러다 보면 결국은 어떤 공기 내 바이러스 같은 것이 확산되고, 밖으로 배출되기는 매우 어려운 그런 구조가 되는 것이죠.
◇ 이동형> 환자들을 통제, 관리하는 데에 중점을 둬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네요?
◆ 이영렬> 통제, 관리라기보다는 정확히 이야기하면 비용 문제입니다.
◇ 이동형> 폐쇄병동이라고 하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안에서 휴게실이라든가, 식사 공간, 이런 데는 환자들끼리 다 모여서 생활하나 봅니다? 어떻습니까?
◆ 이영렬> 그렇죠. 그리고 대부분 한 공간을 경우에 따라서 거기서 식사도 하고, 휴게도 하고, 프로그램도 하고, 이렇게 운영하기도 하고요. 그다음에 병실과 그런 프로그램 공간 사이의 구역도 충분하지 않고, 그런 실정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다 보니까 빨리 번질 수 있었을 거고요?
◆ 이영렬> 그렇죠.
◇ 이동형> 면역력은 어떻습니까? 보통 환자들이요.
◆ 이영렬> 일반적으로 환자분들이 10년 이상 오랫동안 투약을 하신 분들이 많고, 대부분 그런 곳에 계시는 환자분들은 한편으로는 조현병 환자분들이 많으시고, 또 한편으로는 알콜 의존증 환자분들이 많으신데, 그 알콜 의존증도 그렇고, 조현병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면역이 조금 떨어지는, 병 자체가 그런 병이고요. 거기에 투약을 하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운동도 제대로 안 되고, 체력도 약해지고, 성인병도 생기고, 그리고 대부분 비만이 많이 되십니다. 그러다 보니까 고혈압, 당뇨 유병율도 높고요. 그래서 항상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거죠. 감염이나 신체적 질환에 대해서요. 그런 상태가 되시는 겁니다.
◇ 이동형> 평상시에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비만 환자가 많다는 것은 운동할 시간이 없다거나 그렇기 때문에 그렇습니까?
◆ 이영렬> 그것도 있고요. 투약 자체가 비만을 유발하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 이동형> 그렇군요. 지금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대남병원 정신병동을 ‘코호트 격리’ 조처했다고 하는데요. 이 코호트 격리 조처는 어떤 겁니까?
◆ 이영렬> 제가 예방학 전공자는 아닙니다만, 기본적으로 의사를 하고 나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코호트 격리가 뭔지는 저도 배운 기억이 나고, 제가 생각이 맞는지 다시 한 번 찾아봤습니다. 정의는 이렇습니다. 어떤 공간 내에 병원균에 노출된 환자, 직원 모두를 한 공간에 가둔다고 할까요? 그 공간에 한정시키는 거죠. 그러면 그게 바이러스나 세균이 그 공간 안에서만 도는 거지, 밖으로는 안 나가죠.그런데 그 공간 안에서 격리를 시켜놓고 치료를 해서 기본적인 개념은 밖으로 균이 안 나가도록 하면서 그분들이 다 완치하고 나온다, 그게 코호트 격리의 개념인데요. 말은 그렇습니다만, 사실 이게 일본에 이번 크루즈 선 경우에서 잘 아시겠지만, 굉장히 비판이 많지 않습니까? 더구나 그 크루즈 선은 여기보다 엄청나게 환경이 좋은 환경입니다. 저도 사실 지금까지 크루즈 선을 못 타봤는데요. 그래서 이론은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거기가 과연 코호트 격리를 해서 치료를 할 만한 공간인가 하는 것을 먼저 들여다봐야 하는데, 그 점을 저는 놓쳤다고 생각하고요. 그 점을 그렇게 간과할 수 있는 것이 결국은 정신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저희 정신장애인가족협회가 많은 관심과 또 어떻게 보면 울분도 느끼고, 지금 이렇게 여러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그런 입장인 것입니다.
◇ 이동형> 그러면 쉽게 이야기하면 지금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의 환자들이 있는데, 그 상태에서 치료를 하겠다, 이 말이네요?
◆ 이영렬> 지금 현재는 그렇게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일부는 위층에 그분들이 정신병원으로 쓰던 병동은 비우고, 그 아래층에 일반 환자들이 쓴 병동이 아마 조금 더 상태가 나은 모양인데, 거기로 옮기고, 일반 환자분들은 인근에 있는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 그런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그러나 저러나 그분들의 입장에서 그 병원을 벗어나실 수 없는 거고요. 그다음에 예방학적인 측면을 떠나서 기본적으로 거기에 계시는 분들도 다 의식을 가진 사람이고,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개인이 만일 그 병원에 있다가 그 병원에서 누군가 발병하고, 전부 다 감염되고, 그리고 그렇게 사망을 계속하고 있다는 소식을 병동의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그분들이 거기서 치료받고 싶겠습니까? 그러니까 창밖을 보고 일부 환자가 살려달라고 한다는 건데, 그런 것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저희는 효율적인 결정인지는 몰라도 매우 잔인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러면 이사님께서 정부에 혹시 건의할 생각이 있으면 어떤 이야기를 하시겠습니까?
◆ 이영렬> 너무나 단순한 겁니다. 코호트 격리가 필요하겠죠. 그리고 그렇게 100명 가까운 환자분이 갑자기 발생했으니 정말 난감할 겁니다. 그렇지만 그분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치료받게 해 달라. 그다음에 지금 이렇게 대량으로 감염으로 일어난 것 자체가 앞에서 서두에 말씀하셨지만, 환경적인 문제가 분명히 있지 않습니까?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 그러면 그분들을 치료하고, 그분들이 결국에는 그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실 수밖에 없을 텐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요. 그 환경을 조금 개선해준 다음에 돌아가게 해 달라.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한다면, 어디 그 병원뿐이겠는가. 결국, 비용이라든가, 이런 측면 때문에 다른 병원도 비슷하게 운영됐을 테니, 특히 대구, 경북 지역에 있는 병원만이라도 혹시 이분들이 아파도 아프다고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코로나 감염에 걸린 분이 없는지 제발 좀 전수조사를 해서 조기에 치료를 받게 해 달라. 이번에 사망한 분들도 다 폐렴으로 진행돼도 치료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사망하셨고, 그분 중에 최근에 사망하신 한 분은 그 병원을 떠나면서 10년 만에 처음 나들이를 하게 되어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 그렇게 하고 가셔서 결국 불귀의 객이 되셨다고 하는데요. 이거는 너무 아니지 않습니까?
◇ 이동형> 알겠습니다. 대남병원 외에 대남병원과 비슷하게 폐쇄적인 환경에 있는 병원들도 한 번 살펴봐야 한다는 말씀이고요.
◆ 이영렬> 그렇습니다.
◇ 이동형> 이사님,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이영렬>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이영렬 전 국립부곡병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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