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코로나19에 발묶인 한인? 中언론자유 외침? 현지 분위기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13 12:36  | 조회 : 807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2월 13일 목요일
□ 출연자 : 김채영 YTN 글로벌센터 리포터 (중국 하얼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경고했던 중국인 의사 리원량의 죽음에 중국 네티즌과 지식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합다. 리원량에 대한 국민적인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학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면서 소셜미디어에 공개서한을 내기도 했는데요. 제2의 천안문 사태와 같은 거대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국 하얼빈 현지 연결해서 현재 분위기 좀 들어보도록 하죠. YTN 글로벌센터 김채영 리포터,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리포터님, 안녕하십니까.

◆ 김채영 YTN 글로벌센터 리포터(이하 김채영): 안녕하세요, 김채영입니다.

◇ 전진영: 저희가 지금 한국에서만 이 소식들을 접하기 때문에 사태가 일어난 우한을 중심으로 뉴스에 많이 보도가 많이 되고 있는데요. 지금 리포터님께서는 하얼빈에 살고 계시니까 그쪽 분위기도 궁금한데요. 지금 어떤가요?

◆ 김채영: 이곳 상황도 사실 우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얼빈에도 오늘 기준으로만 159명의 확진환자가 누적됐고요. 때문에 시민들의 이동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거주지 출입은 이틀에 한 번씩만 허용되고 있고, 버스나 택시 같은 대중교통도 최소한으로만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길거리에는 거의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고요. 당연히 택배 물량이 늘었습니다. 외식업체도 거의 문을 닫았기 때문에, 그리고 위생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상태기 때문에 배달음식 사먹는 사람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마스크나 소독제 같은 위생용품은 온라인에서조차 구하기가 힘들고요. 사실 모두 자신의 집에서 미리 쟁여둔 식량에만 의존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한국도 지금 상황이 비슷한 것 같은데. 그러면 마스크나 손소독제 같은 부분, 리포터님께서도 실제로 구입하기 어렵다는 걸 체감하시나요?

◆ 김채영: 네, 실제로 많이 체감합니다. 사실 저는 한국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지인들 같은 경우는 제가 한국에서 물건을 쉽게 가져올 수 있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스크를 구해줄 수 없겠냐, 연락이 오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정말 하루에 거의 전화를 10여통 이상 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전진영: 마스크를 한국에서 좀 구할 수 없겠냐, 이런 전화가 많이 오는군요. 

◆ 김채영: 네, 상당히 많이 문의들이 옵니다.

◇ 전진영: 한국에서도 지금 마스크랑 손소독제가 매번 품절이긴 한데. 그리고 중국 당국이 춘절 기간을 그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연장했다가 지금은 춘절 연휴가 끝났죠?

◆ 김채영: 네, 끝났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그 연휴 전후 비교했을 때 사람들이 외출하는 모습이 좀 달라졌나요, 어떤가요?

◆ 김채영: 사실 연휴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가 정상적인 출근은 하지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현재 슈퍼나 물류 같은 주민 편의와 관련된 업계는 업무를 회복했지만, 그마저도 인력을 줄여서 일을 하는 상황이라서 사실 일반 시민들은 여전히 자택 안에서 통행을 제한당한 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외출하는 시민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면 아이들 학교나 유치원, 이런 시설들도 지금 문을 닫았나요? 아니면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등교하나요?

◆ 김채영: 지금 2월 달 같은 경우는 이곳은 개학이 3월 초거든요. 그래서 사실상 방학기간이긴 한데, 교육국에서 공식적으로 방학을 연장할 수 있다는 공지가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개학이 언제 이뤄질지 미지수긴 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회사도 정상적인 출근이 어렵고 아이들 교육기관 상황도 그렇고, 지금 리포터님 포함해서 교민 분들도 생활하기가 굉장히 불편하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 김채영: 상당히 불편하죠. 사실 교민분들도 중국 정부 방역대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시고 계시고요. 대부분 집안에서만 생활하시고 계십니다. 사실 교민 분들 같은 경우는 이곳에 사업이 있으시니까, 사태가 언제 풀릴지도 잘 모르고 해서 한국으로 잠시 돌아가기도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사실상 위생관리나마 철저히 하시면서 남아계신 분들이 많고요. 저희 교민 간의 연락도 거의 온라인으로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상당히 불편하죠.

◇ 전진영: 그렇군요. 현지 상황을 저희가 간략하게 들어봤고요. 이제 제가 앞서도 언급을 잠깐 드렸습니다만 중국인 의사 리원량 씨가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하면서 리원량 씨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중국 내부에서도 지금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어떻습니까?

◆ 김채영: 네, 그렇습니다. 리원량 씨가 사망하던 날이 지난 7일이었죠. 당일 SNS를 통한 추모 열기가 상당히 대단했습니다. 현재도 웨이보나 위챗 같은 SNS상에서 리원량 씨와 관련된 영상들이 수시로 올라오면서 추모를 이어가고 있고요. 우한에서는 리원량 씨가 근무했던 병원 앞에서 헌화하거나 아파트단지에서 주민들이 단체 소등 추모활동을 벌이는 것과 같은 추모 물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외출이 금지되고 있는 만큼 현장 추모활동보다는 대부분 SNS를 통해서 추모를 계속하고 있고요. 특히 어제 오늘 같은 경우는 사스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중난산 원사가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리원량 씨를 언급하면서 오열하는 영상이 매우 많이 전파돼서 추모 분위기가 더 짙어지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런데 저희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추모열기가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건데. 지금 소셜미디어에서 그런 추모글과 더불어서 시민들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라, 표현의 자유를 중국 내에서도 줘야 한다. 이런 부분을 원하는 글들이 계속 퍼지고 있다던데요?

◆ 김채영: 네, 정부 비판적인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그래도 이렇게 직접적인 비판글을 올리는 걸 상당히 꺼려하기 때문에 역설적인 사진 혹은 짤막한 글을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서 제 지인들만 해도 리원량 씨가 사망하던 날에 리원량 씨가 공안에 끌려가서 쓴 것으로 알려진 소위 반성문과 같은 진술서를 찍은 사진을 연달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진술서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도 많이 보도가 됐었는데요. 추가로 리원량 씨의 아내가 쓴 것으로 알려진 편지도 사실 여기 국내에서는 많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특정한 의견을 남기진 않더라도 이렇게 역설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많이 피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전진영: 본인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글로 쓰기보다는 이렇게 사진을 올린다든가, 저도 SNS로 검색을 해보니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마스크에 간단하게 뭔가 글을 쓴다거나 손바닥에 글을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 지금 표현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 김채영: 그렇죠. 왜냐하면 글을 문장으로 직접 남기게 되면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사진으로 올리게 되면 사실 보는 사람들의 해석에 자신의 의견을 맡기는 꼴이 되다 보니까 사실 이렇게 역설적인 방법들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들이 올라오는 족족 다 삭제되고 그런 글을 많이 올린 계정은 정지까지 당하는 그런 일도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 김채영: 그렇게 추정은 됩니다. 이제 조금 수위가 강한 비판성향의 글 같은 경우는 올라온다고 하더라도 한 시간 내에 삭제돼서 다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글이 삭제되고 계정까지 정지된다라는 현상은 있는데, 실제 이게 어떻게 이뤄지는 건지는 팩트가 확인된 바가 없기 때문에 저도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개인적으로 보더라도 SNS에서 올렸다가 사라지는 글들이 실제로 많긴 합니다.  

◇ 전진영: 삭제나 계정 정지를 하는 주체는 파악은 안 되지만 그래도 실제로 눈으로 봤을 때 글이 분명히 올라왔는데 금방 사라진다거나, 그런 경우는 볼 수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 김채영: 그렇죠.

◇ 전진영: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이 부분도 한국 국내 뉴스에서 주목하고 있는데. 중국 내 교수들, 학자들을 비롯한 지식인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던데요?

◆ 김채영: 네, 그렇습니다. 베이징대학이나 칭화대학 등 중국의 유명 대학들의 지식인들이 외신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고요. 우한의 지식인들은 SNS에 정부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띄우기도 했습니다. 방금 언급해주시기도 하셨는데요. 이렇게 많은 지식인들이 비교적 공식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내고 있는 겁니다.

◇ 전진영: 중국의 통제는 우리가 잘 알고 있지만 시진핑 정권이 출범 이후에 사회 통제가 대폭 강화된 부분이 있는데. 이렇게 시민들도 그렇고, 지식인들까지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판한 적이 예전에도 있었나요?

◆ 김채영: 사실 지식인들은 시기에 따라서 수위를 조절해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꾸준히 피력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코로나 초기대응에 실패한 건 공개토론 기회가 억제됐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던 칭화대 쉬장룬 법학교수는 지난 2018년에도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비판했다가 처벌받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최근과 같이 시민들과 그리고 지식인들 모두 같은 논조로, 그리고 같은 시간에 정부를 향해서 한 목소리를 내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어찌 됐건 이렇게 부정적인 여론이 막을 수 없이 확산되니까 중국 중앙정부도 수습국면에 들어간 것 같더라고요. 시진핑 주석이 사태 이후에 처음으로 우한을 가기도 했고, 시 주석 최측근이 우한에 파견되기도 하고. 정부가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한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중국 내부에선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나요?

◆ 김채영: 일단 중국 최고영도자가 사태 수습에 나섰으니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하고요. 하지만 굳이 이 행보를 언급하면서 칭찬한다든지 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뭅니다. 보여주기식 행보라고 생각하시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는 반증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 전진영: 이번에 리원량 의사의 사망이 제2의 천안문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번 사태로 인민들의 언론자유에 대한 요구가 극대화될 거다라고 외신들이 분석을 지금 많이 하기도 하는데. 분석은 그렇습니다만 현지에서 느끼는 분위기도 그런지 궁금하거든요.

◆ 김채영: 사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느끼는 바로는 사실 일반 시민들 같은 경우는 현재 사태가 굉장히 생명을 위협받는 사태이기 때문에 우선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 바라는 데 다들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매일매일 확진자가 얼마나 증가했나, 정말 아침마다 확인하고 수시로 사람들과 교류한다거나 이런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사실 지금과 같이 일을 계속 하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는 상황이 계속되면 자신의 생업을 이어가는 것도 힘들어지잖아요. 그래서 당장은 다들 대부분 현실적인 문제에 많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고요. 하지만 이런 시민들의 우려감, 그리고 피로감이 극에 달했을 때는 현재 외신들이 분석하는 이런 사태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은 해봅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리포터님, 오늘 감사하고요. 건강 관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김채영: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YTN글로벌센터 김채영 리포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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